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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환 향한 ‘질주’…온라인·홈쇼핑 ‘주목’
  • 김정우 기자
  • 승인 2018.01.02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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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캐럴의 동화 ‘거울나라의 앨리스’에서 붉은 여왕은 앨리스에게 이렇게 말한다. “제자리에 있고 싶으면 죽어라 뛰어야 한다.” 붉은 여왕의 나라에서는 어떤 물체가 움직일 때 주변 세계도 그에 따라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달려야 겨우 한 발 한 발을 앞으로 전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18 한국경제대전망 中)

대한민국의 올해 경제상황도 붉은 여왕의 나라와 비슷하다. 유통업도 ‘끊임없이 달려야 겨우 한 발을 나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마찬가지다. 실질 소득 감소, 가계부채 부담의 증가와 같은 소비여건 악화의 요소들이 올해 유통업계를 둘러싼 대체적인 환경이기 때문이다. 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가 내놓은 2018년 유통업계 키워드는 ‘대전환’을 의미하는 ‘SHIFT’이다. 끊임없이 달려 온 유통업계가 올해도 대대적인 체질 변화를 통해서만이 ‘생존’할 수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소득감소는 올해도 대한민국 유통업계를 둘러싼 환경 중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할 대목이다. 경제학 교과서에서 소득은 크게 근로소득과 자산소득으로 구분한다. 근로소득은 임금에서 결정되는데 일부 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이 경기침체를 보이고 있어 향후 임금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

특히 유통경기와 맞닿아 있는 소비측면에서 볼 때는 처분가능소득이 중요하다. 가계에서 얼마를 쓸 수 있느냐가 처분가능소득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가계 고정비의 증가로 인해 처분가능소득이 정체 내지는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도 뚜렷한 개선방법이 없다는 데에 고민이 있다.

이를테면 만60세까지 정년연장이 제도적으로 마련됐지만 실제 기업체 직원들의 체감 정년은 이것과는 사뭇 다르다. 정규직 경우 기업의 구조조정에 따라 명예퇴직을 종용 받게 되고, 비정규직은 늘상 고용불안에 놓인 상황이다. 한마디로 소득이 늘어날 자리는 보이지 않을 뿐더러 실질소득이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여기에 주택가격은 물론이고 전세가격도 급상승해 중산층의 주거비 부담 확대로 연결되고 있다. 주택을 마련하기 위해 전세보증금을 올려주기 위해 주택담보 대출이 크게 증가했다.

이렇다 보니 가계의 대출규모는 1419조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가계부채비율은 167%로 재무건전성에 심각한 위험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현재 빚의 규모를 감안하면 향후 추가적인 차입을 통해 집 사고 차 사고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는 의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경제를 이끌고 나갈 전 세대에 걸쳐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돼 있다. 현대차 투자증권은 “20대는 취업 고민, 30대는 결혼과 내 집 마련, 40대는 자녀교육, 50대는 고용불안, 60대 이후는 노후불안 등이 만연해 있다”고 현재의 대한민국을 그렸다. 이 같은 자화상은 유통업계에 ‘대전환’이 요구되는 주된 배경이다.

 2018년 유통업 키워드는 ‘SHIFT·대전환’
장기 소비침체, 고령화와 같은 대내외 경제 환경 변화는 유통업계의 패러다임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 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가 2018년 유통업계 키워드로 ‘대전환’을 의미하는 ‘SHIFT’를 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SHIFT는 각각 S(Small Format), H(Hybrid), I(Intelligent Commerce), F(Fun & Experience), T(Technology)의 머리글자를 합친 단어이다.

이니셜의 특징을 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는 이렇게 정의했다. S(스몰 포맷) 1인 가구 증가, 고령화 등으로 근린형 소형매장이 성장할 것이다. H(융합)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융합 매장을 만들어야 한다.

