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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겨울, 동심의 나라로 떠나다포천 겨울여행
  • 홍서정 기자
  • 승인 2018.01.03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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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끈뜨끈 아랫목이 그리운 계절이다. 어릴 적 외갓집에 놀러갔을 때가 기억난다. 꽁꽁 언 강에서 썰매를 타며 찬바람에 얼굴이 빨갛게 얼도록 놀았다. 추울수록 더 좋았다. 뜨끈한 아랫목에서 갓 구운 군고구마를 호호 불며 먹으면 세상 최고의 꿀맛이었다. 어른이 되어도 동심은 여전한 법. 얼음썰매 타고 뜨끈한 아랫목에서 알토란같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겨울 포천으로 가자.

동심의 세계가 펼쳐진 산정호수

산정호수는 산속의 커다란 우물을 닮았다. 해발 923m의 명성산이 병풍처럼 에두르고 좌우에는 해발 300m의 망봉산과 망무봉이 들어서 있다. 산정호수란 이름도 ‘산중에 묻혀 있는 우물 같은 호수’라는 뜻. 이름만큼 주변 풍광도 수려하다. 1925년 농수용 저수지로 만들어졌는데 빼어난 주변경관 덕에 1977년 국민 관광지로 지정됐다.
사계절 언제 찾아도 좋지만 겨울 산정호수는 특별한 매력을 가졌다. 하얀 눈이 내려 호수가 설원으로 변하고 한파로 꽁꽁 얼면 호수를 진짜 체험할 차례다. 호수가 꽁꽁 어는 시기는 1년에 40일도 채 안 된다. 이때에 맞춰 1월부터 2월초까지 겨울놀이체험을 할 수 있는 ‘썰매축제’가 열린다. 동심을 자극하는 각종 기발한 놀이기구가 얼음호수위에 등장한다. 축제장 매표소 앞에 서면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호수기차, 얼음썰매, 빙상자전거, 스케이트, 얼음바이크, 얼음낚시 등 얼음위에서 할 수 있는 게 이렇게 많다니. 뒷바퀴 대신 썰매 날을 댄 빙상자전거는 생전 처음 타보는 자전거이다. 얼음위에서 자전거 페달을 굴려 안전하게 가도록 고안됐다. 커다란 고무대야에 매단 세발자전거가 이채롭다. 고무대야에 안전하게 탑승한 아이보다 세발자전거를 타는 아빠가 더 신나 보인다. 아이도 아빠도 만족할 수 있는 놀이기구이다. 2대의 자전거를 하나로 만든 로맨스 자전거는 연인들에게 점령당한지 오래.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산정호수에만 있는 스릴만점의 호수기차와 어린이를 위한 ‘타요기차’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산정호수를 속속들이 돌며 얼음호수의 진면목을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녀노소 모두가 신나게 즐기고 싶다면 겨울 산정호수가 답이다.

뜨끈한 아랫목의 추억, 내촌찜질방

찬바람 쐬며 겨울추위를 즐겼다면 따뜻한 곳에서 언 몸을 녹일 순서다. 내촌 참숯가마는 숯가마를 즐기는 마니아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그만큼 효과를 본 사람들이 많다는 말이다. 숯가마 앞에 작은 구멍을 내어 숯불을 꺼내놓았다. 그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 불을 쬐고 있다. 빨갛게 성난 참숯이 용광로의 시뻘건 쇳물모양 이글이글 타오르는데 이때 발생하는 원적외선 양이 백내장 치료기보다 10배나 높다고 한다. 실제로 불타는 참숯을 보고 있으면 눈이 맑아지고 충혈 된 눈이 씻은 듯 깨끗해지는 것을 체험할 수 있다.
내촌 참숯가마는 검탄을 사용하지 않고 백탄을 사용한다. 검탄은 저온에서 구운 탄으로 가스를 빼지 않은 숯이다. 반면 백탄은 1200도 이상의 고온에서 구운 탄으로 인체에 해로운 가스를 산화시킨 숯이다. 참숯가마에서 흘리는 땀은 냄새와 끈적임이 없다. 찜질 후 샤워를 하지 않아도 불쾌하지 않다. 숯을 태우면서 뜨겁게 달궈진 황토가 원적외선을 뿜어내고 이것이 멸균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바깥에서 잠시 쉬는 동안 고구마를 구워먹으며 수다를 떠는 것도 찜질의 재미다. 출출하다면 바비큐장에서 삼겹살을 구워먹어도 좋다.

가마에서 구워낸 숯으로 익혀 육질이 더욱 부드럽다. 참숯가마를 제대로 즐기려면 면양말과 면담요를 준비하자. 면소재가 아닌 수면양말은 고온에서 유독가스를 배출할 수 있으니 절대금물이다. 또한 숯가마에 휴대전화를 가지고 갈 경우 고장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안경도 코팅이 손상될 수 있으니 주의하자. 참숯가마를 이용하는 순서는 저온방에서 몸을 충분히 데운 후 고온방으로 단계를 밟아가는 게 현명하다. 

홍서정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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