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우드 펀딩, 자금조달은 물론 브랜드 알리는 창구로 각광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날아오르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우리는 지난 9월 개봉한 영화 <귀향>을 기억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뼈아픈 한을 담고 있는, 무엇보다 대형 제작사, 투자자도 없이 오롯이 국민의 힘으로 제작된 의미 있는 영화기 때문이다. 실제 <귀향>은 작품성은 뛰어났지만 상업성과 대중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제작에 애를 먹었다. 하지만 7만명의 국민들이 참여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제작비를 조달, 14년 만에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됐다.

영화 <귀향>처럼 문화산업에서 크라우드 펀딩을 활용하는 사례는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통·패션 업계,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 기업들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자금을 조달받거나 브랜드를 알리는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그들의 날갯짓을 들여다봤다.

손실 위험은 있다
크라우드(Crowd)와 자금 조달을 뜻하는 펀딩(Funding)을 조합한 ‘크라우드 펀딩’은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 다수의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을 말한다.

크라우드 펀딩은 형태에 따라 ▲후원형 ▲기부형 ▲대출형 ▲지분투자형(증권형) 네 가지로 나뉜다. 먼저 후원형은 대중의 후원으로 목표 금액을 달성하면 프로젝트가 성공하는 방식으로 앞서 등장한 영화 <귀향>, <연평해전> 등의 경우다. 기부형은 보상을 조건으로 하지 않고 순수한 기부 목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네이버 ‘해피빈’에서 활용되고 있다. 대출형은 개인과 개인 사이에서 이뤄지는 P2P 금융으로 소액 대출을 통해 개인 혹은 개인사업자가 자금을 지원받고 만기에 원금과 이자를 다시 상환해 주는 방식이다. 마지막으로 지분투자형(증권형)은 이윤 창출을 목적으로 비상장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형태다.

국내에는 2011년 후원, 기부 등의 형태로 활용되다 문화산업까지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자금조달은 물론 소비자와 생산자를 잇는 플랫폼으로 까지 활용되고 있다.

먼저 농협은 농식품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7329만원 투자금이 조성했다. 참여 농가, 농산물 판매, 마케팅, 자금조달까지 아울렀다는 평가다. 실제 농협미래농협지원센터는 NH투자증권과 공동으로 크라우드 펀딩 중개업체 와디즈와 손잡고 ‘건강한 먹거리’ 크라우드 펀딩을 1, 2차로 나눠 진행했다. 지난해 4월 1차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했던 12개 농가는 투자목표금액 1750만원의 163%에 달하는 2852만원을 투자받았다. 8월부터 진행된 2차 펀딩에서도 12개의 농가가 전원 100% 자금조달이 이뤄졌다. 실제 786명의 투자자로부터 총 4477만원의 투자금을 조성했다.
이대엽 농협미래농업지원센터 원장은 “농부와 농산물의 진솔하고 소소한 이야기를 엿볼 수 있는 농식품 크라우드 펀딩이 소비자와 생산자를 잇는 새로운 유통채널로 자리매김 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패션업계에서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제작비용을 조성, 제품을 생산하는 구조의 유통경로가 새롭게 자리 잡고 있다.

실제 패션 브랜드 루이까또즈는 이달 21일까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계한희 패션 디자이너와의 협업 에디션을 선보인다. 지난해 9월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된 ‘K-패션 프로젝트 인 파리’의 2018 S/S파리컬렉션 무대에서 처음 공개된 제품으로 토트백 2종과 힙색으로 구성됐다.

LF가 운영하는 슈즈 전문 편집숍 라움에디션은 온라인 신발 주문생산 플랫폼 ‘마이슈즈룸(My Shoes Room)’을 지난해 10월 론칭했다. 마이슈즈룸은 최소 생산수량의 주문건만 생산한다. 이는 생산자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재고의 부담을 줄이고 소비자에게는 특정 브랜드의 한정판 제품을 갖게 된다는 희소성을 추구하겠다는 전략이다.

온라인 큐레이션 플랫폼 ‘하고(HAGO)’는 크라우드 펀딩 방식의 패션사이트다. 실제 하고에서는 생산자가 펀딩 가격과 최소 생산 수량, 펀딩 기간을 정한 후 소비자가 기간 내에 제품 구매를 확정해야 제품 생산 이뤄진다. 자본력이 부족한 생산자에게는 재고 부담 없는 상품 제작 기회를 소비자에게는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을 제공하는 것. 이를 위해 하고는 일반적인 유통경로와 하고의 시스템의 제품 생산 원가를 세세하게 공개하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코넥스 상장에 성공한 기업도 있다. 봉제 의복 제조업체 에스와이제이는 크라우드 펀딩에서 코넥스 상장까지 이룬 국내 최초의 기업이다. 실제 에스와이제이는 지난 2016년 IBK투자증권의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7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후 스타트업 주식 유통시장인 KSM(KRX startup Market)을 거쳐 지난해 5월 코넥스 상장했다. 크라우드 펀딩 투자자들이 거둬들인 투자수익률은 무려 199%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연간 500만원이었던 일반투자자의 크라우드펀딩 투자 한도가 올해부터는 1000만원으로 확대 되는 등 크라우드 펀딩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며 “다만 크라우드 펀딩 투자는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만큼 원금 손실 위험성이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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