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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에서 무지까지, 라이프스타일이 뜬다 유행보다 자기만족 찾는 라이프스타일 소비 전 세계 확산
  • 이정석 기자
  • 승인 2018.04.3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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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대표 사례로 주목 받는 이케아와 무지(MUJI, 무인양품).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두 브랜드의 인기가 뜨겁다. 2014년 국내 1호점 광명점을 오픈한 이케아는 지난해 10월 2호점인 고양점까지 오픈하며 연매출 기준 국내 가구업계 3위 수준으로 올라섰다. 지난 2004년 국내 진출한 무지는 2012년까지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최근 몇 년간 급격히 성장,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고 전년 대비 2배수준의 영업이익률을 올렸다. 

이들이 판매하는 것은 단순히 제품이 아니다. 이케아는 ‘스웨덴’으로 대표되는 북유럽식 라이프스타일을, 무지는 일본 특유의 ‘無’의 정서를 담은 미니멀리즘 라이프스타일을 판매한다. 두 브랜드 다 수많은 제품을 취급하지만 모두가 그들의 정체성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 있다.

이케아가 지난 2014년에야 국내에 진출한 것, 무지가 진출 8년이 지난 2012년 이후에야 적자를 벗어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 2010년대 들어서면서 우리나라도 라이프스타일 중심의 소비문화가 형성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생존을 위해 돈을 버는 절대 빈곤의 시대를 극복한 후 외형적으로 고급과 유행을 쫓던 산업화 시대를 거쳐 지금은 1인당 GDP 3만불을 바라보는 시대. 전 세계적으로 1인당 GDP 3만불 시대에 접어들면 과시욕보다 스스로 느끼는 삶의 질 향상의 니즈가 커지고 인테리어 시장이 성장한다고 본다. 인테리어는 외부에 보여지는 모습이 아니라 내 개인적인 공간에 대한 투자라는 점에서 자기만족적 성향이 강한 라이프스타일형 소비를 대표하는 분야. 무작정 유행을 쫓기보다는 내가 원하고 내게 맞는 라이프스타일형 소비가 확산되는 신호다. 

이 때문에 라이프스타일이 인테리어, 생활용품을 중요하게 여기는 트렌드로 인식하기 쉽지만 오해다. 본래 라이프스타일이란 사회학적으로 인생관, 가치관이 반영된 다양한 생활양식, 행동양식, 사고방식 등 모든 면을 아울러 나타내는 말이다.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개개인의 니즈는 차별화·다양화되고 단순히 싸거나 좋은 제품이 아니라 자신의 내적 욕구를 채워주는 나만의 ‘가치소비’를 지향한다. 소비의 역할 또한 이를 통해 과시와 생활을 유지하는 수단으로서의 역할을 넘어 개성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확대된다.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잡은 라이프스타일

라이프스타일 소비의 확산은 최근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트렌드다. 지난 2010년을 전후한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장기화된 경기 침체, 과도한 경쟁에 지친 소비자들이 나만의 가치를 실현하는데 주목하기 시작했다. 인터넷과 이커머스의 발달도 주 원인이다.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유사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브랜드를 소비함으로써 온·오프라인에 범람하는 정보들 속에서 상품을 선택하는 수고를 줄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특정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평생 고객이자 팬이 되고 라이프스타일 소비 경향이 점차 심화되는 것이다. SNS의 발달 또한 나와 유사한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이들과의 교류와 유대를 활성화한다는 점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라이프스타일 소비의 확산은 명품 브랜드의 글로벌 부진에서도 감지된다. 페라가모는 지난해에 전년 대비 소폭 매출 감소와 함께 순이익은 42%나 줄었으며, 아르마니도 지난 2016년 매출이 전년 대비 5% 줄어들면서 지난해 7개 디자인 라인을 3개로 줄이는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페라가모를 비롯해 랄프 로렌, 보석 브랜드 티파니 앤 코의 CEO는 실적 부진으로 퇴진했다. 불경기와 라이프스타일 소비의 확산 속에 대중화와 고급화, 온라인 시장 확대를 두고 갈팡질팡한 것이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반면 실용 소비와 함께 부상한 SPA 브랜드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들은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지난 15일 발표한 ‘글로벌 메가시티 히트상품 패션’보고서에 따르면 뉴욕·밀라노·도쿄·방콕 등 세계 유명 도시에서는 글로벌 중저가 SPA 브랜드와 함께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반영한 아이템들이 성공을 거뒀다. 건강과 실용주의가 반영된 애슬레저(운동복+일상복) 등이 유행하는 한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셀럽, 인플루언서에서 원하는 정보를 얻는 소비자들의 수요에 따라 미니멀리즘·유니크·에스틱·비건 등 독특한 개성과 아이덴티티를 갖춘 브랜드들이 경쟁력을 보였다. 

웰빙부터 휘게까지 라이프스타일의 세계

지금은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문화 자체가 하나의 트렌드인 시대다. 그 중에서도 최근 특히 주목 받는 라이프스타일은 여유와 일상적 행복을 추구하는 문화다.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와 여유로운 삶을 뜻하는 ‘휘게(Hygge)’, 친구들과 편하게 식사를 즐기는 소박한 삶을 의미하는 ‘킨포크(Kinfork)’, 많지도 적지도 않은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라곰(Lagom)’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미니멀하고 실용적인 북유럽풍 인테리어의 유행을 이어 북유럽 특유의 소박한 일상 중심의 문화와 가치관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전의 소비 트렌드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가치관과 스타일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여유를 강조하는 키워드들이 특히 주목 받고 있지만 기존 라이프스타일도 여전히 유효하다. 대표적인 경우가 웰빙이다. 웰빙은 지난 2000년대 중·후반, IMF 극복 후 경제적 안정 속에 ‘삶의 질’에 대한 니즈가 부상하며 유행했던 라이프스타일로 운동과 유기농 등 건강을 추구하는 특성을 보인다. 친환경 유기농 브랜드 초록마을은 지난해는 매출은 다소 주춤했지만 지난 2015년에 매출액이 3년전 대비 72% 증가할 정도로 최근까지 성장을 계속했다. 의자 브랜드로 유명한 듀오백의 경우 지난 2014년부터 체험형 웰빙·헬스케어 전문 매장인 ‘리얼컴포트’를 속속 오픈하며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사업 확장을 하고 있다. 

라이프스타일의 다양화 추세를 전략적으로 반영하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그 동안 소비 패턴을 중심으로 세분화된 상품을 내놓았던 카드 업계에서는 이를 라이프스타일 콘셉트로 재편하는 모습이다. 롯데카드가 이달 출시한 ‘I’m’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이 카드는 고객들의 소비생활에서 ‘나다움’을 가장 잘 나타내는 고객 소비가치와 경험을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해 라이프 스타일 유형으로 재분류하고 맞춤형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I’m WONDERFUL’ ▲I’m HEARTFUL ▲I’m CHEERFUL ▲I’m JOYFUL ▲I’m GREAT 등 4종을 출시했으며 상반기 내 1종을 추가 출시할 계획이다.      
 

이정석 기자  barajigi@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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