I(정보 상거래) 빅데이터 등 다양한 IT 정보를 이용한 고객 맞춤형 상품 추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한 통합 유통 채널이 필요하다. F(재미와 경험) 오프라인 매장은 이제 단순한 상품 판매가 아니라 고객에게 새로운 재미와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 T(테크놀로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사물인터넷(IoT), 무인결제(SCO) 등 첨단 기술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이마트 유통산업연구소 관계자는 “1~2인 가구·맞벌이 가구 증가, 고령화 심화 등으로 대형포맷의 성장은 정체되는 반면 근린형 소형포맷”이라며 “유통시장이 성숙화 되면서 경쟁 심화로 인해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융합 포맷의 증가가 예상된다”고 풀어서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기존의 직관 의존형에서 빅데이터 분석 기반의 고객 맞춤형 상품 추천 및 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계 등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단순 상품판매 뿐만 아니라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재미와 경험을 제공해야 오프라인 점포의 집객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국내 유통시장의 규모를 330조원 가량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년에 비해 7% 정도 성장을 예상하는 것이다. 소비시장의 전반적인 침체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시장의 급속한 성장이 전체 유통시장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보는 것이다.

올해 소매업에서 온라인 쇼핑 판매액이 차지하는 규모는 2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모바일 채널 성장이 눈에 뛴다. 모바일 채널은 지난 2016년에 이미 PC인터넷 채널 규모를 상회했다. 올해의 성장을 바탕으로 모바일 채널은 내년에 온라인 채널의 70%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다.

반면 백화점, 대형마트와 같은 기존 유통 채널은 올해 성장 정체가 불가피하다. 지난해까지 고속성장을 이어왔던 편의점의 성장도 올해는 정점에서 내려 올 준비를 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 소비 증가와 더불어 홈쇼핑의 재부상도 관심거리이다. 모바일 채널 확대의 결과다. 홈쇼핑사 취급고에서 모바일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이 TV에 육박하고 고마진 TV상품 판매로 수익성이 회복되고 있어서다.

온라인쇼핑 시장, 100조원 시대 ‘육박’
유통전문가들은 올해 소매판매 중 온라인채널의 두드러진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이들은 온라인채널의 판매 비중이 20%를 상회할 것으로 본다. 지난 2013년 10% 비중을 넘어선지 5년 만에 비중으로는 두 배 성장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온라인 시장이 거래액 100조원 시대를 코앞에 두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실제로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 규모는 65조6000억원, 무점포판매업 규모는 52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온라인쇼핑과 무점포판매업의 차이는 TV홈쇼핑과 온오프라인 병행업체 때문에 발생한다. 온라인쇼핑에 TV홈쇼핑을 포함해 산정할 경우 국내 온라인시장 규모는 지난해 78조원에 달했다. 올해도 유통 채널 2위인 수퍼마켓과도 격차를 크게 벌이며 1위 위상을 유지할 전망이다.

2000년대 초반 이후 인터넷이 대중화 된 지 17년이 흐르는 동안 소매업 규모는 두 배 가량의 성장에서 멈췄다. 하지만 온라인쇼핑몰은 20배 넘게 고속 성장해 왔다.

특히 모바일 채널 성장은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 2014년 온라인쇼핑 거래액에서 모바일 채널 판매액이 33% 비중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60%를 넘어설 전망이다. 또 2019년에는 온라인 소비의 70% 이상이 모바일 채널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온라인 채널에 대한 경쟁력을 보유한 업체가 유통 강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나온다.

한편 온라인 시장 성장에서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또 다른 지점은 온라인몰 전용 사업자보다 온오프라인 병행사업자, 그리고 전문몰보다는 종합몰 사업자의 판매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오프라인 유통업자들이 지속적으로 온라인 채널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생기는 현상인 것으로 분석됐다.

