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섭 서초강산 스토리 푸드트럭 사장

강남역 10번 출구 앞, 노란 트럭은 겨울 한파에도 손님들의 발길로 온기가 식을 줄 모른다. 트럭의 주인은 바로 박광섭 서초강산 스토리 푸드트럭 사장. ‘강남역 핫도그 할아버지’로 더 유명한 그는 지난 여름 SBS TV <백종원의 푸드트럭> 프로그램에 출연 한지 넉달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방영된 프로그램 내용에 따르면 그는 10년간 노점상 인생 끝에 푸드트럭 창업을 선택했다. 하지만 영업 7개월 차, 저조한 매출이 지속되자 푸드트럭을 갱생시켜 주는 프로그램의 문을 두드렸다. 이후 백종원의 솔루션을 통해 반죽, 재료, 복장 등을 수정하고 첫 매진의 기쁨을 맛봤다. 당시 그가 흘린 뜨거운 눈물은 수 많은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리며 아직까지도 네티즌 사이에서 회자 되고 있다.

방송을 통해 이미 뛰어난 입담의 소유자로 익히 알려진 박광섭 사장은 인터뷰 중에도 손님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현장 토크쇼를 방불케 했다. 길거리 불량식품을 선도하는 ‘추억의 뽑기 할아버지’에서 화제의 ‘푸드트럭 사장님’이 된 그의 사연을 들어봤다.

가맹비 없는 프랜차이즈?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터미널에서 아이스케키를 팔던 그는 장사계의 ‘신동’이었다. 장터에서 옷가게를 하던 부모님 밑에서 보고자란 것이 장사라 그는 ‘장사에 대해서는 소질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과일 및 농산품 장사, 노점상, 푸드트럭까지 그의 장사 경력만 총 30년이다.

수완이 좋았던 시절 잠시 사업에 눈을 돌릴 때도 있었다. 그는 “사업한다고 1년 동안 인천공항에 들어간 적이 있었는데 사기를 당해 강남역 길거리로 내몰리게 됐다”고 말했다. 그때부터 그와 강남의 인연이 시작됐다. 사업에 실패한 그는 낙담하지 않고 새로운 장사의 콘셉트를 짰다. 과거 최초의 국산 자동차 추억의 포니를 타고 추억의 먹거리를 파는 노점상을 시작했다. 그 이후 강남 바닥 터줏대감이 된지도 자그마치 10년이 지났을 때 구청에서 푸드트럭 사업을 하자는 제의가 들어왔다.

“솔직히 말하면 내가 불법 영업이었지. 그런데 구청에서 나온 사람들은 우리를 사무적이 아니고 인간적으로 다가 왔어. 그때 내가 민주노련이라고 노점상 상인들 연합의 부지부장 겸 집행부 총무를 맡고 있었는데 조합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구청에서도 우리를 함부로 대하진 못했어. 하지만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구청에서 ‘미래가 불안한 노점상 말고 구청과 함께 합법적 장사를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의를 하더라고. 그 이후로 40~50차례 협의가 더 있었는데 한 19명 정도는 반대를 했고 찬성한 사람들은 나처럼 사업전환해서 지금 장사하고 있어.”

정식적인 영업허가증을 달고 장사하기까지는 총 두 달이 걸렸다. 그는 푸드트럭 장사를 시작하기까지 건강검진과 운전면허증 1종, 보건증 등이 필요했으며 위생교육도 받아야 했다. 초기자본은 총 4000만원으로 식재료 조달과 푸드트럭 준비는 구청의 많은 도움이 있었다. 이와 함께 그는 푸드트럭 장사에 있어서 도로점용허가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트럭 튜닝도 합법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메뉴 선정도 열정적이었다. 최근 핫도그 프랜차이즈가 많이 생긴 것을 포착해 핫도그가 길거리 음식으로도 적합하다고 추측했다. 이후 자기만의 레시피를 개발하기 위해 전국 10여점의 맛을 봤다. 그러나 핫도그 10이면 10이 끝 맛이 느끼했고 박광섭 사장은 느끼한 맛은 살리되 중독적인 맛을 찾기 위해 청양고추와 카레를 택했다. 또 매운맛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도 배려해 수수 핫도그를 개발한 것이 지금의 메뉴이다. 특히 박 사장은 “이전 노점상과는 다르게 합법적 먹거리 장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엄청난 사명감을 느끼고 있다”며 “반죽 외에도 수수 핫도그 소시지에는 밤까지 넣어 건강과 맛까지 고심했다”고 전했다.

방송 출현 이후 손님이 10배로 늘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는 하루 꼬박 12시간을 일하고 있다. 11시에 출근해 1시까지 푸드트럭 오픈 준비를 하며 10시에 마감을 한다. 그리고 집에 귀가해 쉬면 다시 11시, 치우고 준비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 실제 장사를 하는 시간은 총 9시간이다.

한편 인터뷰 내내 연신 ‘창업문제로 나를 찾아오면 도와줄 수 있다’고 말하던 박 사장에게 최근 목표가 생겼다. 그가 <백종원의 푸드트럭>을 통해 도움을 받은 것처럼 영업실패로 낙담하고 있는 사람들이 갱생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는 것.

“요즘 사람들이 나를 많이 찾아와 사업 조언을 좀 하고 있는데 딱한 사람들이 많더라고. 특히 난 베이비 붐 세대로 태어나서 주변에 사업실패를 겪는 사람들을 많이 봐왔는데 정말 안타깝게 생각해. 얼마 전 친구 놈도 전화 왔더라고. 모 업체 죽 프랜차이즈를 차렸다는데 근데 글쎄 가맹비부터 자재, 인테리어 심지어 교육까지 다 돈이야. 순 도둑놈들이지! 그래서 내가 돈 안받고 장사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생각이야.”

그의 계획은 소자본 장사를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무료로 브랜드를 빌려주겠다는 것. 꼭 푸드트럭이 아니라 작은 매장이라도 무료 교육, 무료 가맹, 자재 조달 노하우 등 사업자 부담을 덜기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싶다고 소견을 전했다. 이어 그는 마지막으로 “귀 동량으로 창업할 생각 말고 꼼꼼히 사업 계획 세워서 뛰어들어야 한다”며 예비 창업자들 위해 진심 어린 조언을 했다. 그는 “나를 찾아오는 사람은 내가 사업투자 비용을 대줄 순 없지만 필요하다면 내 얼굴을 캐릭터화해서 간판이라도 빌려줄 것”이라며 “여러 시행착오 경험들을 토대로 같이 논의해 줄 테니 어려워하지 말고 찾아오길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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