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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나라의 명암합리적인 소비 트렌드의 대표 플랫폼…돈 받고 물품 보내지 않는 사기성 판매도 득실
  • 김보람 기자
  • 승인 2018.08.3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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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시장은 합리적인 소비를 대변하는 곳인가, 사기성 판매가 난무하는 곳인가? 

익명을 기반으로 거래되고 있는 중고시장은 자신이 사용하지 않는 물품을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 과도한 소유를 공유경제로 탈바꿈하는 대표적인 플랫폼이다. 하지만 최근 허위매물 판매, 품귀물품은 웃돈을 얹어 되파는 시장으로 퇴색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일부 부정적인 사례를 통해 중고거래 시장을 단정적으로 ‘나쁘다’라고 진단할 수 없다. 국내 최대 회원 수를 보유하고 있는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의 경우 회원 수 약 1630만명, 일일 접속자 수 약 500만명에 달하는 등 중고시장은 이제 단순한 암시장이 아닌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충동구매 NO
최근 중고거래에 대한 피해가 커지고 있다. 판매 물품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피해 금액도 억 단위를 넘어선지 오래다. 실제 지난 7월 백화점 상품권을 정가의 70~80% 수준으로 판매한다며 총 32명에게 1억7500여만원을 받아 챙긴 사기범에게 실형이 선고되기도 했다. 또 지난해 평창 롱패딩 품귀현상에는 웃돈을 얹어 되파는 것은 기본, 대기표까지 판매하는 일명 ‘중고나라 김선달’이 등장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각종 언론에서는 중고시장에서 물품을 매매하는 소비자들을 두고 정보력과 판단력이 부족한 이들로 그려내고 있다. 편리한 온라인쇼핑 시대에 굳이 일일이 자신이 구매하고자 하는 물품을 찾고, 직접 만나 물품을 사고파는 이들을 합리적인 소비를 대변하는 스마트 컨슈머로 구분 짓기 난해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통계에 의하면 중고시장을 이용하는 사용자는 즉흥적 소비 대신 계획적 소비를 하며 구매 시 제품의 질을 높이 평가하는, 합리적인 소비를 대표하는 스마트 컨슈머의 자격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실제 최근 한국리서치가 ‘중고나라의 사람들’ 컨슈머 리포트를 발표했다. 먼저 전체 응답자 중 6.9%가 ‘최근 1년 동안 중고 상품을 구입하거나 판매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여성보다 남성의 이용률이 조금 더 높았다. 연령별로는 20대의 이용률이 가장 많았다.

이와 함께 ‘최근 1년 동안 중고로 사거나 판 제품’의 응답률은 의류가 25.4%로 가장 높았다. 실제 중고나라 카페 기준 200개가 넘는 전체 카테고리 중 의류 관련 카테고리 개수는 10%를차지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응답자의 약 1/4이 의류를 거래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위는 전자제품(22.5%)이다. 컴퓨터 및 주변기기도 순위권에 있음을 감안할 때 중고거래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새 제품을 구매할 때의 가격부담과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중고 전자제품 거래를 선호하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뒤이어 서적(21.4%), 가방·구두(12.7%), 유아·아동용품(12.6%) 순이었다. 

한편 지난 2018년 평창 올림픽이 인기를 끌면서 경기 입장권 및 개막식, 폐막식 티켓의 중고거래가 큰 이슈가 됐지만 영화·공연·콘서트 등 티켓의 응답률은 4.9%로 상위 10위 안에도 들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포트를 자세히 살펴보면 중고거래 이용자들은 특징적인 소비 습관을 가지고 있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찾을 수 있다. 실제 ‘다른 사람의 조언대로 물건을 사는 편’이라는 항목에 ‘그렇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 응답자에 비해 중고거래 이용자에게서 더 높게 나타났다. 독단적이고 즉흥적인 소비를 하는 비율이 비교적 낮다는 뜻이다. 또한 이들은 조언을 들을 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로부터 조언·도움을 요청 받는 빈도도 전체 응답자에 비해 높은 편으로, 물건 구매에 대한 그들의 판단력과 정보력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이들은 구입을 결정하는데 있어 ‘제품의 질’을 고려한다는 응답도 전체 응답자에 비해 높게 나타났으며 ‘계획에 없이 물건을 충동적으로 구매하는 편’이라는 응답은 전체 응답자에 비해 낮게 조사됐다. 효율을 최대화하기 위해 굳이 중고거래라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는 만큼 그들의 소비는 합리성에 기반해 철저히 계산된 소비를 지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거래되는 물품의 품질을 어디에서도 보증할 수 없고 거래 자체도 익명성을 악용한 중고시장 사기 행각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하지만 중고 시장에서 벌어지는 셀 수 없이 많은 거래들 중 실제로 발생하는 사기 사건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편리한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물품을 직접 발품을 팔아 매매하는 진정한 스마트 컨슈머를 매도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김보람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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