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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때문에 ‘웃고 우는’ 유통가최악의 미세먼지에 유통업계 ‘반짝 특수’…여행·레저 관련 상품은 매출 ‘뚝’
  • 김미림 기자
  • 승인 2018.04.30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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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가 소비 지형을 바꿔놓고 있다. 작게는 일회성 소모품부터 크게는 가전제품까지 미세먼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것. 미세먼지로부터 피부를 보호할 수 있는 ‘안티폴루션’ 화장품이 인기를 끌고 있고 공기청정기를 비롯해 의류건조기, 스타일가전 등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또한 미세먼지 때문에 외출을 자제하면서 근거리 쇼핑인 편의점과 온라인몰의 매출은 매출이 늘어난 반면, 봄을 맞아 특수를 기대했던 국내 여행·레저 업종이나 전통시장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져 울상을 짓고 있다. 미세먼지가 바꾼 우리네 일상을 들여다봤다. 
 
미세먼지 공습…유통업계는 ‘특수’

언제부턴가 미세먼지를 막는 마스크는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됐고 공기청정기는 이제 가정 내 필수 아이템이 됐다. 계절을 가리지 않고 기승을 부리는 미세먼지가 우리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심각한 고농도 미세먼지로 인해 근거리 쇼핑과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가 미세먼지가 심했던 지난 3월24일부터 26일까지 전주 대비 판매 데이터를 분석해 본 결과 미세먼지 관련 상품 뿐만 아니라 필수 먹거리 매출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GS25에서는 해당기간 동안 마스크 914.5%, 렌즈세정액 29.1%, 답답한 목을 시원하게 해주는 ‘목캔디’나 ‘호올스’ 등 민트캔디 26.4%, 물티슈 24.8% 등 미세먼지 관련 상품 매출이 증가했다. 미세먼지 관련 상품과 함께 생활필수품 매출도 늘었다. 식사대용으로 즐겨 찾는 식빵, 사과, 바나나는 각 273.6%, 119.6%, 62.5%로 폭발적인 매출 증가를 기록했고 생수 27.6%, 양곡(쌀) 24.1%, 계란 22.7%, 흰우유 17.8% 등도 매출이 늘었다. 

GS25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특별한 이벤트나 행사 없이 전주 대비 20~30% 매출 증가를 기록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라며 “심각한 미세먼지로 인해 외부 활동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주말동안 집과 가까운 편의점을 이용하거나 주중 출퇴근 길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쇼핑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온라인몰들의 매출도 ‘미세먼지 특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급등했다. 지난달 23일부터 25일까지 G마켓의 미세먼지 관련 상품은 전주 대비 황사마스크는 699%, 공기청정기는 233%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의류건조기(675%)와 스타일러(362%), 자동차용 공기청정기(240%) 등도 매출 호조세를 보였다.

온라인쇼핑몰 GS프레시 역시 미세먼지로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지난 3월24일부터 26일까지의 전체 주문금액이 전주 대비 74.8% 증가했다. 세부 카테고리는 마스크 1376.4%, 우유 81.4%, 생수 78.4%, 삼겹살 77.2%, 계란 57.6%, 베이커리 51.4%, 두부 49.6%, 쌀 37.9%, 청소용품 32.8% 등 필수품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미세먼지로 인해 외부 활동을 자제하면서 집에서 필요한 품목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면서 “온라인쇼핑을 통한 제품 구매가 앞으로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TV홈쇼핑들은 황사마스크와 공기청정기 판매 방송을 긴급 편성했다. CJ오쇼핑은 지난달 26일 정규 방송 사이 자투리 시간에 끼워 넣는 방식으로 황사마스크 방송을 긴급 편성했다. 60개가 들어 있는 4만3800원짜리 ‘락앤락 퓨어돔 황사마스크’는 9분 만에 약 1300세트가 팔려 매진됐다. 

