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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권 잔혹사 ‘젠트리피케이션’성동구, 쫓겨나는 영세업자 위한 정책 내놔
  • 홍서정 기자
  • 승인 2017.08.3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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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초 급격한 산업화와 제2차 세계대전을 치루고 난 뒤 프랑스 파리는 1970년대까지 폐허가 된 도시를 재건했다. 전쟁의 잔해를 해결한 정부의 방법은 ‘대규모 상업 시설 장려 정책’이었다. 도시개발과 함께 고급 부티크, 체인점 레스토랑 등 대규모 상권이 들어서면서 파리 일대의 임대료가 오르자 감당하기 어려워진 원주민들은 개인이 운영하던 점포와 함께 지역을 떠나 결국 ‘골목상권 위기’를 맞았다. 이처럼 낙후지역의 개발로 주거비용이 상승해 원주민들이 타지로 밀려나는 현상을 ‘젠트리피케이션’이라고 한다.

그런데 최근 서울 일대에서도 ‘한국형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실제로 종로구 서촌을 비롯해 홍대, 상수동, 망원동, 삼청동, 신사동 가로수길, 경리단길, 샤로수길 등 특색 있는 가게들이 모여 입소문을 타 상권이 부상하면서 덩달아 오르는 상가 임대료와 프랜차이즈 등 대자본 업체의 상권잠식을 통해 기존 영세업자들이 길바닥으로 내몰리고 있다.

성동구, 골목상권 지킨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프랑스 파리의 경우 젠트리피케이션 진압에 성공했다. 프랑스는 지난 2006년 소매업 보호를 위해 파리도시계획을 수립했다. 파리시는 해당거리 1층에 위치한 상업, 수공업 공간은 변경불가 등 보호조치가 필요한 곳을 ‘보호 상업가’로 지정했으며 이와 함께 경쟁력이 약한 업종 위주로 지역 상인들에게 저렴하게 임대하는 ‘비탈 카르티에’ 사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상업시설의 다양성을 보존하는데 일정부분 달성해 파리의 소매산업이 살아날 수 있었다.

서울 성동구는 이런 프랑스 파리를 벤치마킹했다. 지난 7월 한국감정원과 서울 성동구는 상호협력주민협의체를 구성해 공공안심상가를 조성키로 했다. 제2의 경리단길로 불리는 서울숲길, 성수역, 뚝섬역 일대의 특색을 보존하기 위해 8월부터 프랜차이즈 입점을 제한하기로 한 것이다.

이러한 사항은 하루아침에 체결된 것은 아니었다. 지난 2015년 9월 전국 최초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조례’를 제정한 뒤 지속가능발전구역(성수1가제2동 서울숲길, 방송대길, 상원길 등)을 지정하고 임대료를 안정시키기 위해 건물주 동참을 이끄는 등 치밀하게 준비해왔다. 그 결과 지역 일대의 건물주 62%가 임대료 인상을 자제하는 자율협약에 동참했다. 또한 올 상반기 계약을 갱신한 92개 업체를 대상으로 임대료·보증금 등을 전수조사한 결과 상가임대료 평균 인상률이 지난해(17.6%)에 비해 13.9%p 하락한 3.7%에 그쳤다.

올해 1월부터는 전담부서인 ‘지속가능도시추진단’을 신설하고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정책을 총괄하는 중이다.

이와 함께 젠트리피케이션 방지를 통한 지역상권 보호와 도시재생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협약 내용은 ▲젠트리피케이션 실태분석 및 방지대책 추진 ▲상권모니터링 지원 ▲빈집 실태조사 추진 ▲주택가격 조사 및 산정 ▲기타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및 도시재생 활성화를 위한 제반사항 협력 등 이다.

아울러 성동구청은 지난 8월부터 아예 건물주로 나섰다. 계약금, 권리금을 없애고 임대료도 평당 40% 저렴한 수준인 5~6만원의 임대료를 받는 착한 임대업을 본격 시작한 것이다.

성동구청은 우선 서울숲길·상원길·방송대길에서 임대료 상승으로 내몰린 임차인들을 대상으로 입주 신청을 받고 있다. 입주를 희망하는 업체·업소는 상호협력 주민협의체의 심사를 통해 임차의 젠트리피케이션 피해 정도와 사업성 등이 감안된다. 또한 성동구청이 거둘 임대료는 구청의 예산으로 사용된다.

착한 임대업은 ‘안심상가’의 일환으로 매년 약 1600㎡ 확보를 목표로 계속해서 일정 공간을 매입 중이다. 성동구는 이미 공공임대점포 용도의 공간을 성수동의 신규 건축 허가된 지식산업센터 6개소의 1100㎡정도 확보한 상태다. 또한 부영과 MOU체결을 통해 성수동2가 일대에 지상 8층 규모 공공기여 건축물도 안심상가로 조성해 내년 1월부터 안심상가로 운영할 계획 중이다.

하지만 구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입주 신청자 반응이 시큰둥하다. 구청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전원 입주신청을 마칠 계획이지만 입지 등 매력적인 요소가 적다는 의견으로 지원자가 부실해 다시 신청자를 모집 중에 있다.

부동산 상권분석 전문가는 “공공임대상가는 소상공인들을 보호하는 좋은 대안이 될 수도 있지만 공공임대상가가 늘어날수록 주변 건물주들의 반발을 잘 해결해야 한다”며 “젠트리피케이션은 강제적으로 막을 수 있는 현상이 아니기 때문에 순기능 개발에 초점을 두고 지역과 함께 상생하는 방안을 찾고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초로 구청에서 나선만큼 젠트리케이션 현상을 해결한 좋은 모범대안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자료: 한국감정원

홍서정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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