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다사다난했던 2017년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중국의 사드 보복 등 굵직한 사건과 변화들로 유통업계는 웃음보다 걱정이 많은 한 해를 보내야 했다. 최저임금을 1만원까지 인상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에 따라 2018년 최저임금이 지난해보다 16.4% 오른 7530원으로 결정되면서 인건비와 관련한 고민을 해야 했고 복합쇼핑몰과 아울렛 등에도 의무휴업을 적용하는 방안이 추진되자 복합쇼핑몰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으려던 업체들에게는 긴장감마저 맴돌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해를 가장 뜨겁게 달군 것을 고르라면 ‘가상화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금융 신기술 쯤으로 여겨졌던 비트코인이 전 국민의 입에 오르내리는 데는 불과 석 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
지난 2016년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100만원을 돌파하며 돌풍의 싹을 틔운 비트코인은 지난해 11월26일 1000만원을 돌파하더니 12월8일 2000만원을 넘어섰다. 이와 함께 제2의 비트코인을 꿈꾸는 알트코인들도 등장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가상화폐에 투자하고 있는 모습이다.
대박의 꿈을 이루면 좋으련만 부작용은 상상이상이었다. 얼마 전 가상화폐 채굴기를 다단계 방식으로 판매해 2000억원대 부당이득을 취한 사기사건이 터졌다. 이 사건에는 유명 가수도 연루돼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큰 충격을 안겼다. 또한 가상화폐 거래소 유빗은 두 차례나 해킹당해 결국 파산했다. 이 업체는 첫 해킹 때 수십억원대 피해를 주고도 이름만 바꿔 영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피싱 사이트를 만들어 개인정보와 가상화폐를 빼돌리는 범죄도 등장했다.
특히 네트워크마케팅 업계는 치명타를 입어야 했다. 가상화폐가 다단계판매 방식을 도용하면서 애꿎은 네트워크마케팅 업계가 큰 타격을 입은 것이다. 조합에 등록된 합법적인 네트워크마케팅 업체와는 무관함에도 ‘다단계판매’ 방식이라는 이유로 오해가 만들어진 것. 이에 양 공제조합은 “다단계판매 방식으로 가상화폐를 판매하는 것은 불법으로 조합에 신고하는 등 불법피라미드 업체를 적극 제보해 달라”고 안내문까지 내걸었을 정도였다. 
이처럼 다사다난했던 2017년이 저물고 이제 2018년 무술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 한 해 있었던 힘든 일들, 괴로운 일들은 깨끗이 잊고 새로운 해를 맞이했으면 좋겠다. 아픈 일과 힘든 일을 잊을 수 없지만 그 기억에 사로잡혀 ‘해가 바뀌어도 안되는 건 안돼’하고 새해를 맞는다면 무슨 좋은 일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2018년 경영환경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자성어로 ‘호시우행(虎視牛行)’을 뽑았다. 이 사자성어는 ‘눈은 호랑이처럼 예리하게 유지하면서 행동은 소처럼 부지런한 모습’을 의미한다. 이 말처럼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 변화 속에서도 신중하고 흔들림 없이 대처하겠다는 의지로 새해를 맞이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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