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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가계부 쓰는 당신이 ‘그레잇’알뜰 소비, 자투리 저축하는 짠테크 열풍
  • 이정석 기자
  • 승인 2017.10.3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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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우리나라에서 가장 핫한 연예인은 누구일까? 아마도 데뷔 25년 만에 첫 번째 전성기를 맞이한 개그맨 김생민이 아닐까. 인기 팟캐스트 <김생민의 영수증>으로 그는 단순한 연예인이 아니라 이 시대와 트렌드를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거듭났다. <김생민의 영수증>은 연예인답지 않은 짠돌이 근성으로 유명한 김생민이 시청자들의 영수증을 분석해 소비 패턴과 절약법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이다. 알뜰한 소비에는 ‘그레잇(Great)’이라며 칭찬하고 과소비에는 ‘스튜핏(Stupid)’을 외치며 자신만의 짠돌이 노하우를 전수한다. 그의 근검절약 노하우는 때로는 혀를 내두를 정도로 극단적이지만 각 의뢰인의 성향에 딱 맞는 조언과 재치 있는 분석으로 사람들의 거부감을 없앤다. 무엇보다 나 또는 주변인과 다름없는 소득과 소비 패턴을 가진 시청자들의 영수증을 분석함으로써 다른 시청자들의 자연스러운 공감대를 불러일으킨다.

<김생민의 영수증>의 인기와 함께 ‘절약’, ‘저축’은 올해 하반기 소비 트렌드의 핵심 키워드로 급부상했다. ‘인생은 한 번뿐’이라는 뜻의 ‘욜로(YOLO:You Only Live Once)’ 열풍이 불고, ‘시발비용’, ‘홧김소비’ 등의 신조어가 유행한 상반기와는 정반대의 분위기다.

‘욜로’ 가고 ‘짠테크’ 왔다
씀씀이를 줄이고 욕망을 절제하는 ‘절약’과 지금의 행복에 충실하자는 ‘욜로’는 개념적으로는 분명 대립적인 의미를 가진 단어들이다. 그러나 이들 키워드가 트렌드로 자리 잡은 배경은 크게 다르지 않다. 욜로의 이면에는 장기화된 경기 침체와 미래에 대한 불안이 담겨있다. 아무리 아끼고 노력해도 지금보다 나은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현실 인식이 불확실한 미래보다 지금에 투자하는 풍조를 낳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욜로 문화가 ‘현재의 행복을 포기하지 말자’는 의미에서 과소비적 성향으로 변질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은 불황기의 대표적인 소비 트렌드인 ‘절약’, ‘저축’으로 급격히 선회하기 시작했다. 빅데이터 분석업체 다음소프트 분석 자료에 따르면 욜로와 관련한 신조어인 ‘탕진잼’의 SNS 및 뉴스 언급량은 1월 694건에서 2월 1757건으로 급증했으나 8월에는 505건으로 급감했다.

‘시발비용’ 역시 1월 6442건의 언급량이 6월 1만3353건까지 늘었으나 8월 3255건으로 크게 줄어들며 한풀 꺾인 모양새다. 반면 <김생민의 영수증>의 언급량은 6월 3건으로 시작해 7월 7월 554건, 8월 3970건, 9월 1만7803건으로 늘어났다. 짠돌이 재테크를 의미하는 ‘짠테크’ 언급량도 같은 기간 263건에서 550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공교롭게도 욜로 관련 신조어들의 언급량 급감과 절약 관련 키워드의 언급량 증가가 맞물린 것.

전문가들은 기업과 미디어를 중심으로 ‘욜로’의 소비적 측면만 부각되면서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 충동구매를 후회하거나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온 소비자들이 반성적이고 현실적인 소비를 지향하게 됐다고 지적한다. 경쟁적인 욜로 마케팅과 욜로 이미지의 과도한 소비에 대한 잠재된 반감, 오늘만 생각하는 소비에서 오는 불안감이 <김생민의 영수증>을 도화선 삼아 행동으로 이어진 것이다.

알뜰 금융상품에 가계부 앱도 인기
금융권에서는 이러한 분위기에 맞춰 작은 돈을 절약해 알뜰하게 모을 수 있는 ‘짠테크’ 상품들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커피 한 잔 가격을 아껴 저축하는 콘셉트의 모바일 전용 연금상품인 ‘KB라떼 연금저축펀드’를 출시했다. 하루 5000원씩 30년간 매일 저축하면 은퇴 후 10년 동안 월 77만원씩 받을 수 있는 노후 대비 상품이다.

신한은행이 선보인 ‘한달애(愛) 저금통 저축예금’은 자투리 금액을 계좌에 모아 매달 적립금을 입금 받는다. 일 최대 3만원, 월 최대 30만원까지 입금할 수 있으며 4% 연금리로 이자도 받을 수 있다. IBK기업은행은 소비할 때마다 재테크도 함께 이뤄지는 ‘IBK 평생설계저금통’ 서비스를 선보였다.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로 일정 횟수 결제 시 미리 정한 금액이 자동으로 적금이나 펀드 계좌로 입금된다. KEB하나은행의 ‘오늘은 얼마니? 적금’은 하루 한 번씩 일일 저축 응원 알람 문자를 받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저축 응원 문자에 답장을 보내면 미리 지정한 금액만큼 계좌이체 된다. 일일 저축이 습관화되지 않더라도 매일 고정적으로 저축을 할 수 있고, 연 1.2%의 우대금리도 받을 수 있다.

금융 도우미 앱도 인기를 얻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의 ‘핀크’는 SK텔레콤과 협업을 통해 선보인 어플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챗봇 ‘핀고’와의 채팅을 통해 본인의 은행 계좌와 카드 사용 내역을 분석해 내 지출 습관과 규모를 파악할 수 있으며, 여러 금융기관 계좌내역을 한 곳에서 조회하며 사용자가 직접 본인의 지출내역과 현금흐름을 분석할 수 있는 ‘SEE ME’ 서비스도 제공한다.

근검절약의 상징이던 가계부도 부활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노트에 수입·지출 내역을 수기로 기입하던 예전 가계부와 달리 요즘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손쉽게 관리할 수 있다. 특히 소비 패턴을 분석해 저축과 소비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진화된 기능으로 짠테크 족에게 인기가 높다.

가계부 앱들은 일반적으로 신용카드 승인, 통장 입출금 내역 문자를 읽어들여 수입 및 지출 내용을 기입하며 사용자 필요에 따라 수정도 가능하다. 대표적인 앱으로 ‘네이버 가계부’, ‘편한 가계부’, ‘똑똑 가계부’ 등이 있다. ‘네이버 가계부’의 경우 PC에서도 이용 가능해 신용카드 사용내역, 은행 입출금 내역 등 금융회사에서 받은 엑셀 파일을 업로드해 관리할 수 있다. ‘뱅크 샐러드’, ‘브로콜리’는 금융회사에서 내 금융 정보를 직접 가져와 관리해주는 앱이다. 여러 금융회사의 금융 자산 현황과 거래 내용을 불러와 한 곳에서 관리할 수 있으며, 내 소비 패턴에 더 적합한 신용카드를 추천하는 기능도 선보이고 있다.    

 

이정석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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