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유통 기타 커버스토리
유통 구조조정 부활의 꿈
  • 김정우 기자
  • 승인 2018.06.02 23:08
  • 댓글 0

대한민국 쇼핑의 중심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오프라인 유통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현실화되고 있다. 백화점은 물론이고 대형마트들의 신규 출점이 멈춰 섰다. 기존 점포의 재활용 내지는 폐쇄도 검토되고 있다. 고객들이 온라인 쇼핑으로 이동하고 정부의 규제는 더 강화되면서 유통기업들의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롯데·신세계 등 유통 빅2는 구조조정과 함께 온라인 채널에 대해서는 막대한 투자를 공언했다. 온라인 사업을 불황탈출의 돌파구이자 핵심 유통채널로 키울 것이라는 비전을 분명히 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운영하고 있는 롯데쇼핑은 당분간 매장의 신규 출점 계획이 없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015년 마산점 개점 후 신규 출점이 전무한 상태다. 올해나 내년에도 새 점포를 열 계획이 없다.  

단지 신규 출점만 멈춘 것이 아니다. 롯데백화점은 기존 백화점에 대한 대규모 점포 효율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안양·부평·영플라자 청주점 등 3~4개에 대한 점포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먼저 대상으로 꼽힌 곳은 지하철 1호선 안양역에 있는 롯데백화점 안양점이다. 롯데백화점은 안양점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매출부진 속에서 안양점 매각이 수면으로 부상했다. 안양점은 지난 2002년 안양역사와 30년간 임대차 계약을 맺으면서 문을 열었다. 운영기간이 아직 절반가량 남아 있지만 롯데백화점은 폐점이라는 처방을 내린 셈이다. 지난 2012년 롯데백화점 평촌점이 문을 열면서 매출 부진이 시작됐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롯데백화점이 자발적으로 폐점을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안양점 매각에 대해서 “비효율화 된 점포를 정리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서 “체질개선을 위한 추가적인 효율화 방안도 동시에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안양점처럼 폐쇄는 아니어도 점포의 효율화를 위한 조치를 구상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이들 비효율 점포를 대상으로 전문관·아웃렛 전환 등 업태변경을 비롯해 매각·임대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혁신점포의 운영이 꼽힌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1월부터 관악과 부평·인천·김포공항·센텀시티점 등 6개 지점을 혁신점포로 선정하고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이들 점포는 그동안 수익성이 악화돼 응급 처방이 필요했던 곳으로 분류됐다. 이에 따라서 롯데백화점은 이들 점포에 대해서 불필요한 업무를 줄이고 인력 재배치와 마케팅 방식을 디지털로 바꿔 비용을 절감하는 경영 실험에 나섰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혁신점포의 핵심 포인트는 무인화다. 인건비 절약에 방점이 찍혀있다. 주차장 차량 유도 시스템을 설치해 주차 요원이 없어도 관리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은 대표적인 무인화 중 하나다. 또 무인 물품보관 시스템도 확대했다. 안내데스크와 유모차 대여소, 사은 행사장 등을 통합한 ‘통합 데스크’도 운영한다.

통합데스크의 운영은 기존에 인력 중심으로 운영하던 시설 및 서비스를 시스템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현물 사은품 증정 행사는 무인 키오스크를 통한 상품권 증정으로 전환했고 지류 광고물 등은 모바일 마케팅으로 대체했다. 
롯데백화점은 이제까지 관행적으로 이뤄져 온 영업관리자의 서류 작업도 폐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화점 사업부 내에서 핵심으로 취급돼 남성팀·여성팀·잡화팀으로 나눠서 진행했던 패션 관련 부서도 ‘패션팀’ 하나로 통합했다. 인력절감을 통한 업무 효율성을 꾀했다. 롯데백화점은 인력을 대대적으로 효율화한 혁신점포의 시범 운영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으면 이를 토대로 전사 차원의 운영 모델을 개발해 적용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도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올해는 물론이고 앞으로 2~3년 동안은 백화점 출점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6년 12월 오픈한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이후 신규 출점을 멈췄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까지 백화점 3사 중 가장 공격적으로 출점과 증축을 이어왔다. 또 대구점 신규 출점으로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16% 증가하는 등 효과를 톡톡히 봤다. 하지만 신규 점포를 더 이상 늘리기가 어려워졌다. 각종 리스크가 발목을 잡는다.