롯데홈쇼핑도 지난달 27일 웰킵스 마스크 판매방송을 진행했다. 그 결과 2000세트가 방송시작 14분 만에 매진됐다고 전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방송 전 선주문으로 1만8000세트를 판매, 남은 2000세트 물량도 방송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팔렸다”며 “미세먼지와 황사가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마스크, 공기청정기 등의 판매를 긴급 편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전제품, 미세먼지 덕 봤다 

불청객 ‘미세먼지’지만 가전업계에는 든든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공기청정기, 청소기 등 직접 특수를 누리는 제품뿐만 아니라 의류건조기, 스타일가전까지 최근 몇 년 새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옥션에 따르면 공기청정기, 의류건조기 등 미세먼지 특수를 누린 이른바 ‘미세가전’의 지난해 판매량이 3년새 5배(390%) 가까이 급증했다. 이는 같은 기간 대형가전(20%)과 계절가전(143%)의 증가 폭을 크게 웃도는 수치이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의류건조기가 3년새 11배(1070%)나 치솟았고 세탁 없이도 살균, 구김 등의 기능으로 옷맵시를 살려주는 스타일가전도 7배(632%)나 증가했다. 청소기도 대부분 늘었다. 로봇청소기는 판매량이 2배(108%) 이상 급증했고 스팀·침구청소기는 46% 신장했다. 미세먼지의 직접 특수를 누리는 공기청정기 역시 2배(96%) 가까이 신장했다. 

올 들어 미세먼지가 더욱 기승을 부리면서 최근에도 관련 제품 대부분이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최근 한 달(2/26~3/25) 기준으로 의류건조기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배(294%) 가까이 판매가 증가했고 스타일가전은 64% 늘었다. 공기청정기와 로봇청소기도 같은 기간 각각 80%, 28%씩 증가했다.

김충일 옥션 디지털실 실장은 “사시사철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가전업계의 지형을 바꾸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한철 가전으로 분류되던 공기청정기, 의류건조기 등이 이제는 대표적인 필수가전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가전 업체들은 맞춤형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대폭 강화된 청정 기능과 함께 분리·결합이 가능한 ‘모듈형 큐브 디자인’을 적용한 ‘삼성 큐브’를 공개했다. 낮에는 넓은 거실에서 2개의 제품을 결합해 대용량으로 사용하고 밤에는 분리해 안방과 자녀방에서 나눠서 개별로 사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B2B 시장을 겨냥한 벽걸이형 공기청정기 ‘블루스카이 4000’도 출시했다. 

인석진 삼성전자 상무는 “실내 공기 관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정 뿐만 아니라 학교·공공기관·기업 등에서 공기청정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시장 요구에 맞춘 혁신 제품을 지속해서 선보여 B2B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대용량 공기청정기 ‘퓨리케어’를 출시했다. 공기 청정 면적을 크게 늘려 대형 공간을 포함한 다양한 장소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에어컨 모델에 공기 청정 기능을 추가로 탑재하는 등 미세가전 수요에 대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미세먼지로 인해 바깥에서 빨래를 말리는 대신 건조기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의류건조기’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조기 시장은 지난해 60만대 판매를 기록한 뒤 올해 100만대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14㎏의 대용량 건조기 ‘삼성 건조기 그랑데’를 선보였다. 규모가 큰 세탁물을 한 번에 건조하기 어렵다는 소비자의 불편사항을 반영한 것으로 하이브리드 히트펌프 기술이 적용돼 초반에 히터로 최적 온도에 빠르게 도달시킨 뒤 인버터 히트펌프로 건조한다는 설명이다. 

건조기에 이은 스타일가전 제품도 새로운 ‘미세가전’으로 주목받고 있다. 스타일가전은 옷장처럼 내부에 옷을 걸어두면 스팀과 진동을 가해 옷에 밴 미세먼지와 생활먼지, 냄새 등을 제거해 주는 제품이다.  

LG전자는 지난 2011년 의류관리기 ‘트롬 스타일러’를 업계 최초로 선보이며 시장을 개척했다. 지난해 4월 국내 누적 판매량 10만대를 돌파한 후, 올해 1월 누적 판매량이 20만대에 이르고 있다. 

