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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4.0시대빅데이터를 활용하라
  • 김정우 기자
  • 승인 2018.02.0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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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과 같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로봇이 고객을 맞이하고, 개인별 취향을 미리 알아서 최적의 제품을 권유하면서, 고객별 1대 1 맞춤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유통업체들이 4차 산업혁명의 파고 속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인공지능 로봇 등 새로운 시스템 도입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결과이다. 유통 4.0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행보이다. 유통 4.0시대의 유통산업 혁신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과 글로벌 플랫폼화 전략을 살펴봤다.

국내 유통 1위인 롯데그룹의 신동빈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변화의 흐름을 빠르게 읽어내고 예상을 뛰어넘는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기업만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통 4.0시대에 대한 그룹 차원의 변화를 주문한 것이다.

신 회장은 “그룹 전반에 디지털 전환을 이뤄서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나가자”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가상현실 등 첨단 ICT 기술을 모든 사업 프로세스에 적용해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신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온라인·모바일 쇼핑 대중화로 고객 이탈과 수익 악화 이중고에 시달리는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최신 ICT로 변화를 꾀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유통 4.0시대로의 변화가 아니면 생존할 수 없다는 절박감이 배어 있다.

편의점 시장의 변화는 오프라인 유통의 절박감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편의점은 백화점 등 여타 오프라인 업태의 지속적인 하락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 사이 눈부신 성장을 보여 왔다. 하지만 올해 최저 임금 인상 이슈가 겹치면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실정이다.

이에 롯데는 무인점포 등 미래형 매장을 실험 중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5월 세계 최초 무인 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선보인데 이어 올해 2호점 준비에 착수한다. 기술 진화 속도에 발맞춰 스마트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유통 4.0시대로 진입을 꾀하는 롯데의 움직임은 국내 유통산업의 현재를 대변하고 있다.

유통 4.0시대는 유통산업에 인공지능, IoT와 같은 4차 산업혁명 기반 기술을 활용해 유통서비스를 고도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유통서비스의 초지능, 초실감, 초연결화가 실현된다. 또 유통 4.0으로 거래비용이 절감되고, 제조사와 고객 간의 정보 비대칭성은 크게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주요 유통 기업들은 유통 4.0시대 진입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통, 로봇·인공지능·빅데이터 ‘결합 박차’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0월 AI 로봇 ‘페퍼’를 선보였다. 이어 12월 말에는 AI 쇼핑가이드 챗봇 ‘로사’도 선보였다. 올해는 그동안 축적한 쇼핑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탑재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롯데백화점은 이들 로봇에게 인공지능 기반의 대화 기능을 지속적으로 추가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로봇 스스로) 경험을 하면 할수록 발전해 나가는 것이 인공지능”이라며 “현재의 말하고 움직이는 것에서 고객과의 대화가 가능하도록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가의 로봇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결합은 빅데이터의 고객별 최적화 활용을 위한 수순이다. AI 로봇 페퍼는 인공지능이 결합되면서 개인의 개별적인 구매성향정보와 함께 패션시장의 유행, 특정 연예인의 스타일까지 고려해 상품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진화가 가능하다는 게 업체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유통이 기업에서 제품이나 서비스를 어떻게 시장이나 고객에게 제공할 것이냐를 고민하는 것이었다”며 “유통의 미래는 이 틀을 허물고 소비자의 일상과 공유하는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통해 소비자들과 새로운 접점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적화된 1대 1서비스로 오프라인 유통의 성장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유통업계가 인공지능을 활용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 경쟁에 각축을 벌이는 배경이다.

AI 쇼핑가이드 챗봇 ‘로사’는 롯데백화점이 운영 중인 엘롯데 웹과 애플리케이션에 탑재돼 백화점 직원처럼 음성이나 문자로 응대하면서 고객에게 최적의 상품을 추천해 줄 수 있다.

현대백화점도 인공지능 활용 쇼핑 도우미인 ‘헤이봇’의 상용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헤이봇에 빅데이터를 적용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이 선보인 채팅형 로봇인 ‘헤이봇’은 주문 확인, 배송 조회, 회원등급 조회, 1대 1 문의하기 등의 기능이 갖춰져 있다.

현대백화점 역시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인공지능 기술을 탑재한 헤이봇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최적의 쇼핑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개발 중에 있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8월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에 AI 기반 통역 기술을 탑재한 ‘쇼핑봇’을 선보이기도 했다.

