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깊은 산골 어름치마을


여름이 절정이다. 딱히 휴가계획이 없어도 어디론가 떠나야 할 것 같다. 문명의 이기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깊은 산골마을이 어떨까. 평창군 미탄면 마하리에 있는 ‘어름치마을’은 천혜의 자연 속에서 하늘과 땅, 강과 땅속을 두루 다니며 짜릿한 여름을 체험할 수 있다. 
 

동강 래프팅의 원조
래프팅은 고무보트를 타고 계곡 급류를 헤쳐 나가는 레포츠다. 한탄강 유역 등 우리나라 여러 곳에서 래프팅을 즐길 수 있지만 동강이 으뜸으로 꼽힌다. 지형적 특성상 급류가 발달한 덕분에 짜릿한 물맛과 스릴을 경험할 수 있어서다. 동강은 강원도 평창군 오대산에서 발원해서 영월에서 서강과 만나 남한강 상류로 흘러든다.

동강 래프팅은 평창은 물론 강원도 정선과 영월에서도 즐길 수 있다. 평창군 어름치마을은 18년 전부터 래프팅을 선보인 곳으로 동강유역에서 성행하고 있는 래프팅의 원조나 진배없다. 이 구간이 특히 인기인 이유는 호수처럼 잔잔한 곳과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너울이 심한 곳까지 다양한 물맛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 대표적인 코스는 문희마을 절매나루에서 진탄나루까지 이어지는 5㎞구간이다. 이 코스는 가장 짧은 구간으로써 1시간30분이 조금 더 걸린다. 가장 긴 코스는 백운산코스다. 총거리가 장장 25㎞에 이르며 8시간 정도 소요된다. 

보트탑승에 앞서 안전교육과 몸 풀기를 한다. 이어 고무보트에 걸터앉으면 급한 물살이 엉덩이에 고스란히 전해진다. 본격적인 래프팅은 한바탕 물을 끼얹고 시작한다. 기왕 버린 옷, 더 이상 내숭이나 얌전을 떨 이유가 없다. 야생에서 필요한 생존법칙이 존재할 뿐이다. 다른 보트와 엎치락뒤치락 경주도 하고 물을 끼얹고 격렬한 물싸움도 한다. 교관이 들려주는 동강이야기도 재미있다. ‘하나, 둘, 하나, 둘’ 1시간 이상 협심해서 노를 젓다 보면 탑승자들 간에 끈끈한 정이 싹튼다. 

어름치마을 100배 즐기기

천연기념물 제260호로 지정된 백룡동굴은 돈만 내면 볼 수 있는 흔하디흔한 관광지가 아니다. 만 9세 이하 어린이와 65세 이상 어르신들은 아쉽게도 동굴을 구경할 수 없다. 사전예약제로 운영되며 탐사에 앞서 교육을 받고 탐사복, 장화, 안전모, 헤드랜턴까지 착용해야 한다. 이처럼 조건이 까다롭지만 백룡동굴은 꼭 체험해볼 가치가 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 발을 들이면 헤드랜턴 조명이 비추는 곳만 또렷하게 보인다. 그 외 나머지는 암흑 자체다. ‘우주만물이 어떻게 저절로 생겼을까, 창조주는 분명 예술가임에 분명하다’라고 읊은 시인의 글처럼 예술가의 손길을 거친 최고의 조각품이 연이어 눈에 들어온다.

탐사 마지막 구간에서는 랜턴을 끄고 암흑체험시간을 갖는다. 바쁜 일상에 놓쳐버린 나의 존재를 되돌아보는 의미 있는 순간이다. 왕복1.5㎞의 탐사구간은 4D영화관이나 테마파크에서 절대 맛볼 수 없는 스릴 만점의 신비로운 체험이다. 

어름치마을에는 스카이라인 체험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한다. 스카이라인은 마을야산 중턱에 위치한 점프대에서 250m를 날아 마하천 건너편에 착륙한다. 점프대에 서면 꽤 높은 곳이라 무섭기 마련인데 눈앞에 펼쳐진 시원한 풍경 때문에 무서운 마음도 잊어버린다.

하지만 ‘하강’ 구호와 함께 뛰어내리면 전기에 감전된 것 같은 찌릿함과 아찔함이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전달된다. 약15초 정도 허공에 매달려 하늘을 날다보면 더위는 물론 일상의 스트레스까지 순식간에 날아간다. 물살을 가르고 땅속을 누비며 하늘을 나는 특별한 추억을 원한다면 강원도 평창으로 떠나보길 바란다. 

여행정보  

■가는 방법 : 내비게이션에 어름치마을(강원도 평창군 미탄면 마하길 42-5)검색. 대중교통은 서울기점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미탄 정류소까지 버스가 운행한다. 미탄초등학교에서 동강어름치마을행 버스 운행. 

■맛집 평창은 우리나라 최초로 송어양식에 성공한 곳이다. 고소하고 담백한 맛의 송어회를 시작으로 매운탕으로 마무리하면 좋다. 자녀에게는 송어탕수육, 송어튀김도 괜찮다. 어름치마을과 기화마을에 송어회 전문점이 많다. 평창송어장식장(송어의 집033-332-0505)와 기화양어장 횟집(033-332-6277)에 손님이 많다.

■문의 : 어름치마을 033-332-1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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