경기도 부천시 상동 영상복합단지 내 신세계백화점 건립 사업은 인근 중소상인, 인천광역시 등과의 갈등 끝에 결국 백지화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울산 혁신도시에 세워질 예정이던 점포도 일정이 지체되면서 언제 문을 열 수 있을지 기약이 없다.

현대백화점도 올해는 백화점 사업을 확장하기 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방침이다. 현대백화점은 2020년에 오픈을 목표로 현재 여의도점 공사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여의도점을 마지막으로 최소 4~5년 내에는 새 백화점을 지을 계획이 없다. 백화점들이 신규 매장 진출에 소극적인 것은 업황의 침체에 따른 것이다. 확장보다는 우선 생존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국내 백화점 시장은 지난해 29조2000억원 규모로 전년대비 2% 축소됐다. 3년째 30조원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백화점 총매출은 지난 2015년 29조289억원, 2016년 29조9114억원, 지난해 29조3242억원을 기록했다. 오프라인 백화점 업황 부진이 계속되면서 신규 출점 보다는 기존 점포의 운영 방식을 바꾸는 체질 개선으로 효율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백화점을 운영하는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인건비와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불필요한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차원에서 신규 점포 개설을 멈춰 놓은 것이다. 

오프라인 매장 줄이고 조직 효율화

구조조정에 착수한 것은 유통업계의 맏형인 백화점만이 아니다. 오프라인 유통의 대표적인 업종인 대형마트도 점포 축소 등의 극약처방에 나섰다. 성장 행진에 제동을 걸고 있다. 이마트는 24년 만에 처음으로 점포수가 감소했다. 이마트의 국내 매장 수는 현재 145개이다. 지난해 말 147개에서 2개 줄은 수치이다.

장안점 폐점에 이어 울산 학성점이 최근에 문을 닫았다. 이마트가 지난 1993년 서울 도봉구 창동에 국내 최초로 대형마트를 연 이후 점포 수가 감소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마트는 지난해에 4개의 부진 점포를 정리한 데 이어 올해 다시 점포 정리를 시작한 것이다. 올해 추가로 4~5개 적자 점포를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점포정리가 전부가 아니다. 이마트의 구조조정의 핵심은 효율화이다. 

이마트는 최저임금 인상과 법정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인력을 대체할 수 있는 ‘무인화’를 통해 비용을 줄이는 방법도 모색하고 있다. 이미 이마트는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에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다. 올해 초에는 성수점과 왕십리점, 죽전점에 셀프 계산대를 설치했다. 인긴비 절약을 위한 행보로 받아들여졌다. 이마트 관계자는 “점포 리뉴얼 등 여러 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매각 가능성도 열어놓았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말 119곳에서 현재 121곳으로 두 곳의 매장을 늘렸다. 대형마트 업계 3위로 해마다 10여곳의 매장을 신규로 늘리면서 2위 업체와의 경쟁에 속도를 냈던 때와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롯데마트는 현재 양평점, 포항 두호점 등의 개점을 추진 중이지만 구체적인 시점은 결정되지 않았다.

롯데마트 역시 지난해 양평점을 시작으로 김포한강점·서초점 등 3곳에 셀프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일부 무인화를 시도하고 있다. 

홈플러스도 올해 안에 경기도 부천에 위치한 중동점을 폐점할 계획을 내비쳤다. 중동점도 롯데백화점 안양점과 마찬가지로 매출 부진이 폐점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근처에 있는 부천상동점과도 상권이 겹치면서 수익이 제자리 걸음이라는 판단을 했다. 홈플러스는 현재 89개 점포에서 무인 계산대를 운영 중이다.

대형마트의 점포 정리를 포함한 구조조정은 시장의 침체에 따른 결과이다. 최근 3년째 같은 기간 대형마트의 매출은 30조원 초반대에 머물고 있다. 임대료와 인건비 상승 등 고정비용 증가를 감당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 시장정체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셈이다.

유통 선진국으로 꼽히는 미국과 일본에서는 유통업체의 구조조정이 일찌감치 진행됐다. 국내 유통업계의 선택지를 앞서 보여줬다. 메이시스를 비롯해 미국 백화점들은 지난해 수백개의 매장을 폐쇄해고 수만명의 직원을 정리했다. 일본은 지난 10년간 백화점의 20%가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당면한 상황이다. 반면 온라인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온라인 시장 거래 규모는 78조2273억원으로 전년대비 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5년(54조556억원)과 비교하면 45%나 급증했다. 