대형마트도 로봇 활용에 나서고 있다. 아직 매장에서 고객을 응대하는 로봇은 아니지만 주문 제품의 배송에는 로봇의 비중이 커졌다. 이마트가 대표적이다. 이마트는 김포시 고촌읍 이마트몰 김포물류센터에 첨단 로봇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김포물류센터에 들어서면 상품 분류 로봇이 주문 라벨이 붙은 바구니에 정확하게 물품을 모아준다. 분류된 물품은 실핏줄처럼 교차된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이동한다. 공산품과 라면 등 상온 가공품을 취급하는 물류센터 4층 ‘DRY 코너’도 로봇이 활용된다.

이곳에서는 14m 높이 천장까지 21개 층으로 나눠진 ‘셀(재고 창고)’ 사이 10개 통로 공간에 ‘미니로드’라 부르는 크레인 모양의 픽업 로봇이 각 층을 부지런히 움직이며 주문 받은 상품을 컨베이어 벨트로 옮긴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몰 김포물류센터는 첨단의 IT융합 기지”라며 “눈앞에 다가온 4차 산업혁명을 유통 분야에서 가장 실감할 수 있는 최전선”이라고 설명했다.

융합 통해 거래 중개에서 가치 창출로

이처럼 유통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의 발전에 따라 단순한 상품·서비스의 거래 중개가 아니라 생산과 소비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유통 4.0시대로 빠르게 진입 중이다.

유통 4.0시대는 ▲유통 산업 내(온·오프라인 등), 산업간(유통·물류 등) 융합에 따른 업태 간 경계의 붕괴 ▲기술혁신에 따른 가치창출 원천의 근본적 전환(상품·서비스 거래 중개→생산과 소비에 대한 지식·정보) ▲국경간의 장벽이 무의미해짐에 따른 국내외 시장의 통합으로 특징지어 진다. 유통산업은 업태를 초월한 과감한 융합과 변신과 신기술 투자에 기반 한 플랫폼 사업자로의 전환, 전 세계 시장 및 소비자 대상 글로벌 경쟁력 확보로 진화를 꾀하고 있다.

글로벌 유통산업은 이미 ‘온라인 쇼핑의 확산 시대’에서 ‘온·오프라인과 물류가 결합한 새로운 유통의 시대’로 전환 중이다. 중국의 알리바바 마윈 회장은 “순수 전자상거래의 개념은 사라질 것이고 온·오프라인·물류가 결합한 새로운 유통시대로 진입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온라인 쇼핑의 보편화에 따른 쇼루밍의 확산 등 소비행태 변화에 따라 전통적 방식의 업태(백화점·마트 등) 유지만으로는 생존이 불가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쇼루밍은 온·오프라인 가격 비교를 통해 매장에서는 제품을 살펴본 뒤 실제 구매는 온라인 등 다른 채널을 활용하는 소비행위이다.

오프라인 업태의 위기는 온·오프라인 채널 간 통합을 통한 해결 방법을 찾고 있다. 아울러 유통·물류 기능의 융합 등을 통해 상품·서비스 유통방식과 가치창출 방식의 혁신이 추진 중이다. 오프라인 기업은 온라인 채널을, 온라인 기업은 오프라인 채널을 확장하는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가 일반화되고 있는 이유다. 또 운영 효율성 제고와 고객만족도 극대화를 위해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을 통합·운영하는 옴니채널 구축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옴니채널은 온·오프라인 등 다양한 유통채널을 구성하는 멀티채널을 넘어서, 온·오프라인 간 이원화된 기획·마케팅 기능과 주문 및 재고관리 등 SCM 기능을 완전히 통합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의 의류 유통업체 유니클로가 온·오프라인 단일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통합 재고관리 체계 운영 중인 것은 옴니채널을 구현한 한 사례로 꼽힌다. 유통과 물류의 융합도 속도를 내고 있다. 가격경쟁의 한계 극복 및 배송서비스를 통한 비교우위 확보를 위해 유통업체들의 자체 물류 시스템 구축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아마존의 경우 지난 2015년 기준 미국 전역에 66개 물류센터, 전 세계 109개 배송센터 운영을 통해 당일 배송 서비스 제공 중이다.

중국의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경우도 물류 자회사를 통해 통합 물류 플랫폼을 구축해 중국 내 당일 배송, 해외 72시간 배송을 실현하고 있다.

국내 유통기업들도 이 같은 흐름에 뒤처지지 않고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백화점·대형마트 등 전통적 유통업이 시장포화 등으로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온라인·모바일 채널의 확대, 옴니채널 구축 및 유통·물류의 융합 등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또 온라인·모바일 전자상거래의 성장과 함께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온라인 채널을 확대 중이다.

