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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기회로 만든 사나이박유빈 별난주점 고대안암점 사장
  • 홍서정 기자
  • 승인 2018.01.03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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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처럼 등장해 대박을 터뜨리는 가게들이 있다. 바로 생과일 주스, 대왕카스텔라, 명랑핫도그 등 ‘뜨는 창업 아이템’이 그 예다. 그런데 대부분 이런 가게들은 한 골목에도 유사점포가 우후죽순 들어서며 반짝 인기를 누리다 어느새 자취를 감추곤 한다.

그런 반면에 자신만의 통통 튀는 비결로 추세를 역주행한 가게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013년도를 주름잡던 프랜차이즈형 주점, ‘스몰 비어’를 여전히 운영하고 있는 박유빈 별난주점 고대안암점 사장이 그 주인공.

현재 지점 매출 1위를 자랑하며 고대생들의 추억을 보듬는 장소로 자리매김한 그의 가게는 어쩐지 사라져가는 추세의 스몰비어와는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제 비결은 ‘SNS’이에요

청춘들의 추억 장소를 꼽자면 바로 대학가가 아닐까? 고려대학교 앞에서 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유빈 사장은 한밤중 싹트는 학생들의 우정과 사랑의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저희 가게의 한해는 고대생들과 함께해요. 3월엔 개강 파티, 시험 끝나면 축하파티, 5월엔 고대 축제, 다음 고연전, 일일호프 등등…. 그러면 전 한 학과에 가게를 통째로 내어주거나 단골손님에게는 확실한 안주 서비스, 또 가끔은 술자리를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소소한 이벤트를 여는 방식으로 학생들과 어울리고 있어요. 이제 안암에서 제법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데, 전역한 단골손님들이 찾아와 ‘남아 있어줘 고맙다’하면 그만큼 뿌듯한 게 없어요(웃음).”

학생들에게 ‘잘생긴 사장 형’으로 통한다는 그가 안암에서 장사를 시작한지도 2년. 창업컨설턴트 회사에 다니는 친동생의 권유로 지금의 가게를 인수하게 됐다.

“젊은 나이에 ‘사장’소리 듣는 것이 부럽게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제가 장사를 기쁘게만 시작한 것은 아니에요. 당시 아버지께서 건강이 악화되시고 장남인 제가 집안의 가장이 된 시기였거든요. 게다가 아버지 은퇴자금에 대출까지 끼면서 책임감도 막중했죠. 잘해야만 했는데 스몰비어의 인기가 사라질 시기라 초반에는 매출이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아 고생도 많았어요. 제 나름 한 달정도 가게를 지켜봤고, 손님도 꽤 많아 보여 자신 있게 장사를 시작했지만 막상 실전에 투입되니 생각과 많이 달랐던 거죠. 심지어 옆 골목 스몰비어들은 버티기 어려웠는지 지금은 다 없어졌어요.”

하나 둘씩 사라져가는 점포에 위기감을 느낀 박사장은 서둘러 상권을 분석했다. 진단 결과, 주변 소문난 주점들은 안주 가격이 워낙 저렴해 학생들의 발길이 쏠리고 있었다. 또 술자리를 통해 게임을 하며 친분을 다지는 학생들은 스몰비어의 생맥주보다는 나눠 마실 수 있는 병맥주와 소주를 선호하고 있었다. 더 이상 ‘간단히 한잔’하는 스몰비어 콘셉트로는 어렵다는 생각이 미치자 ‘주점’으로 남기 위해 그는 과감히 ‘스몰’을 버렸다.

박사장은 “가장 먼저 한 일이 안주의 마진을 없앤 것”이라며 “양을 배로 주고 가격을 낮추자 손님들이 더 오랜 시간 머무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스몰비어 이미지 탈피가 시급했는데 비결은 ‘소통’”이라며 휴대폰을 내밀었다.

화면 속 ‘별난주점 고대안암점’ 페이스북 페이지의 팔로워는 1742명. 그는 안암 상인들 중 통틀어 가장 많은 고대생 친구를 보유한 인기 셀럽이다.

“상업용 계정이 다수의 팔로워를 유지한다는 것은 참 어려워요. 홍보용 게시물을 너무 자주 올리면 팔로우를 취소당하거든요(웃음). 주로 가게의 특별한 소식이 있거나 이벤트를 진행할 때 게시물을 올리는데 이때 위트 있는 말,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시물이어야 해요. 일전에는 하이트진로와 협업을 통해 병맥주를 마시면 워너원(아이돌) 브로마이드를 나눠주는 이벤트를 게시한 적이 있는데, 지방에서까지 찾는 전화가 올 정도였어요.”

이벤트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무려 2000개에 달하는 댓글이 달리며 학생들은 게시물 태그를 통해 선후배와 술 약속을 잡았고, 소식은 삽시간 한 학과에서 학교 전체로 퍼져나갔다. 대학가에 SNS 마케팅이 적중한 것이다. 더불어 병맥주 판매량이 생맥주를 뛰어넘으며 고민하던 스몰비어의 꼬리표도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갔다.

지금은 지점 매출 1위를 달성하며 그의 계정도 고대생들의 인기 페이지로 자리매김해 소통을 이어나가고 있지만 이 역시도 하루아침 얻어진 것은 아니었다. 전 주인으로부터 인계받을 때만해도 팔로워는 불과 30명. 초라한 페이지를 살리기 위해 직접 페북 스타에게 운영 방법을 배우는 등 그만의 연구와 노력이 담긴 결과였다. 현재는 본사에서도 직접 찾아와 그에게 자문을 구하며 다른 지점에게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이 밖에도 성공적으로 안암에 정착할 수 있었던 이유는 ‘지역 상인들과의 소통’이다. 안암 상인들의 모임인 ‘상가번영회’를 통해 많은 정보를 공유 받아 적응할 수 있었던 그는 이제는 총무가 돼 정기 모임을 통해 상인들의 고충을 아우르고 있다.

“2018년 16.4%로 역대 최고의 시급 인상을 앞두고 있어 상인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거든요. 저의 경우 이미 지난달 직원들 시급을 500원 인상했더니 인건비 지출이 전달보다 120만원 이상 증가했어요. 그런데 또 당장 새해부터는 여기서 500원을 또 올려야하니…(한숨). 앞으로 소상공인은 가족단위 경영이 필수인 구조에요. 시급이 오른다고 해서 저희가 시세를 당장 반영할 수 없는 것이, 소비심리라는 게 있거든요. 가격을 올리면 분명 소비자는 지갑을 닫을 것. 이에 따라 자영업자 수수료를 낮춰주는 등 저희 번영회는 자영업자들을 위한 대책도 간구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향후 10년 이상 고대생들의 추억을 지키며 앞으로도 함께하는 지역 상인으로 남고 싶다는 박유빈씨. 또 아들을 낳아 고려대학교에 보내고 싶다는 그의 꿈도 꼭 이뤄지는 날까지 멀리서나마 응원한다.     

홍서정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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