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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유혹의 ‘덫’외국계 불법 피라미드 업체 활개…신고가 최선의 해결책
  • 김미림 기자
  • 승인 2018.06.02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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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불황과 가상화폐를 악용한 불법 피라미드 업체들로 인해 업계가 골머리를 썩고 있다. 과거 구축된 피해양산의 대명사라는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꾸준한 자정 노력을 기울여 어느 정도의 결실을 맺었지만 일부 업체들의 불법 영업 행위로 인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고 있는 것. 아무리 광고나 홍보 등을 통해 자율정화를 한다고 해도 사고가 한번 터지면 업계 전체가 도매금으로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그 형태도 다양하게 진화되고 있어 피해자들을 더욱 깊은 늪에 빠뜨리고 있다. 불법 업체에 대해 조명해보고 그 대안을 모색해봤다.  

해외직구 형태, 문제없다? 

최근 국내에서 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는 녹엽은 중국 강소성 소주시에 본사를 둔 직소 기업으로 현재 국내 사업자들을 중심으로 해외직구 형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부산과 대구 등 주로 경상도 지역에서 활발하게 이뤄졌던 것에서 지금은 서울 지역에서도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활동 반경도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실제 지난 8일에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오피스텔에서 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날 세미나 현장에는 인생역전을 꿈꾸는 회원 및 예비회원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업설명이 진행됐다. 또한 세미나장 곳곳에는 본사에서 배송 온 것으로 보이는 택배상자들이 쌓여있었다. 

이날 강사로 나선 A씨는 녹엽에 대한 회사소개와 함께 판매되고 있는 제품을 직접 시연했다. 그는 “녹엽은 20년간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탈리아와 러시아·스위스 등의 명품회사들과 업무협약 및 공동기술 개발할 만큼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오는 7월경 녹엽국제부와 법무팀이 국내에 방문해 국내 물류센터 건립을 위한 조율 예정으로 지금은 국내 물류센터 오픈 전 사업자 모집이 이뤄지고 있고 물류센터가 오픈하면 원활한 소비와 판매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제품 또한 명품 제품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품질이 뛰어나지만 가격은 국내 최대 균일가 생활용품기업인 다이소보다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생리대는 음이온방출과 함께 나노실버 항균코팅, 전자파 차단 기능이 결합돼 탁월한 품질력을 자랑하지만 가격은 10개들이 한 팩에 1000원(회원가)이라고 전했다. 

보상 또한 브레이크어웨이와 바이너리의 장점을 합친 하이브리드형으로 수당을 80%까지 돌려준다고 전했다. 우선 자신의 산하 멤버십 1인당 10위안(약 1700원)이 지급되며 20대 1875위안(약 33만원)이 누적될 때까지 ‘팀보너스’가 지급된다. 여기에 ‘쿠폰재구매보너스’를 통해 직추천인 기준 40대까지 쿠폰구매금액의 2%가 수당으로 발생한다. 설명에 따르면 평생회원가입비 39만4000원을 내면 본사에서 감사의 의미로 25만원 상당의 제품패키지와 함께 1만 위안(약 170만원)의 쿠폰을 제공되고 이 쿠폰을 사용해 회원가에 제품구매가 가능하다. 또 쿠폰을 전량 소진하면 회원은 쿠폰을 재구매를 해야 하는데 이 때 발생하는 쿠폰구매금액의 2%가 수당으로 지급된다는 것. 이와 함께 바이너리 플랜을 통한 후원수당으로 자신을 기준으로 A라인, B라인이 매칭되면 600위안(약 10만원)의 후원수당과 차수수당이 지급된다. 아울러 직급을 달성하게 되면 회사 전체 매출의 3%가 직급수당으로 지급되고 직급은 경리·고급경리·총감·고급총감·동사장 등 5개로 분류된다.  

다른 한 사업자는 세미나가 끝난 후 “국내에 라이선스가 없다고 해서 싸고 좋은 제품을 직구로 구매해 사용하겠다는데 네트워크마케팅 제품이라고 쓰지 말라는 법이 어디 있느냐”면서 “추후 물류센터가 건립되면 그에 맞는 법적인 절차와 성분 조사들을 따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곧 녹엽 본사가 국내 진출을 염두 해두고 있음을 암시한다. 실제로 이 사업자에 따르면 오는 7월경 녹엽국제부와 법무팀이 국내에 방문해 물류센터 건립을 위한 세부적인 방안을 조율할 예정이다.

만약 녹엽이 국내 영업을 위해 현행 방문판매법에 따라 공제조합에 가입신청을 낸다면 이는 사전 영업에 걸릴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T회사에서 네트워크마케팅 사업을 진행한 적이 있다는 이 사업자는 “녹엽이 한국시장에 진출할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진출한다고 해도 문제될 것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해외직구 방식으로 영업을 진행한 업체가 최근 공제조합에 가입한 선례가 있다”고 전했다.   

피해 발생시 사실상 구제 불가능

이처럼 최근 인터넷과 국제 택배의 발달로 세계 어느 곳에서나 주문을 하고 제품을 보낼 수 있어지면서 굳이 많은 자금을 투자해 법인을 세우지 않고도 영업이 가능해졌다. 이것이 녹엽 등과 같은 해외 업체들이 국내 시장에서 사업을 펼칠 수 있는 이유다. 

