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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관광산업 길 찾아라외국인 관광객 발길 줄고 지갑 닫혀…유통업계도 타격 ‘한숨만’
  • 김미림 기자
  • 승인 2018.03.29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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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관광산업에 먹구름이 짙다. 최근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줄고 지갑까지 닫힌 것. 방문지역도 서울과제주지역으로 편중되는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관광산업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는 유통업계도 외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특히 매출의 절대부분을 중국인 관광객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면세점, 특히 서울 시내면세점은 한반도 사드배치에 반발한 중국 금한령의 여파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한·중 관계 회복을계기로 중국인 관광객이 돌아오더라도 국내 관광산업이 당면한 과제를 되짚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 관광산업의 허약한 민낯
서비스 산업인 관광산업은 유통과 숙박, 교통, 무역 등 다양한 산업과 유기적으로 결합해 여러 형태의 부가가치를 발생한다. 이 때문에 ‘황금알을 낳은 거위’, ‘굴뚝 없는 황금 산업’이라 불린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국내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줄면서 내수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 2016년 대비 22.7% 감소한 1334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중국 정부의 한국여행금지 조치와 북한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 등 복합위기의 여파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해 금한령이 내려졌던 중국의 경우, 방한객 수가 전년대비 48.3%나 급감한 417만여명에 그쳤다. 동남아시아 국가입국객 중 중국 크루즈선 근무 승무원 비율이 높은 인도(-37.0%), 인도네시아(-21.9%), 필리핀(-19.4%)의 경우도 사드의 직접적인 피해를 입어 방한객 수가 감소했다.

아울러 작년초 증가세로 출발했던 일본(0.6%)과 미국(0.3%), 캐나다(0.3%), 영국(-6.7%), 독일(-0.4%) 등은 북한 미사일 발사에 따른 안전 이슈로 인해 지난해 5월 이후 감소세를 보이며 연간방한객 기준 전년대비 보합 또는 일부 감소했다.  이로인해 전체 외국인 관광객 수도 22.7% 줄어든 1333만5758명에 그쳤다. 관광수지 적자도 역대 최대 수준인 137억4920만달러(약 14조6300억원)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6년 외국인 관광객은 1724만여명으로 사상 최대 규모와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관광업계에 순풍이 불었다”며 “그러나 지난해부터는 사드갈등 등으로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소비패턴이 급변하면서 국내 관광산업의 허약한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인 관광객 수 뿐만 아니라 이들이 국내에서 쓰는 돈도 줄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현주소와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 1인당 지출액은 지난 2014년 1247달러에서 2015년 1141달러, 2016년 991달러로 2년 연속 하락했다. 지난해 1~8월까지 1인당 지출액도 전년동기 1010달러보다 감소한 998달러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지 쏠림현상도 대두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지역 중에서 서울, 제주지역 비중은 지난 2011년 89.9%였으나 2016년에는 98.2%로 증가했다. 이에 반해 지역방문율 3위 경기와 4위 부산은 외국인들의 발길이 뜸해졌다. 경기지역은 2011년 23.8%에서 2016년 13.1%로 감소했고, 부산지역도 2011년 14.1%에서 2016년 10.4%로 낮아진 것.

이훈 한양대 교수는 “중국인 관광객의 가변성과 북핵을 둘러싼 안보위기 등으로 관광업계도 변화와 혁신의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면서 “국내 관광산업에 어려움을 주는 외부 상황은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으므로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대비하면서도 시장 다변화 등의 체질개선 노력이 계속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관광객 감소로 유통·호텔업계 ‘울상’
한편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국내 유통업계와 호텔 등 관련 업종의 수익성도 일제히 내리막을 타고 있다.
윤호중 의원실이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2017년 면세점 지점별 매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액은 14조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20% 성장했다. 이는 중국인 전체 관광객은 급감했지만 보따리상으로 불리는 ‘따이공’들의 구매물량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치열한 유치경쟁으로 업체들의 수익성은 악화됐다.

롯데면세점의 지난해 1~3분기 매출액은 3조989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3% 감소했으며 이 기간 영업이익은 87.8% 급감한350억원이었다. 이에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면세점 일부 매장 철수를 결정하는 등 수익성 개선에 나섰다.

신라면세점도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2조6678억원, 영업이익 43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6.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1% 감소했다.