옴니채널의 경우 대형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을 통합한 연계서비스를 제공하고 일원화된 간편결제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다. 신세계 그룹은 신세계 백화점,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 계열사 온라인 쇼핑몰을 통합하고 있다.

롯데 그룹의 경우도 온라인에서 미리 주문하고 원하는 매장에서 바로 픽업하는 스마트픽 서비스 실시하고 있다. 유통·물류의 융합도 활발하다. 소셜커머스 업체를 중심으로 물류·배송의 통합과 효율화를 통해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한 사례로 쿠팡은 ‘로켓배송’이라는 자체 물류·배송시스템을 구축해 신속한 배송을 통한 경쟁우위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지식·정보 기반 ‘생산자·소비자’ 연결 플랫폼
전문가들은 인공지능, IoT, 빅데이터, VR/AR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의 발전에 따라 유통산업 가치창출의 원천이 ‘상품·서비스의 거래 중개에서 생산·소비에 대한 지식과 정보’로 전환 중이라고 설명한다.

고객의 소비 행동 예측에 기반 해 자동구매 및 상품추천이 가능한 ‘무노력(Zero-Effort) 쇼핑’으로의 진화도 예상된다. 사물이 유통기능을 수행하는 이른바 ‘Thing 채널’의 등장도 점쳐지고 있다.

이는 매장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현실에 가까운 쇼핑 체험을 제공하는 VR/AR 쇼핑몰이 새로운 유통채널로 부상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3D 프린팅 기술의 발전으로 다품종 소량 주문생산이 활성화돼 유통의 기능이 필요 없어지는 밸류 체인이 구축될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해외 글로벌 유통기업 동향을 보면 이 같은 예상이 가까운 미래의 일반적인 모습일 수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해외 글로벌 유통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 신기술 도입과 대대적 투자를 통해 개인 맞춤형 스마트 쇼핑을 구현하고, 지식·정보에 기반 해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사업자로 변모 중에 있다.무노력 쇼핑만 해도 아마존, 이베이 등을 중심으로 AI, 빅데이터 등에 적극 투자해 ‘인공지능 쇼핑 비서’를 상용화하고 있다.

아마존 인공지능 비서 ‘에코’는 음성으로 원하는 상품의 자동추천 및 주문이 가능하다. 자동차·가전제품 등에 탑재 가능한 범용 플랫폼이기도 하다. 아마존 쇼핑 디바이스 ‘다쉬’의 경우도 기존에 인지된 소비패턴을 바탕으로 버튼만 누르면 해당상품을 자동주문·배송이 이뤄진다.

이베이 쇼핑비서 ‘숍봇’은 페이스북 채팅창에 구매 관련 문의를 하면 쇼핑비서가 개인 맞춤형 상품을 추천한다.
국내 유통 기업들도 이 같은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IBM 왓슨을 이용한 지능형 쇼핑 어드바이저(챗봇) 시스템 도입했다. 분당점 식품매장에는 카트나 장바구니 없이 지정된 단말기를 들고 구매 상품의 바코드만 찍으면 집으로 자동 배송하는 ‘스마트 쇼퍼’ 서비스도 도입돼 운영 중이다.

 CJ홈쇼핑의 경우는 고객의 성별·나이·지역·구매단가·구매성향 등을 빅 데이터 기술을 통해 분석·관리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일부 매장을 대상으로 VR 환경에서 실제 매장을 둘러보고 구매도 가능한 VR스토어가 문을 열고 1년 넘도록 운영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신기술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한 혁신과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사업모델 전환이 미래 유통산업의 핵심 생존전략”이라고 단언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유통산업의 역할이 B2C 모델에서 C2B 모델(소비자의 니즈를 생산자에 전달)로 확대됨에 따라 소비자·생산자 모두가 사용자가 되는 플랫폼 사업 모델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4차 산업혁명 기술 도입은 글로벌 기업도 아직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민·관협력과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글로벌 유통의 혁신에 능동적 대응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산업부를 중심으로 정부에서 급속히 진화하는 유통업태의 특수성을 반영하고 융합을 촉진할 수 있도록 제도 및 규범체계를 재정비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전자상거래, 온·오프라인 융합, 유통·물류의 융합 등 새로운 환경변화에 적합하게 관련 법령을 정비하는 한편, 개인정보의 보호와 활용간 합리적 균형, 생산·유통·소비과정에서 축적되는 정보의 축적·활용을 위해 빅데이터 관련 제도개선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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