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돈의 랜드스타 성공 창업 _ 치킨 편

치킨은 행복이다
빅데이터 분석업체 다음소프트에 따르면 2011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분석한 SNS 상에 외식과 관련해서 언급된 단어 중 치킨은 1370만4924회로 피자 793만2356회, 삼겹살 171만9997회를 훨씬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분석 자료에서 흥미로운 점은 SNS상 치킨이 언급될 땐 연관어로 ‘행복’이 따라온다는 것이다. 같은 기간 ‘행복하다’, ‘기쁘다’, ‘사랑한다’, ‘즐겁다’ 등 행복 관련 감성어가 무려 73만4397회나 등장했다.

가장 많은 가맹점 확보한 BBQ·BHC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마감 기준으로 국내 치킨 가맹점 수가 가장 많은 치킨 브랜드는 ‘BBQ치킨(1490개)’과 ‘BHC치킨(1395)’이며, 신규 가맹점 수 역시 BHC치킨 236개, BBQ치킨 197개로 이들 업체가 1, 2위를 차지했다.

창업 전, 가맹점 평균 매출은 반드시 확인해야
유명 브랜드일지라도 매장당 평균 매출 또한 높은지 살펴보면 좋다. 매장 당 매출은 의외의 업체가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매출 1위 ‘아웃닭’의 경우 기본 치킨에 감자튀김과 떡, 치즈스틱 등을 푸짐하게 얹어 주는 콘셉트로 입소문을 타 지난 2009년 부산에서 경성대점을 시작으로 총 39개의 지점으로 확대됐으며 최근에는 홍콩에도 가게를 열었다.
3위 ‘삼둥이3마리치킨’은 옛날치킨이라는 기본 콘셉트에 이름 그대로 세 마리에 2만2900원이라는 높은 가성비를 내세웠으며, 7위 ‘60계 치킨’의 경우 닭봉, 닭윙을 8000원대 소량으로 판매하는 1인 가구 공략과 60마리를 튀기면 새기름으로 교체한다는 청결 전략을, 10위 ‘아주커 치킨’ 역시 매일 새기름 청결 전략과 한 마리 반 1만9000원이라는 높은 가성비 전략을 내세워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창업자이야기
원하는 시장에 치킨 전문점이 포화 상태라면 틈새를 공략해야 한다. 사례 하나를 살펴보자. 서울 강서구 마곡역 인근의 경우 LG사이언스파크 및 관련 업체 직원이 입주할 예정인데, 아직 상권이 채 형성되기도 전에 수천명의 임직원이 입주를 마쳤다. 해당 상권 내 콘텐츠가 매우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역 근처에 치킨더비, 치킨사냥, 요품닭 등 3개의 업체가 입점해 경쟁 중이다. 필자는 프랜차이즈 범람 속에서 개인이 직접 요리하고 운영하는 요품닭이 궁금했다. 점주이자 쉐프인 이재욱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2017년 5월말 처음 오픈할 때만 하더라도 근처 다른 치킨 전문점이 전무했습니다. 당시 치킨 매출 중 80% 이상이 후라이드 치킨이었고 주력 메뉴인 요리치킨은 10%도 안 나갔습니다. 근처 치킨전문점이 입점한 지금은 후라이드 치킨이 안나가고 로제비프치킨을 포함한 요리 치킨이 매출의 80% 이상입니다. 솔직히 후라이드 치킨은 근처 새로 생긴 프랜차이즈 치킨 전문점에서 저렴하게 먹을 수 있어 저희 가게에서 사먹을 이유가 없겠죠.”
“저는 애초에 가게를 개점할 때부터 점주가 아닌 ‘쉐프 콘셉트’를 추구해 왔습니다. 간단한 메뉴 하나에도 손님들이 대접받는다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고급지게 음식을 내놓는다는 철학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향후 이곳을 방문하는 고급 수요를 위해 요리치킨으로 콘셉트를 잡고 클래식 치킨을 아예 없앨 생각입니다. 사이드 메뉴로 빵과 샐러드를 추가하고 여성분들이 좋아하는 로제 치즈 떡볶이 등의 신메뉴 개발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치킨 시장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자신이 있습니다. 저는 쉐프이기 때문입니다.”
젊은 쉐프의 열정에 부러움 마저 느껴졌다.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그의 도전에 큰 박수를 보낸다. 인터뷰를 마치고 치킨 한 마리를 포장해서 돌아오는 내내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치킨은 ‘행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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