손안의 모바일 쇼핑, 홈쇼핑 성장 ‘견인’
올해는 홈쇼핑 업체들의 성장도 기대되는 해다. 무엇보다 홈쇼핑 업체들은 인터넷과 카탈로그 부문의 역성장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부문의 고성장(성장률 20%대)이 전체 취급고 성장률을 견인하고 있어 기대를 키우고 있다. 이른바 T-커머스의 호조로 TV부문도 양호한 성장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또 전반적인 소비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소비패턴 변화에 발 빠른 대응이 주효한 가운데 홈쇼핑 업체들의 적극적인 자체상표(PB)와 단독 상품 등 상품경쟁력 강화가 실적 개선에 일조하고 있다.

모바일 부문의 매출비중 확대로 인한 매출 총이익률의 약화 요인에도 불구하고, 상품 믹스 고도화를 통한 수익성 위주의 사업전략과 판관비 부담을 축소해 영업이익은 취급고 성장률을 상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뒤를 따랐다.
유통업계에서는 온라인 거래에서 모바일 비중이 최근 3년간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한다. 온라인 거래에서 모바일 비중 확대로 홈쇼핑사들은 TV채널 운영에 드는 비용의 절감이 가능해졌다.

구체적으로 TV부문 매출액 감소로 협상 주도권 홈쇼핑업체에게로 이전에 따른 SO수수료 하락, ARS센터 운영비용, 상담원 비용 감소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모바일 거래를 통해 2030 젊은 세대 유입 가능이 커졌다. 또 TV시청률 하락에도 모바일 충성고객 확보로 매출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홈쇼핑은 TV채널 경쟁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선입견이 여전히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홈쇼핑사 취급고에서 모바일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이 TV에 육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모바일과 PC인터넷몰을 합산하면 이미 TV채널 판매액을 넘어선 회사들이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의미다. 즉 홈쇼핑업을 더 이상 TV채널에 국한해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보다는 TV채널 취급고 성장률이 둔화된 자리를 모바일, PC의 온라인 채널이 채우면서 특히 TV채널 상품 판매액을 높여왔다는 사실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과거 TV채널 성장을 중요하게 여긴 이유는 TV채널에서 판매하는 상품의 마진이 어느 채널 못지않게 높아 전사 영업이익을 견인하는 중요한 요인이었기 때문”이라면서 “홈쇼핑사들은 TV채널 수요 감소를 대비해 지난 몇 년 동안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이 채널에 TV채널의 상품을 판매하는 전략을 펼쳐 왔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이런 까닭에 현재 전체 취급고에서 TV채널 취급고 비중보다 TV상품 취급고 비중이 높아졌고, 온라인 채널 내에서 TV채널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절반에 육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온라인채널이 성장하는 것, 채널 내에서 TV채널 상품 비중이 증가하는 것은 최근 소비가 온라인, 특히 모바일을 통해 발생하는 경향이 더 강해지고 있다는 점과 맞물리면서 시너지를 높이고 있다.

홈쇼핑사 전체 소비의 20%가 온라인채널로, 온라인 채널의 60% 이상이 모바일로 이뤄지고 있다. 또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발표하는 판매액 중 상당 부분이 온라인 채널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소비에서 온라인 채널로 이뤄지는 비중은 이 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고마진 품목에 해당하는 TV채널 상품을 온라인 채널로 판매하면 성장뿐 아니라 수익에도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성장에 대한 기대로 나타났다. 방송 송출수수료협상력 측면에서 TV이외의 채널 성장은 홈쇼핑사의 수익 관리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역신장 벗어난 백화점…정체 속 부진 탈출 ‘모색’
올해 성장 업태로 주목받는 온라인 쇼핑과 홈쇼핑은 모두 비대면 무점포판매방식을 기본으로 한다. 이들의 성장은 반대편에 있는 오프라인 유통의 성장 정체와 샴쌍둥이처럼 붙어있다. 전체 소비 볼륨이 커지지 않는 상황에서 유통업계의 맏형인 백화점의 쇠락은 거부할 수 없는 흐름으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신규 백화점 개장 효과 등 내부 경쟁의 새로운 측면이 부각되면서 백화점 업계의 성적은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 같은 측면에서 지난해 부진했던 백화점 채널은 올해 다소 개선될 것이란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증권사들의 전망을 종합해보면 백화점은 지난해 1.1%의 마이너스 성장을 거뒀지만 올해는 다소 개선된 2.6%의 성장이 예상된다. 성장이라고는 하지만 지난해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와 올해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정체라고 표현하는 게 맞다.

