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당신의 걱정을 들여다보자.
일어날 확률이 낮은 최악의 경우를 떠올리고 있지는 않은가?
겨우 기침을 단서로 폐병을 염려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 날조된 미래에 붙잡혀 지금을 망치지 말자.
<본문 중에서>

이 책은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 있는 나에게 들이민 인생평가서다. ‘냉담한 현실에서 어른살이를 위한 to do list’은 내가 그동안 얼마나 나답게 살았는지 확인하는 잣대가 됐다. 오롯이 ‘나’로 살고 있는 어른살이에서 나의 평점은 스스로 하위다. 책을 읽는 내내 작가가 나의 30여년의 인생을 관전하고 있는 기분이 들었으니 말이다.
책을 통해 발견한 나는 스쳐지나갈 인연에 연연하며 누구든 좋은 이미지로 각인되고 싶은 착한 증후군을 가진 사람이다. 아파트 평수, 연봉 등 숫자로 평가하는 사회에 중간만이라도 가기 위해 발악하는 사람이고 모든 이들에게 내 선택을 이해받으려 애쓴다. 누구가의 말에 매우 쉽게 흔들리며, 흔들리지 않다고 해도 계속 그의 말을 곱씹어 생각한다. 지나간 과거에 집착하며 아직도 작별하지 못하고 있다. 나는 주눅들만큼 겸손했고 스스로에게 스스럼없이 변명했다. 무엇보다 나의 최대 장점이라고 생각한 무한한 상상력으로 나는 미래를 걱정하며 살았다. 그것은 용의주도함이 아닌 현재를 괴롭히는 악순환의 뫼비우스 띠다. 실제로 현실을 괴롭혀 가면 생각한 나의 미래의 각본은 ‘그럴 줄 알았어’보다 ‘어? 아니었잖아’가 더 많았다.
나의 장점인줄 알았지만 쓰잘떼기 없는 무한한 상상력이 어떻게 발휘되는지 서술하겠다. 먼저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좋아’보다는 ‘불안’하다. 그동안 어마무시한 매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떠들고 다니던 사람이 갑자기 의심을 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 사람의 존경하는 의지로 관계가 지속된다면 서로의 환경을 따지며 일어나지도 않은 상황을 걱정한다. 걱정은 현실 데이트에서 얼굴에 묻어나고 그 사람의 ‘좋아’를 ‘불안’에 빠지게 한다. 시작단계 관계에서 이런 생각을 한다면 아마 10명이면 10명 모두 떠나갈 것이다. 그래서 인지 ‘미래에 대한 엉터리 각본을 쓰지 않을 것’이라는 본문에서 쉽사리 책장을 넘길 수 없었다. 떠나보낸 사람을 위해서라도 미안함과 후회의 시간이 필요했다.
물론 이 책에 나열된 리스트를 모두 나름대로 잘 극복하며 살아왔다고 해서 작가가 와서 상을 주는 것도 아니고 나라에서 표창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 이 체크리스트에는 각기 다른 사람들의 생활패턴과 환경 등을 고려되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까지 그럭저럭 만족을 얻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바리케이트일지 모른다.
‘오롯이 나를 위해 살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머뭇거린다면 글쎄,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외면하려고 애썼지만 나 역시 나로 살아가지 못하는 어른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렇지만 어른이지 않은가 틀렸다면 바로 잡을 시간이 우리에게는 아직 많다. 가짜 어른행세가 아닌 진정한 나로 살고 싶다면 작가의 저격을 작렬이 맞이 해보자.

저작권자 © NEXT ECONOM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