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헛·미스터피자 등 웰빙 트렌드 바람과 경쟁심화로 적자 행진

피자의 몰락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변화였을까? 1985년 첫 선을 보인 이후 지속적인 사랑을 받던 외식메뉴 ‘피자’의 명성이 최근 둔화되고 있다. 이유는 다양하다. 먼저 웰빙열풍이라는 외부적인 추세가 한 몫했다. 또한 피자에땅 등 중소 피자 프랜차이즈와 피자스쿨 등 1만원 가량의 저렴한 프랜차이즈들이 생겨나면서 경쟁이 심화됐다. 중저가 프랜차이즈의 등장으로 피자헛과 미스터피자는 가격거품 의욕까지 받게 됐다. 이와 함께 전성기였던 2000년대만 해도 샐러드 바와 피자를 함께 즐기며 성장을 이끌던 대형매장의 임대료가 걸음마 성장에 부딪치며 부담으로 돌변했다. 최근에는 각 업체의 갑질논란으로 소비자의 원성을 사는 등 안팎으로 두 업체가 갈대처럼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다.

갑질로 소비자 외면 더해져
피자헛과 미스터피자가 사라지고 있다. 지난 1985년 서울 이태원에 피자헛 1호 매장을 시작으로 승승장구하던 피자헛과 미스터피자는 지난 2000년대 중후반에 접어들며 사업이 급속히 기울기 시작하더니 2013년부터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K는 지난 2015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8% 줄어든 1103억원을 기록했다. 매장 수도 같은 기간 기준 411개로 전년보다 19개 줄었다. 문제는 수익성이 급격하게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MPK는 지난 2015년 7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14년 영업이익이 14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3년치 영업이익에 해당하는 규모다.

 

글로벌 외식브랜드 ‘염브랜즈’ 소속에서 최근 오차드원으로 주인이 바뀐 피자헛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한국피자헛은 전성기였던 2004년 3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지만 2013년부터 적자 전환 상태다. 한국피자헛은 지난 2007년 유한회사로 전환한 후 재무재표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공정위에 제출한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지난 2012년 매출액은 1561억원, 2013년에는 1451억원, 2014년 1142억원, 2015년 893억원을 기록하는 등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매장 수는 300개 전후로 유지하고 있지만 각 점포당 경영성과는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직영점수가 급속히 줄어들었다.지난 2008년 총 매장의 절반에 가까운 163개의 직영점을 운영하던 피자헛은 2013년에는 331개의 매장 중 80곳에 불과했다. 2014년에도 75개의 직영점을 운영했지만 2015년에는 341개의 매장 중 단 3곳만 직영점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업계에서는 2000년대부터 붐을 이루던 웰빙바람이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으며 수많은 프랜차이즈의 등장으로 국내 피자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로 성장의 둔화가 시작 된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여기에 최근 미스터피자와 피자헛의 갑질 논란이 불을 지폈다.

먼저 정우현 미스터피자 회장은 지난해 4월 건물 경비원을 폭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경찰 출동 이후 정우현 회장은 폭행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CCTV에 녹화된 폭행 장면으로 시인했다. 이후 즉각적으로 홈페이지에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진실성 없는 부실한 내용으로 야유를 받았다. 이와 함께 정우현 회장은 최근 ‘치즈통행세’로 논란이 됐다. 지난 2005년 11월부터 올 3월까지 가맹점에 공급하는 치즈 유통단계를 자신의 동생이 운영하는 업체를 끼워 넣는 방식으로 정상가보다 더 비싼 가격으로 치즈를 구매하도록 한 것. 이에 서울지방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정회장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이 기소한 횡령 액수는 총 91억7000만원 배임액 규모는 64억6000만원이다. 더불어 미스터피자는 광고비의 절반을 본사가 부담하는 지침과는 달리 90% 이상을 점주들에게 부담하게 했으며 탈퇴한 가맹점주 가게 근처에 직영점을 열어 이른바 ‘보복영업’을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피자헛은 가맹점 지원 수수료 ‘어드민피’를 만들어 가맹점에 부과해 공정위에게 시정명령과 5억2600만원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실제로 피자헛은 지난 2003년부터 구매 및 마케팅, 영업지원, 품질관리 등의 명목으로 어드민피라는 가맹금을 신설해 가맹점주들에게 매월 매출액의 일부를 내도록 했다. 도입 당시에는 월 매출 0.34%였지만 이후 2012년 5월부터 0.8%까지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웰빙 바람과 프랜차이즈의 증가로 인한 경쟁 심화 등 국내 피자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도달했다”며 “이렇게 추가 성장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속에서 최근 갑질 논란까지 번지며 소비자의 외면을 받고 있는 피자업계의 몰락은 이미 예견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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