무엇보다 백화점 업태는 정부의 규제 강화 등으로 올해 역시 출점 및 영업일수 제한으로 외형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올해 백화점 신규 출점이 사실상 어렵게 될 것이고 이는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성장이 원천봉쇄 당하는 것”이라며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백화점 상위 3개사는 출점 계획을 전혀 세우지 않았다”고 말했다. 백화점의 사이드 출점으로 성장을 어느 정도 담보했던 아울렛 출점도 롯데 2곳 외에는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신규 출점이 멈춘 상황에서 백화점의 올해 성장은 1분기 봄 정기세일의 성적에서 구체적인 윤곽을 가늠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봄 정기세일은 그 해의 성적을 가늠하는 잣대가 돼 왔다.

지난해의 경우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등 빅3의 봄 정기세일 성적은 역신장이었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이 각각 전년 동기에 비해 1.3%, 1.2% 역신장률을 기록했다. 다만 신세계백화점은 11.8%라는 두 자릿수의 성장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의 두 자릿수 성장은 신규 백화점 오픈 효과에 따른 구조적인 성과였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강남점 리뉴얼을 시작으로 김해점, 하남점, 대구점을 개장했고 이 같은 신규프로젝트들의 약진에 힘을 입은 것”이라고 당시 성과를 설명했다. 이는 신규 백화점 출점이 제한된 올해 백화점 업계가 봄부터 성장 흐름을 타기에는 어려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의 반증이다. 다만 백화점 업계는 연말 대목을 앞둔 지난해 11월 매출에 훈풍이 불면서 올해는 최소한 역성장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NH투자증권의 자료를 보면 지난해 11월 백화점 3사의 기존점 성장률은 롯데백화점 4.5%, 현대백화점 5~6%, 신세계백화점 6% 전후로 한 자릿수 중반의 성적을 기록했다. 롯데의 경우 경쟁사 대비 수치가 다소 낮지만, 이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아직 회복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국인 기존점 성장률은 6% 수준으로 분석됐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렇게 백화점의 기존점 성장률이 한 자릿수 중반 수준을 기록한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으로 흔치 않았던 일”이라며 “호실적의 주역은 의류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빅3 백화점들의 주된 매출은 의류에서 나왔다. 의류 중에서도 아동스포츠와 남성복의 성장 폭이 가장 컸고 여성복이 그 뒤를 이었다.

NH투자증권은 롱패딩 열풍, 이른 추위 등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의류 매출이 지난 9월부터 점진적인 회복을 보이고 있었고 의류뿐 아니라 생활·가전, 식품, 럭셔리 등 전 품목 군에서 매출이 일제히 상승한 것을 보면 전반적인 소비심리 상승에 따른 소비개선 효과도 어느 정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백화점의 지난해 하반기 매출이 올해 역성장 탈출의 신호탄을 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출점 포기한 대형마트, 수익성 개선 ‘관건’

올해 대형마트들은 정부의 이른바 ‘갑질 개선’의 사정권에 들어와 있다. ‘을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는 공정거래위원회를 필두로 정부의 규제가 대규모유통법 개정 입법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적용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형마트와 SSM(기업형 수퍼마켓) 뿐만 아니라 복합쇼핑몰, 아울렛 등에 대한 의무 휴업제 도입은 이들 업태의 매출감소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반적인 예상이다. 업계에서는 주말 매출이 평일 매출의 2배 이상이기 때문에 월 2회 일요일 휴무제가 실시된다면 최소 13%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매출 감소는 수익성 측면에서도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외형 감소 폭보다 고정비 부담 증대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 폭이 더욱 크게 나타날 것으로 관측한다. 이들은 유통업체들이 불공정거래를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판매수수료 공개 확대, 인건비 분담, 납품가격 조정, 판매분 매입(소비자에게 판매된 수량만 납품업체로부터 매입한 것으로 처리) 금지 등 판매관리비와 영업외비용 등 비용 증가를 수반해 기존 수익성 대비 둔화될 개연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베스트 투자증권 관계자는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의 여러 포맷이 과거 출점을 통해 성장해 왔다”면서 “현재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가격 공세와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 변화로 인해 앞으로의 성장 동력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제했다.

