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오 파동’ 등 논란에 선 제품, 다변화 꾀하며 시장 재공략 나서

논란이 됐던 제품들이 다변화를 꾀하며 옛 명성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로 최근 백수오 파동을 불러일으키며 건강기능식품 업계를 발칵 뒤집었던 백수오 제품이 다시 판매되기 시작했다. ‘이엽우피소’가 백수오에 섞여 있어도 인체에 해가 없다는 보건당국 조사 결과 때문이다. 실제 관련 업체는 논란을 잠재울만한 재배, 재조공정 모두 완벽하게 정비한 후 홈쇼핑업계에 다시 발을 들였다. 한편 미세먼지 주범이라는 오명과 함께 국민생선자리를 내놓은 고등어는 과자로 재탄생됐다. 옛 명성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제품들을 짚어봤다.

논란을 키우는 소비자?
우리나라는 식품 영양의 질적 향상과 국민 건강 도모를 위해 지난 1962년 ‘식품위생법’이 생겼다.   비위행적인 제조환경 및 오염된 재료를 사용한 위해(危害)식품을 처벌하기 위한 법률이다. 50여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최근까지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음식 파동은 예나 지금이나 엄청난 충격과 공포를 안겨주고 있다.

우선 2000년대로 거슬러 내려가면 ‘꽃게 납 파동’이 있었다. 중국산 꽃게와 복어, 병어 등에서 무게를 늘리기 위한 납덩어리가 대거 발견된 것이다. 납은 미량이라도 오래 동안 섭취할 경우 납 중독을 일으켜 인체에 치명적이다. 이 사건으로 한 임산부는 기형아 출산을 우려해 임신중절수술을 받기도 했다. 2004년에는 식품을 만들기 부적합한 단무지 자투리나 썩은 무를 사용해 만든 소를 만두나 호빵에 넣어 판매한 ‘쓰레기 만두’로 충격을 줬다. 이 여파로 만두시장의 매출은 90% 가까이 추락했으며 쓰레기 만두를 만든 25곳의 제조업체들이 대대적으로 공개됐다.

2008년에는 공업용 화학물질인 멜라민이 함유된 ‘멜라민 분유’로 아시아 전역을 떠들썩하게 했다. 중국의 분유 생산업체들은 우유에 물은 섞은 사실과 단백질 농도를 높이기 위해 멜라민을 첨가해 판매했다. 이에 우리나라에서도 중국산 우유와 유당성분이 포함된 과자에서 멜라민이 검출돼 논란이 됐다.

지난 2015년을 강타한 ‘백수오 파동’도 소비자들에게 큰 혼란을 줬다. 갱년기 증상 개선·면역력 강화 등의 효능으로 불티나게 팔려나갔던 백수오가 가짜라는 것이 드러나면서 부터다. 심지어 이 백수오를 빙자한 ‘이엽우피소’는 백수오와 겉모양은 비슷하지만 간독성·신경쇠약·체중감소 등의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이 파동 이후 3000억원에 달하는 백수오 관련 시장의 매출은 곤두박질 쳤으며 판매한 홈쇼핑 업계도 환불 및 반품으로 곤욕을 치렀다. 이밖에도 브라질산 닭 파문, 햄버거 병, 살충제 계란 등 최근까지도 식품에 관련된 논란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섰던 제품들이 다변화를 꾀하면 오명을 씻고자 나섰다. 먼저 백수오 파동의 중심에 섰던 내츄럴엔토텍은 농협과 함께 파종부터 재배, 원료 가공, 포장 전 과정을 공동 관리하는 등 전면적인 정비를 갖췄으며 이엽우피소 같은 이물질 혼입 방지를 위해서는 식약처 검사명령제까지 도입했다. 더불어 최근 보건당국은 뜨거운 물로 추출한 열수추추물 형태의 백수오에는 이엽우피소가 일부 들어있어도 건강에는 문제가 없다는 조사결과를 내놨다. 이를 통해 지난 7월 공영홈쇼핑을 통해 이뤄진 백수오 컴백무대는 준비한 제품이 모두 소진되며 재기에 성공했다.

업체 관계자는 “공급 물량이 수요에 못 미치고 있다”며 “제품이 수급되는 대로 추가 홈쇼핑 방송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소 억울한 제품도 있다. 지난해 5월 환경부가 ‘고등어를 주방에서 구웠을 때 미세먼지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발표하자 고등어 소비가 급감했다. 이에 어민들이 크게 반발하자 환경부는 다시 ‘고등어에 함유된 아연 또한 중금속이 미세먼지가 인체에 축적되는 걸 막아준다”고 해명 보도했다. 하지만 미세먼지 주범으로 전락한 고등어의 오명은 1년이 넘도록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수협이 최근 1년 동안 고등어 소비량을 조사한 결과 예년에 비해 30~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부산시와 수협은 국립수산과학원과 공동으로 ‘고등어 스낵’을 개발했다. 고등어 수요가 원활하지 않던 고등어의 슬픈 진화다.

김동현 수협 상무는 “고등어의 옛 명성 회복을 위해 다양한 고등어 상품개발과 유통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앞서 등장한 쓰레기 만두의 경우에는 논란당시 단무지를 폐기하는 장면으로 소비자의 오해를 불러 일으킬만한 영상이 보도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조사받은 25업체 중 일부 업체는 쓰레기 만두소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는 등 이차 피해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한 중소기업 대표는 오명을 씻고자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다. 사실상 쓰레기 만두는 마녀사냥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도 꽃게 납 파동과 같은 경우에는 파동 이후 해양수산부는 중국과 금속탐지기 검사 의무화, 이중검사, 수출 공장 등록 제도 등을 포함한 ‘수산물 위생관리 약정’을 체결해 위해식품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업계 전문가는 “위해식품 논란은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히는 매우 예민한 사항이지만 논란이후에도 대두된 제품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업체의 문제를 업계 전체로 인식하는 것은 시장경제에도 적지 않은 피해를 입히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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