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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한 일상을 달래줄  당신만의 안식처‘나’에게 집중하는 휴식으로 재충전 추구하는 ‘케렌시아’
  • 이정석 기자
  • 승인 2018.02.2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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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케렌시아(Querencia)’가 새로운 소비트렌드로 주목 받고 있다. 김난도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와 연구진이 발간한 ‘트렌드 코리아 2018’에서는 올해 주요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로 ‘케렌시아’를 언급했다. 케렌시아란 스페인어로 피난처, 안식처를 뜻한다. 원 뜻은 투우 경기장에서 투우사와 마지막 결전을 앞두고 투우가 잠시 쉬는 곳이라는 의미로, 최근 바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이 나만의 휴식처를 찾는 현상을 설명하는 단어다. 바쁜 일상과 업무 압박 속에서 피로와 스트레스에 지쳐가는 현대인들이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식으로 케렌시아를 추구하고 있는 것. 특히 청년실업이 장기화되며 고용 불안정이 일상화되고, OECD 회원국 중 최상위권의 노동시간을 기록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케렌시아에 대한 니즈와 관심이 더욱 높아지는 분위기다.   

이미 여가와 휴식의 중요성이 대두된 지는 오래다. 최근 몇 년간 여행 산업은 급격히 성장했고, 바쁜 일상 속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 산업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여름휴가나 명절을 조용히 쉬면서 보내고 싶어 하는 스테이케이션족이 계속해서 늘어날 정도로 휴식에 대한 니즈도 높아졌다. 

이처럼 여가와 휴식의 중요성이 갈수록 강조되면서 관련 행위와 트렌드 역시 구체화되고 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워라벨’, 나만의 특별한 휴식 시간 및 공간을 찾는 케렌시아가 주목 받는 이유가 여기 있다. 업무 뿐만 아니라 직장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생활 속에서 느끼는 관계에 대한 피로감 또한 케렌시아 열풍의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케렌시아가 몸과 마음에 위안을 주는 일반적인 휴게공간을 뜻하는 기존의 어메니티와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은 바로 ‘개인’이다. 어메니티가 단순히 휴식을 위한 공간을 의미한다면 케렌시아는 타인, 사회와는 분리된 오로지 나만의 방해받지 않는 휴식을 의미한다. 회식으로 내 개인 시간을 침해 받고 퇴근 후에도 SNS와 스마트폰으로 직장 상사 및 동료들과 업무 관련 대화를 주고받으며 늘 타인에게 노출되며 타인을 의식해야하는 현대인들. 이러한 상황에서 피곤한 관계를 벗어나 눈치 보지 않고 나만의 시간과 방식을 추구하는 혼밥, 혼술 문화가 유행하는 것처럼 케렌시아 역시 철저하게 개인적인 영역을 추구한다.  

케렌시아의 개념에는 공간, 장소 뿐만 아니라 나에게 집중하며 스스로를 위안할 수 있는 다양한 행위와 시간까지 포함된다. 사전적인 휴식의 개념을 넘어 능동적으로 취미와 창조 활동을 하며 그야말로 직장, 사회라는 전장에 나가기 전 내 컨디션을 재정비하는 모든 방식을 일컫는다. 끊임없이 새로운 발상이 필요하, 스스로를 자극해야하는 현대인들에게 케렌시아는 단순히 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창조적 재충전의 시간인 셈이다. 

 


집·밖에서 만나는 나만의 휴식 공간

 

이러한 개인의 창조적 재충전을 추구하는 케렌시아 문화의 확산은 관련 산업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분야가 홈퍼니싱, 인테리어 업계다. 집은 개인과 휴식을 강조하는 케렌시아를 구현하기에 최적의 장소. 그만큼 관련 제품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다.

침대, 의자의 기능성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가구업계에서는 그동안 병원 등 특수한 곳에서만 볼 수 있었던 전동침대를 가정용 가구 시장에도 선보였다. 각도를 조절해 내게 최적의 수면 자세를 잡아주는 것은 물론 수면 외 다양한 활동을 지원함으로써 침실에서 각종 여가생활까지 할 수 있다. 지난 2016년 모션베드를 출시한 가구업체 일룸은 지난해 말 1년여만에 제품 판매량 1만대를 돌파했다. 일룸이 출시한 모션베드는 등받이는 물론, 발 각도까지 여러 단계로 조절할 수 있으며, 침대에서 편안하게 독서나 TV시청, 노트북 작업도 할 수 있다. 

에몬스에서 선보인 모션베드는 1600개 센서가 실시간으로 수면 질을 측정하고 데이터를 기록해 스마트폰 앱으로 내 건강상태까지 체크할 수 있다. 또한 침대 상부를 세운 상태에서 잠들면 센서가 작동해 자동으로 평평하게 조절된다. 에몬스는 또한 간단한 다과와 티타임을 즐길 수 있는 홈바와 공기청정 기능까지 더한 케렌시아형 소파 제품도 출시해 거실에서 나만의 힐링 타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욕실도 변신하고 있다. 단순히 씻기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사물인터넷 등 최신 기술을 적용해 욕실을 하나의 휴식 공간으로 업그레이드 시켰다. 로얄앤컴퍼니의 ‘스마트 어반 패키지’는 세면기와 샤워기의 수온, 수압, 시간을 미리 설정해 리모컨으로 작동할 수 있다. 집이 아니라도 나만의 휴식 공간을 찾을 수 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수면카페가 대표적이다. 수면카페는 1만원 내외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대다수 업체에서는 음료까지 제공해 점심시간 등을 활용해 부담 없이 나만의 휴식을 즐길 수 있다. 바쁜 업무와 일상으로 잠이 부족한 직장인들에게 특히 인기다. 24시간 운영되는 곳도 있어 야근이나 밤샘 작업 시에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CJ CGV 여의도점은 낮잠족들을 겨냥한 ‘프리미엄 시에스타(Siesta) 서비스’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서비스는 관람객들이 줄어드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평일 낮 시간을 활용해 낮잠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180도까지 각도가 조절되는 리클라이너가 설치된 프리미엄 상영관에서 만원에 낮잠을 즐길 수 있으며 음료와 담요, 슬리퍼도 함께 제공된다.

상품 구매를 넘어 하나의 문화 공간으로 변화한 쇼핑몰과 스토어에도 케렌시아 열풍이 한창이다. 올리브영 강남본점 2층에 마련된 숍인숍 ‘라운드어라운드’는 소파와 테이블 등 가구를 비치하고 자체 브랜드인 라운드어라운드 제품을 함께 배치해 휴식을 즐기며 제품을 체험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 천호점은 ‘키즈&패밀리관’을 리뉴얼하고 유아동브랜드 공간과 함께 가족 단위 고객을 위한 휴식, 체험형 콘텐츠 공간을 구성했다.      

이정석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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