하지만 방문판매법에 따른 등록을 하지 않고 다단계판매 영업을 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다. 이를 두고 무등록 다단계, ‘불법 피라미드’라고 말한다. 

국내에서 다단계판매 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방문판매법 제13조 제1항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 또는 지자체에 다단계판매업자 등록을 해야 한다. 이는 외국 회사라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뿐만 아니라 소비자피해보상보험에도 가입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다단계판매조직이나 후원방문판매조직을 개설·관리하거나 영업하는 행위는 방문판매법 제58조 제1항에 의거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에 벌금에 처한다. 이 경우 법위반행위자가 위반행위와 관련해 판매하거나 거래한 대금총액의 3배에 해당하는 금액이 2억원을 초과할 때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판매 혹은 거래한 대금 총액의 3배에 해당하는 금액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불법 피라미드 업체들은 실체를 노출하지 않기 위해 등록하지 않은 상태에서 영업을 진행하고 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기도 한다. 또한 불법적인 후원수당 지급을 약속하며 가입을 유도한다. 특히 외국 불법 피라미드 업체는 단기간에 급속히 조직을 확장하기 위해 높은 후원수당 지급을 미끼로 회원가입을 유도하기도 한다. 매출액의 80%를 후원수당으로 지급한다거나 100% 커미션을 지급한다는 등 높은 후원수당 지급을 약속하고 심지어 본인의 능력과 관계없이 누구나 수익이 되는 보상플랜이라고 선전하는 것.  

이러한 사업방식은 근본적으로 지속 불가능하다. 하위 판매원이 낸 돈으로 상위 판매원에게 후원수당을 지급하는데, 하위 판매원이 무한정으로 늘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마지막에 가입한 판매원이 손해를 고스란히 보게 된다. 그래서 이들 업체에서는 조금이라도 먼저 가입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선전한다. 

참고로 현행 방문판매법은 매출액의 35%를 초과하는 후원수당 지급을 약속해 가입을 권하는 행위 그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제24조 제1항 제3호). 

이보다 심각한 것은 부작용이 생겨도 하소연할 데가 없다는 점이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해외직구 형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인증을 받지 않아 국내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성분 등이 들어있거나 인체에 유해한 물질에 오염돼 있어도 적절한 보상을 받기 힘들다. 외국 업체의 경우 국내에 재산이 없고 우리나라 법원의 판결로는 외국 소재 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이 불가하기 때문에 외국 법원의 판결을 받은 후 업체 재산에 강제 집행해 피해를 구제받아야 하는데 외국 법원에서의 소송 수행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사업자의 경우에도 여러 가지 형태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우선적으로 수당 지급 지연 및 미지급 문제가 벌어질 수 있다. 국내 법인 없이 상위 사업자에 의해 국내 조직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상위 사업자의 정보 독점으로 인해 하위 사업자들은 예상치 못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또 150달러 이상의 물품은 관세를 내야 하기 때문에 제품 가격 변동으로 인해 생각하지도 않은 관세를 물 수도 있으며 예고 없이 국내 사업을 철수해도 배상을 요구할 수 없다.

신고와 제보가 해결책 

그렇다면 이러한 행태를 막을 수는 없을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국내 업체라면 검찰과 경찰의 수사나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통해 위법성이 드러나면 그에 맞는 적절한 제재가 가해진다. 그러나 외국계 업체라면 위법성이 분명히 드러나도 처벌 할 대상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제재 수단이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활개 치도록 내버려놓기에는 합법적인 업체들이 감내해야 할 몫이 너무 크다. 최선책이 안된다면 차선책을 고르는 것도 방법이다. 바로 ‘신고’와 ‘제보’이다. 불법 업체를 완전히 뿌리 뽑진 못하더라도 영업활동에 제동은 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직접판매공제조합과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은 불법 피라미드 업체 관련 제보를 접수받아 유관기관에 이첩하고 선정된 건에 대해 포상금을 지급하는 ‘신고포상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신고포상제도는 소비자들이 제보한 자료를 격월 단위로 취합해 공정거래위원회 공무원, 경찰관계자와 함께 수사이첩 업체 및 포상자 선정을 위한 유관기관 회의를 실시한다. 회의에서 선정된 건은 해당업체 소재지의 관할 경찰서에 수사 의뢰를 하고 사건을 이첩받은 경찰서에서 수사여부를 판단, 수사가 이뤄지면 검찰 기소 등을 통해 법적 조치 등이 이뤄지는 구조다. 

물론 해당업체의 소재지(주소)·연락처·보상플랜·조직도·법 위반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 등이 있으면 해당 경찰서에서 수사하기보다 수월하겠지만 자료가 없는 경우에는 육하원칙에 의거해 구체적으로 기재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직판조합 관계자는 “불법 피라미드 업체는 그 특성상 폐쇄적·점조직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수사기관에서 범죄사실을 적발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때문에 이러한 불법업체들의 근절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생활주변에서 발생되고 있는 범죄행위에 대한 신고와 제보가 중요하다. 신고·제보가 활발해지면 불법 업체들의 영업확장이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도 “불법 피라미드 업체는 업무가 구두나 암묵적 지시의 형태로 이뤄져 불법행위 증거자료 확보가 곤란하다”면서 “이러한 점을 감안해 사진, 메모 등 기록을 남겨 신고 시 증거자료로 제출할 경우 불법 피라미드 척결 및 피해보상에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김미림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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