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연휴로 인한 신종 명절증후군 벗어나 일상생활 복귀비법

장기간의 연휴를 보내고 일상생활로 복귀할 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명절증후군’. 명절을 끝낸 뒤 찾아오는 후유증은 지금은 누구나 흔히 아는 증상이지만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획기적인 신조어로 여겨졌다.
‘가족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는 명절의 참된 의미를 담은 채 10년 이라는 시간과 함께 변천해 온 명절증후군, 그 흐름과 증상 해결 방안에 대해 짚어봤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우선 명절증후군이라는 단어는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당시 설날을 앞두고 쓰인 모 일간지의 ‘명절 후 증후군 피로를 잡자’라는 기사에서 파생됐다. ‘장기간 운전과 차례상 준비로 쌓이는 피로를 예방하자’는 기사의 내용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공감을 사 지금까지 쓰이고 있다.

이처럼 대게 우리나라의 명절증후군은 장거리 운전이나 차례 준비로 인한 가사 노동에서 비롯됐다. 그로 인한 증상은 흔한 어지러움, 위장 장애, 두통, 요통부터 척추측만증 손목터널증후군을 비롯한 다양한 통증을 보인다.

이에 그치지 않고 몇년 전부터는 현대인의 우울증이 화두되며 명절증후군도 가족과 갈등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로 이어졌다. 항상 아들 편인 시어머니에게 시달리는 며느리, ‘언제 취업 하냐’고 질문 받는 취준생, 취업해도 ‘대기업 언제 가냐’는 직장인, 시집 못간 노처녀·총각들이 대표적 대상이다. 

10년이 지난 지금, 명절을 보낸 현대인들은 노동으로 인한 육체적 고통이나 대인관계에서 비롯된 정신적 스트레스와는 또 다른 새로운 원인인 ‘신종 명절증후군’을 겪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장기간의 휴식 뒤 바로 일상으로 복귀해야한다는 심리적 압박과 연휴와 일상의 신체리듬 밸런스 격차로 후유증을 앓고 있는 것.

실제로 과거 우리는 명절날, 한해의 농사가 잘 된 것을 축하하는 의미로 먹거리와 정을 나누며 조상님께 정성을 드리는 차례를 지내왔다. 하지만 지난 2015년 통계청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종교 비율은 기독교 44.9%, 불교 35.4%, 천주교 18% 등으로 이미 신념에 따라 차례를 지내지 않는 종교 비율이 차례를 지내는 종교 비율을 넘어 섰다. 시대적 흐름에 따라 차례를 지내는 가정보다 긴 연휴 자신만의 계획을 보내거나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수면리듬, 생활리듬 되찾기

이렇듯 긴 연휴동안 평소 규칙됐던 생활에서 벗어나 여행이나 휴식으로 인해 늘어지면서 생체리듬에 변화가 찾아온다. 또 명절 직후에는 다시 규칙적인 생활로 복귀해야 하지만 즉각적으로 신체리듬이 회복되지 않아 장기간 무기력증을 앓게 된다. 하지만 자리를 오래 비운만큼 일상으로 복귀하면 쌓여있는 업무량도 상당할 터, 마냥 한가하게 앉아서 멍을 때리고 있을 시간이 없다. 따라서 생체시계를 되돌리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전문가는 명절증후군을 대비해 일상 복귀 하루, 이틀 전 정상페이스를 찾아야한다고 조언했다. 휴가 때 썼던 체력을 보충하고 휴식, 취침, 기상시간을 다시 규칙적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 수면센터 소장인 매튜 워커 박사의 저서 <우리가 잠자는 이유>에 따르면 숙면을 취할 때 ‘글림프 시스템’으로 불리는 뇌의 독성 물질 제거 활동이 이뤄지는데 밤늦게까지 자지 않을 경우 9시 이후로 발생되는 수면 유지 호르몬 멜라토닌이 분비되지 않는다. 따라서 명절 복귀 후 생체리듬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하루 이틀 전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활기차게 일상으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아침식사가 효과적이다. 특히 식사 간격이 가장 긴 아침식사는 장에 자극을 줘 잠이 덜 깬 뇌와 장을 자극하고 생체리듬을 회복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유현 부산대 병원 교수는 “연구 조사결과 여성의 경우 아침식사를 거르는 사람은 비교적 수면시간이 짧고 비만인 확률이 높으며 심하게는 호르몬 불균형으로 생리불순으로 이어지고 남성인 경우 심장혈관질환이 악화되고 사망률이 증가한다”며 아침식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침식사로 추천되는 음식은 입맛을 돋고 몸의 활력을 주는 자두, 리코펜 항산과 기능으로 피로 회복에 도움되는 토마토, 멜라토닌이 원료가 되는 보리나 귀리, 호두, 상추, 체리 등이 있다. 또한 피로회복을 위해 밤·낮 신체리듬 밸런스를 맞춰주는 비타민영양제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또한 일상으로 복귀 후 피곤이 몰려올 때 커피와 초콜릿을 섭취하기보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20분 가량 낮잠을 취하는 것이 현명하다. 다량의 카페인 섭취는 일과를 맞친 저녁, 수면리듬을 깨트려 명절증후군을 이기는데 방해된다.

위와 같은 방법들은 사실 간단하고 뻔하게 느껴져 경각심을 가지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독일의 대학 소속 의학심리 연구소에 재직 중이며 40년 간 생체리듬 연구를 해온 틸 뢰네베르크 교수의 <시간을 빼앗긴 사람들>서적에 따르면 ‘체내시계의 교란을 일으키는 교대근무의 위험성’ 등 구체적인 실생활 예를 들어 생체리듬을 무시하고 사는 현대인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교대 근무자의 경우 타인과 생활패턴이 달라 대인관계가 틀어지고, 부족한 수면은 만성 피로와 기면증을 이끌며 생활이 무기력해 카페인섭취·흡연으로 이어지는 등 악순환이 이뤄진다. 또한 저자는 생체리듬 불균형을 자살률과도 관계 지으며 생체리듬을 회복하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경각심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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