외부 규제 등의 영향으로 대형마트들의 전반적인 수익성 감소는 불가피 하지만 옥석이 가려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온오프라인 병행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 이마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베스트 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마트는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르면 이마트는 노브랜드라는 PB상품으로 소비자들에게 확고한 이미지를 심어줬다. 이를 통한 기존점 트래픽 증가와 전문점포 출점 가능이라는 측면에서 성공적인 론칭을 했다고 보는 것이다.

신영증권 관계자도 “내년 유통업체들이 최저임금 인상 영향에서 자유롭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마트의 경우) 기존점 매출이 1% 성장하고 부진점 개선 작업을 통해 오프라인 사업 영업이익률은 올해 수준인 5.2%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온라인몰 영업적자가 약 80억원 감소하고 트레이더스 영업이익률이 상승세를 이어가며 영업이익 증가에 기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점포당 매출 하락세…질적 성장 ‘전환’
지난해 국내 편의점 시장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정점을 찍었다. BGF리테일, GS리테일 등 5대 편의점의 공격적인 확장으로 이들 편의점 수는 4만점에 달했다.

정점을 찍은 편의점은 이제 소프트랜딩을 준비하고 있다. 점포당 매출 증대와 같은 질적 성장을 위한 행보에 나선 것이다. 이는 최저 임금 인상이라는 악재로 지난해와 같은 확대일로의 성장에는 제동이 걸린 상황에 대한 대응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편의점의 경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신규 출점 축소로 성장률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3.9%의 성장률을 올해는 10.9%로 전망하는 것이다.

유통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편의점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판관비 부담 확대로 영업이익 증가율 둔화가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7월 최저임금 인상(전년비 16.4%)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늘었고, 이는 매장 직원과 납품업체 종업원 등 많은 인력을 운용하고 있는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전반적인 인건비 증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의 경우 그 동안 공격적 출점이 가능했지만 지난해 3분기 이후 점포 확장에 제동이 걸리면서 외형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며 “편의점 업주들의 수익성 훼손을 보존해줘야 할 필요성 있어 수익성 약화를 피하기 어렵고 당분간 뚜렷한 돌파구 마련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는 호황의 정점에 있었던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 신호가 감지됐다. 점포당 매출 감소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편의점 업계에서 시장 포화와 함께 경영주 수입 감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위험신호는 지난해 9월 실적에서 본격적으로 감지되기 시작했다.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발표 자료를 보면 편의점 업계 상위 3사인 CU, GS25, 세븐일레븐의 점포당 매출액은 -3.3%였다. 연속 6개월째 역신장을 기록했다. 

전년도인 2016년 만해도 편의점 3사의 점포당 매출은 8월 2.7%, 9월 2.5%, 10월 2.2%, 11월 1.9%, 12월 1.4%로 성장세는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하락세가 뚜렷해진 것이다. 물론 이는 점포수 확산 추세와도 관련돼 있다. 지난해 편의점 업계 점포수 신장률은 매월 두 자릿수의 신장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단기간 내 과도한 점포 순증가가 점주들의 수입 감소로 고스란히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점포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점포당 매출액은 산술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관두고 역신장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업체들의 올해 신규 출점 계획은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았지만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가맹점주들의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만큼 공격적인 출점은 힘들 것”이라며 “업체별로 1000개 미만의 신규 출점이 이뤄질 경우 외형성장 지속을 위한 점포당 매출액 회복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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