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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살아있는 골목길투어부산 동구이바구길 
  • 글· 사진_ 여행작가 임운석
  • 승인 2018.04.3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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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구는 ‘이야기’의 부산 사투리다. 이바구길은 부산역 앞 차이나타운을 지나 산복도로까지 이어지는 좁다란 골목과 위태로운 계단 길이다. 그 길에는 지난 삶의 흔적들과 이야기가 함께 흘러간다. 동구 이바구길의 중심 초량동에는 부산항, 부산역 등이 자리하고 있어 숱한 만남과 이별이 반복되는 부산의 관문이다. 

골목길 따라 생생한 이야기가 들린다

남선창고는 부산항 개항 이후 초량이 매립되면서 세워진 부산 최초의 물류창고다. 지금은 터만 남아 있다. 이곳이 이바구길의 시작점이다. 100여m 거리에 옛 백제병원이 자리한다. 부산 최초의 근대식 개인종합병원 설립됐다가 세월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용도로 사용했다. 지금은 카페로 운영 중이다. 초량주민센터를 지나면 미국 선교사 윌리엄 베어드가 지은 초량교회가 나온다.

지난 1892년 한강 이남에서 최초로 세워진 교회다. 교회 골목을 따라 스타갤러리가 조성돼 있다. 이경규, 박칼린 등 친숙한 얼굴들과 눈인사를 하고 돌아서면 가파른 계단이 벽처럼 서 있다. 168계단이다. 지난 1960년대까지 주민들이 물동이를 짊어지고 오르내렸던 길이다. 지금은 모노레일이 설치 주민들은 물론 여행자들도 편리해졌다. 모노레일 정상부에 오르면 김민부 전망대에 닿는다. 

김부민은 ‘일출봉에 해 뜨거든 날 불러주오, 월출봉에 달뜨거든 날 불러주오’로 시작하는 가곡 ‘기다리는 마음’의 작사가다. 전망대에 서면 부산항대교와 부산항, 초량동이 한눈에 들어온다. 계단 뒤편에는 마을 어르신들이 운영하는 ‘625막거리’와 게스트 하우스 ‘이바구충전소’가 있다. 배를 본떠 만든 이바구 공작소 역시 볼거리가 많다. 해방부터 월남파병까지의 역사와 부산 산복도로의 소소한 이야기들이 전시돼있다. 마을 주민들이 전하는 여행정보는 덤이다. 

그때 그 시절, 그때 그 사람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故 장기려 박사 기념관 또한 꼭 챙겨봐야 할 곳이다. 장박사는 25년 동안 복음병원에서 병원장을 지내면서 육신과 영혼치유에 전념했다. 또한 지난 1968년 의료보험의 효시가 된 ‘청십자의료보험조합’을 만들어 가난하고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헌신했었다. 하지만 그가 남긴 유품은 병원 옥탑방과 청진기, 낡은 의사가운이 전부다. 

계속해서 가파른 골목과 계단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도착한 곳은 빨간 우체통이 있는 옥상. 전자우편과 문자메시지가 일반화된 요즘 우체통을 보는 것만으로도 아날로그 감성에 졌게 한다. 이곳은 경남여고 교장을 두 번 역임한 청마 유치환 시인 기념관이다.

에메랄드빛 하늘이 훤히 내다뵈는 통유리창 건너편에는 왼쪽에 북항대교, 오른쪽에 남항대교가 시원하게 뻗어 있다. 카페에서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면 어떨까? 이곳에서 엽서를 발송하면 정확히 1년 뒤에 주소지로 배달된다. 느림의 의미와 기다림이 주는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초량이바구길의 종착지는 ‘천지빼까리 카페’와 ‘까꼬막 게스트하우스’다. 부산사람이면 누구나 알아듣는 말이지만 외지인에게는 해설이 필요하다. ‘천지빼까리’는 ‘그 수가 너무 많아서 헤아릴 수 없을 때’ 쓰는 말이고, ‘까꼬막’은

‘산비탈’의미 부산 사투리다. 

범일동에는 비운의 천재화가 ‘이중섭 거리’가 조성돼 있다. 이중섭의 부조흉상이 골목풍경과 어우러져 작은 갤러리 같은 느낌을 연출한다. 이중섭은 유난히 아이들과 아내를 그리워했다. 어쩌면 그는 아내 이름을 딴 마사코 전망대에서 희망과 사랑을 그림으로 표현했는지도 모른다. 누구나 어려웠던 그때 그 시절을 되돌아보며 이제는 추억이 되어 골목을 누빌 수 있으니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여행정보  
■찾아가는 방법 : 내비게이션에 ‘부산역’을 검색하면 된다. 
■주소 : 부산광역시 동구 중앙대로 206, 부산지하철 부산역 7번 출구   
■맛집 : 부산삼진어묵 베이커리(051-412-5468)에서는 3대에 걸쳐 한결같은 맛을 지키고 있는 삼진어묵 기념관이다. 1층 어묵 베이커리는 수제어묵, 어묵고로케, 어묵튀김 등을 판매하고 2층에서는 피자어묵, 성형어묵을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장을 운영한다. 
■문의 : 이바구공작소 051-440-4065, 동구청 051-466-7191, 부산역관광안내소 051-441-6565


 

글· 사진_ 여행작가 임운석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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