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첨단 기능 탑재, 디자인은 아날로그…추억담은 레트로가 뜬다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은 최근 레트로 열풍이 불고 있다. 최첨단 정보 홍수에 대한 피로감이 가치소비와 만났기 때문이다. 시대를 역풍하고 있는 레트로는 단순이 과거의 추억을 되새기는 복고의 의미가 아닌 새로운 소비문화를 형성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식품·유통·패션·전자·자동차 등 다양한 업계에서는 1020세대들에게는 개성 있는 브랜드로 3040세대들에게는 추억을 되살릴 익숙한 브랜드 마케팅으로 레트로를 활용하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은 최첨단 기능을 탑재했지만 디자인은 아날로그인 제품, 과거의 포장 패키지를 살려낸 제품 등의 수요로 열렬히 응답하고 있다.

복고가 아니다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쉴 새 없이 쏟아지고 있는 새로움이 더 이상의 만족을 가져다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최신식 제품을 구매해도 돌아서면 더 새로운 제품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이에 최근 ‘추억’과 함께 현재적인 해석을 가미한 레트로 열풍이 불고 있다. 단순히 옛것을 되살린다는 의미의 복고를 넘어서는 개념이다.

실제 최근 식품업계에서는 그때 그 시대에 사용한 로고와 서체 등 향수를 자극하는 포장 패키지로 추억을 팔고 있다. 지난 5월 삼양식품은 ‘별뽀빠이’ 출시 47주년을 기념해 지난 1980년 당시 사용했던 삼양식품 로고와 서체를 그대로 적용한 ‘별뽀빠이 레트로’를 한정 출시했다. 4060세대에게는 추억을 1020세대에게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며 판매 시작 1시간 만에 한정수량 모두 완판, 세월에도 끄떡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와 함께 롯데칠성음료는 펩시 125주년을 기념하는 캠페인의 일환으로 지난 1940~1990년대 패키지 디자인을 적용한 ‘레트로 펩시(Retro Pepsi)’를 한정 판매했다.

패션 업계에서는 90년대 유행했던 큼지막한 브랜드 로고가 다시 부활했다. 실제 패션업계에 따르면 과거 촌스럽다고 여겨지던 빅사이즈 로고를 전면으로 내세운 S/S 컬렉션이 인기를 얻고 있다. 스포츠 및 아웃도어 브랜드도 합세한 모습이다. 

레트로 패션의 대표주자 휠라는 최근 빅 로고로 디자인한 ‘빅로고 아노락 재킷’과 ‘메시 3단 컬러블럭 롱 티셔츠’ 등을 선보였다. 휠라 키즈 라인도 휠라를 상징하는 리니어 로고와 헤리티지 컬러를 담은 ‘2018 썸머 헤리티지 컬렉션’ 등을 선보였다. 이와 함께 아디다스는 70년대의 자유분방함과 블루버드, 페어웨이 그린, 스칼렛 레드, 썬 옐로우 등의 컬러풀한 감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아디컬러 SS18 컬렉션’을 출시해 인기를 얻고 있다.

최첨단 기능을 탑재했지만 디자인은 옛 것을 응용한 가전제품도 레트로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제품이다. 먼저 이탈리아 가전 브랜드 스메그는 대표적인 레트로 가전 브랜드다. 특히 천연 냉매 암모니아를 사용한 ‘확산흡수식 냉각 방식’이 적용돼 진동과 소음을 최소화한 냉장고가 인기다. 업체 측에 따르면 콤팩트한 사이즈로 1인 가구 소비자에게 각광받으며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이밖에도 전기포트·토스터기·커피머신·블렌더·반죽기·착즙기 등 다양하게 구성된 ‘50년대 레트로 스타일 라인’ 소형가전 시리즈가 있다. 이와 함께 동부대우전자는 소형 인테리어냉장고인 ‘더 클래식’ 냉장고와 전자레인지 등 레트로 라인업을 선보였다. 인테리어냉장고답게 크림화이트, 민트그린 등 차별화된 컬러를 적용, 외관에는 라운드형 도어와 프레임을 적용했다. 

강력한 사운드와 블루투스 및 USB로 편의성을 더한 원목 스피커도 레트로 가전의 대표적인 제품이다. 사우드 기업 브리츠는 지난 4월 원목 무늬를 사용해 내추럴하면서도 빈티지한 멋을 낸 블루투스 스피커 ‘BZ-JB5606’을 출시했다. 블루투스 기능으로 스마트폰 및 태블릿과 무선으로 연결할 수 있어 영화·게임을 즐길 때에도 활용할 수 있다. 이밖에도 후지필름의 ‘프리미엄 콤팩트 X100F’, 바디프랜드 ‘W정수기 레트로’, 유닉스 ‘파워맥스 드라이어’, 대유위니아 ‘딤채쿡 레트로’ 또한 아날로그 감성에 최첨단 기술을 접목시킨 제품들이다.

레트로는 낭만과 추억을 그리워하는 소비자들에게 하나의 이벤트가 되기도 한다. 지난 2월 여의도 복합쇼핑문화공간 IFC몰은 7080 레트로 콘셉트 행사인 ‘IFC몰 추억의 여의시장’을 진행했다. 추억의 DJ음악다방, 색소폰·아코디언 등 감성을 자극하는 악기들로 이뤄진 ‘추억의 연주회’ 등을 선보이며 방문객들의 추억을 자극했다. 또 한켠에서는 어릴 적 문방구에서 사먹던 쫀드기와 옛날과자, 군고구마, 꽈배기 등 추억의 먹거리를 통해 추억을 불러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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