호텔업계도 고전하긴 마찬가지였다. 롯데호텔은 작년 1~3분기 지난해보다 4.4% 줄어든 5064억원, 영업적자도 2배 수준으로불어난 94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조선호텔도 전년 동기 대비 18%가량 줄어든 4527억원, 분기순손실은 2배가량늘어난 194억원의 기록했다. 하나투어의 센터마크호텔 역시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41% 줄어든 39억원에그쳤다. 객실 점유율도 82.6%에서 78.6%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하나투어의 마크호텔도 160억원 매출에 47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2월 춘절이나 평창동계올림픽도 큰 호재로 작용하지 못했다”며 “중국의 사드 경제보복이 단시일 내에는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현실로 굳어져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관광산업 저변확대 하려면…

이처럼 관광산업의 위기가 다른 산업으로까지 여파가 퍼지면서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각 기관들의 노력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4일간 해외 여행업자 및 언론인 90명이 참가한 가운데 ‘2018 한국테마관광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전통시장·공연·이벤트 등 7개 한국 테마관광 해외 상품화와 홍보를 위해 마련됐으며 일본·중국·대만 등 방한 주력시장 및 태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성장시장 6개국에서 90여명의 여행업자와 언론인이한국을 찾았다.

참석자들은 서울과 수원·전주·단양·광주 등 전국을 방문해 한국의 대표적 테마관광 콘텐츠를 체험하고 자국에서의 관광상품화를 모색했다. 전주남부시장, 광주 1913송정역시장 등 지방 전통시장과 대학로 공연, 단양 패러글라이딩 등 문화·스포츠 콘텐츠 뿐 아니라 수원 전통주 갤러리, 서울 설화수 플래그샵 등 이색적인 테마 상품들을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울 마포구(구청장 박홍섭)는 세계 4위의 인구 대국 인도네시아를 ‘포스트 차이나’로 주목하고 인도네시아 사람들을 마포구로 유치하기 위한 전략모색에 나섰다.

마포구는 지난 13일 스탠포드 호텔에서 ‘관광시장 다변화를 위한 신규시장 니즈 파악 및 관광활성화 방안 모색’을 주제로민·관과 함께하는 ‘제20회 마포관광포럼’을 개최하고 민·민과 민·관간에 교류 협력 증진과 더불어 마포구 관광 활성화방안을 모색했다.

무엇보다 국내 관광산업의 저변확대를 위해서는 ▲동남아·인도 비자제도 완화 ▲1인 관광통역사 등록기준 완화 ▲지역관광콘텐츠 개발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동남아 국가와 인도 관광객에 대한 비자제도와 관련해 일본에서는 지난 2014년부터 인도네시아 관광객이 전자여권을 사전등록하면 비자를 면제토록 했다. 대만도 지난해 11월부터 필리핀 관광객에 대한 비자면제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와 같이 태국·말레이시아 대상으로 적용하고 있는 비자면제를 인도네시아·필리핀 등 다른 동남아국가로 확대 적용해야 하고 떠오르는 시장인 인도에 대해선 단체관광 비자신설을 검토해야 된다는 설명이다.

관광통역안내사(가이드)의 등록요건 완화도 주장도 제기됐다. 국내에서 관광통역안내사를 하려면 국가자격증이 필수다. 또1인 관광통역안내사가 기업에 속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장에게 일반여행업으로 등록해야 한다. 일반여행업으로 등록하려면 사무실을 보유하고 자본금 2억원이 필요하다. 자본금 기준이 2018년 6월까지 한시적으로 2억원에서 1억원으로 완화되긴 했지만 1인 관광통역안내사가 부담하기에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반면 일본은 내년부터 국가자격증 없이도 관광통역안내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에 대해 대한상의는 “외국인이 우리나라를 올바로 이해하고 좋은 이미지를 갖기 위해서는 외국인을 직접 상대하며 우리문화를 소개하는 관광통역안내사 활동을 활성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랍어·베트남어·태국어 등 특수언어 관광통역안내사는 공급이 부족하고 개별관광객 비중도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1인 관광통역안내사 등록요건을 완화할 필요가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역관광 콘텐츠개발 지원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대한상의는 “편중된 관광지역을 다변화시키기위해서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매력적인 관광명소를 지역별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동남아시아, 중동 관광객 대상으로 스키, 스케이팅 등 동계스포츠 관광상품과 우리나라의 휴전상황이 반영된 철책, 땅굴과 같은 전쟁시설물, DMZ 생태공원 등을 활용한 안보 관광상품 등 독창적인 콘텐츠 발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지역명소를 소개하는 해외방송 프로그램을 제작 지원하는 등의 ‘지역 관광명소 마케팅 지원’ ▲최근 3년 연속줄고 있고 전체 R&D 예산의 0.01%도 안되는 ‘관광산업 R&D 확대’ ▲국가, 지자체 소유 컨벤션센터에 부여하는 재산세, 취득세 비과세 혜택을 민간으로 확대 적용 등 ‘관광산업 세제지원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최규종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관광산업은 ‘굴뚝 없는 공장’이라고 불릴 만큼 무공해 고부가가치 산업이며 해외관광객의 국내소비로 내수시장을 키울 수 있는 중요한 산업”이라며 “우리 관광산업도 새롭고 다양한 관광 콘텐츠 개발 등 외국인이 선호할 만한 여건을 만드는데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림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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