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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판매의 문제, 그에 대한 비판은 정당한가? 다단계판매는 국민 경제에 기여하지 못한다?
  • 이성구 전 공정거래위원회 서울사무소장 
  • 승인 2018.06.03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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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 다단계판매 혹은 네트워크마케팅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그 지평을 넓히기 위해 준비했던 ‘다단계판매에 대한 비판은 정당한가’라는 시리즈의 마지막 장은 다단계판매로 인해 늘어나는 매출이나 일자리는 새롭게 무엇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 유통할 수도 있는 것을 대체하는데 불과해 국민경제에 기여하지 못한다는 비판은 과연 정당한 것인지에 대한 논의입입니다.

다단계판매에 대한 비판을 논하기에 앞서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유통업은 생산적이기 보다는 중간에서 마진을 먹는 기생적인 산업분야로 치부돼 온 측면이 있고 그런 생각은 오늘날까지도 남아 우리 경제의 도약에 장애가 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다단계판매에 대한 비판도 바로 그러한 유통업의 중간이윤 챙기기에 대한 오래된 부정적 생각에서 출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요즘 4차 산업혁명의 총아로 등장하는 많은 기업들은 거의 대부분 유통에서 큰 부가가치를 얻고 있는 기업들입니다. 호텔 하나 갖지 않고 최대의 숙박서비스 기업이 된 에어비앤비나 택시 한 대 없이 최대의 대중교통 기업이 된 우버택시 등을 보면 눈에 보이는 무엇인가를 생산하는 것보다도 오히려 소비자와 공급자를 이어주는 유통이 더 중요할 수도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요컨대 현대 경제는 생산 자체보다도 고객의 수요가 어디에 어떤 형태로 존재하는지를 아는 것이 훨씬 중요한 단계에 있다는 것입니다.

애플을 세계 최대 기업으로 만든 스마트폰의 경우를 보더라도 처음 탄생한 것은 지난 1992년 당시 최고 기술을 가진 기업 IBM이 ‘사이먼’을 제작 발표한 때이고 이후 한 때 최대 휴대폰 생산 업체였던 노키아가 지난 1996년부터 스마트폰 시리즈들을 내놓았으며 또 많은 중소기업이나 HP와 같은 대기업들도 오늘날 스마트폰과 유사 기능을 가진 기기들을 시장에 내 놓았지만 정작 성공을 거둔 것은 훨씬 늦은 지난 2006년 스마트폰을 발표한 애플이었습니다. 그리고 비결은 최신 첨단 기술이 아니라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디자인과 편의성에 있었고 정작 애플은 직접 휴대폰을 생산하는 시설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분명 다단계판매라는 유통방식은 새롭게 무엇을 제조 생산하는 것도 아니며 다단계판매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상품들은 다른 유통방식으로도 얼마든 유통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이유로 다단계판매를 비판한다면 오늘날 세계 경제를 이끌고 있는 기업들과 그러한 기업들을 탄생시킨 새로운 경제적 흐름까지도 무시하는 셈일 뿐만 아니라 마치 쇄국을 외치며 구습에 얽매여 있던 조선 말기의 상황과도 유사합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아직 많은 사람들 특히 다단계판매를 강력하게 규제하는 부서들의 생각이 별로 바뀌지 않았고 또 다단계판매 업계 내부에서 조차도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다단계판매 마케팅 관행 가운데는 소비자를 귀찮게 하거나 기만하는 방법으로 목적을 달성하려는 경우도 드물지 않게 존재하지만 일부 부작용만을 가지고 전체를 비판하며 우리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까지 애써 외면하는 것은 커다란 오류입니다.

다단계판매의 이미지를 크게 훼손한 제이유 사건조차도 후원수당 지급을 과장함으로써 다수의 소비자(판매원)들에게 불필요한 구매를 부추겨 피해를 준 것은 사실이지만 이미 십여년 전 중국 진출을 추진했던 점이나 생활형 다단계를 통해 다수회원이 참여하는 네트워크를 도모했던 점 그리고 제이유의 도산 과정에서 다수 중소 납품업체들도 피해를 입었다는 점은 재조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단계판매 업체들은 때때로 허접한 상품들을 비싸게 팔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유통과정에서 보다 많은 부가가치를 얻기 위해 대기업 유명 브랜드 제품보다도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중소업체 상품들을 발굴하는 노력을 기울여 온 점은 평가받아야 합니다. 특히 정부가 중소기업 육성을 외치면서 정작 중소기업 상품을 가장 적극적으로 취급하는 유통채널을 외면하고 가혹한 형사벌까지 동원해 규제하려고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점입니다. 예컨대 대표적인 다단계판매 회사 중 하나인 애터미가 유통시킨 화장품은 중소업체가 개발한 것으로 다단계판매를 통해 대기업으로 성장했다는 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단계판매가 그저 다른 유통채널로도 팔 수 있는 상품을 연고 등을 통해 소비자를 괴롭히며 중간 마진을 얻으려는 유통으로 생각한다면 이는 매우 시대에 뒤쳐진 생각입니다. 다단계판매는 소비자들 간의 소통을 위한 중요한 플랫폼이 될 수 있고 이를 잘 활용하면 좋은 중소기업 성장의 중요한 엔진이 될 수 있으며 오히려 대기업인 이마트나 롯데와 같은 기업이 실패한 해외 유통시장 진출을 국내 다단계판매 기업들이 해낼 수도 있습니다.

다단계판매라는 유통 플랫폼에는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판매활동을 전개하는 많은 판매원들 그리고 여기에 납품하는 다수의 중소기업과 그 종사자들이 존재하고 무한한 성장의 가능성을 갖고 있으며 이는 다른 유통채널이 쉽게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아닐 뿐 아니라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중소대기업간 갈등 일자리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들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성구 전 공정거래위원회 서울사무소장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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