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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맛우유에는 ‘바나나’도 ‘우유’도 없다10개중 8개가 ‘무늬만’ 우유…명확한 표시기준 필요해
  • 홍서정 기자
  • 승인 2018.01.02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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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유에 ‘우유’가 단 한방울도 들어있지 않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소비자문제연구소 컨슈머리서치에 따르면 시중에서 판매되는 가공유 60종을 조사한 결과 원유(흰우유)가 전혀 들어있지 않은 제품이 15개(25%)개, 원유 함량이 절반도 못 미치는 제품은 34(56.7%)로 총 81.7%가 ‘무늬만’ 우유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른 소비자들의 원망과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탈지분유도 우유라고 전해라?
컨슈머리서치가 시중에서 판매되는 초코·딸기·커피우유 등 우유나 밀크(milk) 명칭이 들어간 제품 60종을 조사한 결과 단 7종을 제외한 나머지 전체가 원유 함량이 50% 이하인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 초코·딸기·커피맛 등 향에 따라 원유 함량에도 차이를 보였다.

원유 대신 환원유, 환원저지방우유, 혼합탈지분유, 유크림 등이 들어있는 제품들은 사실상 유가공 음료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우유’라고 표기돼 판매될 수 있던 이유는 ‘식품의 기준 및 규격 고시’에 의해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딸기우유나 초코우유를 포함한 가공유는 원유 혹은 유가공품에 특정 물질을 첨가한 것”이라며 “고시가 지정하는 세부 기준을 충족한다면 원유는 물론 유크림 등을 첨가한 제품도 가공유나 유음료 등으로 판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규정이 생기게 된 이유는 지난 2012년 우유 과잉생산으로 원유, 분유 재고 등이 크게 늘어나 농민들이 고통을 호소하자 농림축산식품부가 이를 들어준데 있다. 국산 원유가 남아도는 당시 상황을 감안, 농식품부는 우유와 성분이 유사한 가공유 역시 ‘우유(milk)’로 표기할 수 있다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다만 제품 하단에는 가공유, 유음료 등으로 기준에 따른 분류를 정확히 표시하고 제품 후면부에도 성분 함량을 정확히 표시하도록 권고했다.

우유와 탈지분유의 차이는 수분함량에 있다. 우유에서 지방을 분리해 수분을 제거한 것이 ‘탈지분유’인데 이 과정에서 유지방, 비타민A·B·C·D, 무기질 등의 함량이 신선한 우유에 비해 적거나 거의 사라져 맛이 떨어지게 된다. 여기에 다시 물을 부어 우유와 흡사하게 지방량을 맞추면 ‘환원유’가 된다. 이럴 경우 보관과 운반이 용이해 원유보다 값이 저렴해지며 특히 수입산은 원유에 비해 절반이하의 가격을 띄고 있다.

조사 결과 60개의 제품 중 위와 같은 원산지 표기를 명확하게 한 제품은 44개 뿐이었다. 더욱이 서울우유 바나나우유, PB커피밀크 등 4종을 제외한 나머지 40개는 국산이 아닌 원가가 저렴한 수입산을 사용하고 있었다.

유가공업체 관계자는 “국산 원유는 수입산보다 4배 가량 비싸다”며 “원가 및 칼로리 등을 고려해 최상의 맛의 비율을 만들고자 가공유 제품별 특성에 따라 사용된 것”이라 말했다. 더불어 “회사는 식품표기법을 위반하지 않았으며 우유에서 유래한 성분이 포함돼 우유가 없다고 하기에는 애매하다”고 표명했다.

한편 이번 우유분쟁에 대해 단단히 분노한 소비자들은 ‘이제는 명확한 표시기준이 필요할 때’라는 목소리가 높다. 이는 가공유 표기기준 따른 함량 문제가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과거 유가공업계는 ‘원재료인 진짜 바나나, 딸기가 없어도 바나나·딸기우유라고 표기’해 시정조치 받은 바 있다. 따라서 원재료 및 성분을 명의로 사용하려면 표기법상 14포인트 이상 활자로 반드시 함량을 나타내야하며 합성향료를 사용한 경우 제품명 주위에 반드시 ‘합성 딸기향 첨가’ 또는 ‘합성향료 첨가’ 등을 기재해야 한다. 또한 우유 속에 바나나 과육이 5% 이상일 경우 ‘바나나우유’, 그렇지 않거나 착향료로 향을 낸 우유는 ‘바나나맛우유’로 구분되며 착향료로 맛을 낸 경우에는 그림이나 사진사용이 불가하게 됐다. 이처럼 가공유 표기법은 무슨 맛이 나는지에 대해서 매우 엄격한 편이다. 그런 반면 원유 함량에 대해서는 별도표시를 하지 않아도 아무런 법적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

최현숙 컨슈머리서치 대표는 이번 논란에 대해 “제품명에 따른 오해소지가 있기 마련으로 보다 명확한 표시기준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비자들도 가공유에 표기된 표기사항을 주의 깊게 읽고 구분해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서정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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