올해도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2월에만 온라인 시장은 7조9074억원의 거래 규모를 보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6%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구조조정을 서두르고 있는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은 온라인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데·신세계 통큰 ‘온라인 승부수

오프라인 유통기업의 저력을 갖고 있는 롯데와 신세계는 올해 공격적인 온라인 사업 투자를 선언했다. 이들 기업은 소매시장 내에 높은 점유율 보유하고 있다. 일종의 독과점이 형성돼 있다. 오프라인 유통 시장 침체에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롯데와 신세계는 온라인에서는 신규 투자로 방향을 틀었다. 오프라인 독과점 유통기업의 온라인 진출은 소매 시장 내 변화를 일으킬 전망이다. 

유통전문가들에 따르면 소매시장 내 온라인 쇼핑의 비중 즉, 온라인 침투율은 지속적으로 상승 중이다. 1~2인 가구 및 맞벌이 부부 증가와 온라인 쇼핑 편리성 증대가 주요 배경이다. 또 독과점 오프라인 유통기업의 적극적인 온라인 진출은 온라인 침투율을 가속화 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 지난해 25.4% 가량이었던 온라인 침투율은 올해 27.9%로 상승할 것이라는 것이 시장의 예상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 4월에도 유통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쇼핑이 큰 성장세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며 “상품을 보다 저렴하고 합리적으로 구매하려는 똑똑한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온라인 쇼핑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최근 실속형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오프라인에서 미리 물건을 확인하고 구매는 온라인으로 하는 쇼핑 방식이 인기라는 것이다. 기업들도 인터넷 전용 상품을 출시하고 오프라인 매장보다 온라인 몰에 집중하고 있는 등 온라인 쇼핑의 강세는 지속적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롯데가 최근 3조원 상당의 투자로 온라인 사업에서 승부수를 띄운 배경이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온라인 사업에 3조원을 투자해 2022년 매출 20조원 달성, 유통업계 1위를 굳히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3조원 투자는 시스템 개발에 5000억원, 온라인 통합몰 시스템 개발에 1조원, 마케팅 1조5000억원 등에 쓰여질 계획이다. 아울러 롯데는 온라인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이커머스 사업본부’를 8월 신설할 계획이다. 이커머스 사업본부는 계열사별 온라인 시스템 인력과 연구·개발(R&D) 조직을 통합한 것이다.

롯데는 온라인 전략으로 ▲그룹사 온·오프라인 고객 데이터 통합 ▲오프라인 매장(1만1000개)의 활용 ▲중소 파트너사 대상 상생지원 ▲스마트 스토어 확대 ▲보이스(Voice)커머스 도입 등을 내세웠다. 별도로 운영되던 백화점·마트·홈쇼핑·면세점 등 8개의 온라인몰도 통합해 운영할 계획이다. 롯데의 온라인 매출은 지난해 기준 7조원을 기록했다. 유통 전체 매출(40조원) 가운데 18%에 불과했지만 2022년에는 온라인 매출 비중을 30%인 20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강 대표는 “온라인에서 확보된 고객이 오프라인적 경험을 요구할 수도 있고 온라인 고객이 오프라인의 쇼핑 편리성을 요구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를 오프라인에서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1월에 이커머스 사업에 1조원 이상 투자를 유치하고 넘버원 이커머스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앞서서 발표했다. 청사진에 따라서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로 분리돼 있는 온라인 사업부를 통합하고 이커머스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회사를 설립해 그룹 내 핵심 유통 채널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이커머스 사업을 전담할 신설 법인 설립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신설되는 이커머스 회사는 올해 출범이 목표다. 세부적인 사항은 추가적인 논의를 통해 정해질 예정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MOU를 통한 대규모 투자와 이커머스 법인 신설을 통해 2023년에는 연간 매출 10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온라인 물류센터 추가 설립을 통한 온라인 배송 경쟁력(특히 신선식품) 확보에 주목해야 한다”며 “당일 배송 제품의 카테고리와 지역이 넓어질 것이고 신세계그룹 온라인 법인은 기존 온라인 업체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독과점 오프라인 유통기업의 본격적인 온라인 진출로 전자상거래 시장 경쟁 심화는 국내에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진 1위 전자상거래 기업 부재하다는 현상과 맞물려서 전자상거래 시장의 파편화가 심화되고 시장 재편의 기회까지 마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우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저작권자 © NEXT ECONOMY,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정우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최신기사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