이외 중견 가전업체들의 시장 공략도 발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대우전자는 가성비를 강조한 ‘클라쎄’ 공기청정기와 건조기 신제품을 내놨고 SK매직 또한 ‘스마트모션 공기청정기’ 출시와 함께 건조기 렌탈 서비스 시장에 진입했다. 또한 코웨이를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스타일가전 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기청정기와 같은 미세 가전은 이제 한철 수요가 아니라 사계절·24시간 내내 가동하는 필수 가전으로 자리 잡았다”면서 “미세먼지의 공포가 커지면서 방마다 1대씩 공기청정기를 구비하는 등 소비자 수요도 눈에 띄게 급성장하는 중”라고 설명했다. 

안티폴루션 화장품 시장 급성장

‘안티폴루션(Anti-pollution)’ 화장품 시장도 커지는 추세다. 피부 깊숙한 곳에 침투한 미세먼지가 피부 노화를 앞당기고 피부에 염증 반응을 일으켜 피부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미세먼지로부터 피부를 보호할 수 있는 제품을 찾는 손길이 늘고 있는 것.

이에 뷰티업체들은 미세먼지를 제거해주는 클렌저 제품 외에도 스킨케어나 화장 단계에서 미세먼지 흡착을 방지해주는 팩트나 선케어 제품도 활발하게 선보이고 있다. 

풀무원건강생활의 방문판매 브랜드 풀무원로하스는 미세먼지 이중 차단 메커니즘을 적용한 ‘이씰린 피니쉬 커버 팩트’를 선보였다. 임상 테스트를 통해 97.1%의 미세먼지 흡착 방지 효과를 입증한 이 제품은 이소플라본 복합물, 모이스처 복합물, 해초류 복합물 성분이 함유된 쓰리 콤플렉스(3-Complex) 성분과 연꽃 복합물 성분이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설명이다.

코리아나화장품 라비다가 새롭게 선보인 데일리 선크림 ‘라비다 선 솔루션 데일리 모이스트 프로텍션 IRF20 SPF36 PA+++’은 미세먼지 차단 효과를 외부 임상을 통해 입증한 선크림이다. 미세먼지 속 중금속만을 선별적으로 골라내 제거해 주는 알테로모나스 발효 성분이 방어막을 형성해 미세먼지를 튕겨내며 끈적이지 않는 특화된 제형으로 미세먼지가 피부에 달라붙지 않도록 보호해주는 제품이다.

리더스코스메틱이 출시한 ‘인솔루션 안티-더스트 마그넷 마스크’는 미세먼지 흡착 임상 원단을 사용한 미세먼지 토탈 케어 마스크 제품이다. 미세먼지와 황사 등을 효과적으로 제거, 빠르게 피부를 진정시켜 주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세먼지가 피부 깊숙한 곳까지 침투하게 되면 피부 염증이나 노화를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외출 시 피부가 직접 닿지 않도록 자외선차단제, 팩트 등을 활용하고 클렌징오일 등의 클렌저로 꼼꼼하게 세안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때 임상시험 등을 통해 미세먼지 흡착을 방지하고 세정 효과를 인정받은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 ‘나쁨’에 전통시장 매출도 ‘나쁨’

물론 미세먼지가 반갑지 않은 업체도 있다. 봄철 특수를 기대했던 국내 여행·레저 업종들은 미세먼지 때문에 울상이다. 

위메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야외 나들이 인구가 크게 늘어나는 시기인데도 봄꽃 여행 상품 매출은 13% 감소했다. 국내 여행 전체 매출 역시 7%가량 줄었다. 미세먼지를 피해 실내 활동을 즐길 수 있는 키즈카페 매출이 18% 늘어난 것과 대조된다. 특히 밖에서 장사를 해야 하는 전통시장 상인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단거리 이동에도 마스크를 찾는 소비자들이 야외활동을 꺼려하는 성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부에 미세먼지로 인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상인들도 있다. 

한 전통시장의 상인은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손님이 지나다니질 않아 매출이 3분의 1로 줄었다”면서 “가뜩이나 찾는 사람이 없어 힘든데 정말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김미림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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