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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쇼핑몰 규제 골목상권 보호 열쇠?복합쇼핑몰도 대규모유통업법 보호대상에 포함
  • 김정우 기자
  • 승인 2017.08.2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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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복합쇼핑몰 규제가 가시화됐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최근 복합쇼핑몰도 대규모유통업법 보호대상에 포함해 규제 하겠다고 밝혔다. 연내 법 개정의 방향을 구체화했다.복합쇼핑몰은 임대업자로 등록이 돼 있어서 입점업체들에 대한 이른바 갑질이 있어도 단속할 방법이 사실상 없었다. ‘을의 눈물’을 닦아주겠다고 선언한 공정위가 이에 대한 규제를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공정위의 공격적인 제재의지에 유통 대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규제를 통한 골목상권 지키기가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신세계그룹의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 고양이 8월 24일 문을 열었다. 신세계 프라퍼티의 두 번째 교외형 복합쇼핑몰이다. 가족 모두가 함께 즐기는 공간을 위해서 스타필드 고양은 북한산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에 스타필드를 대표하는 스포엔테인먼트 시설인 아쿠아필드를 마련해 놓았고, 찜질방의 면적도 넓혔다. 영국식 유러피안 가든도 꾸며놓았다.

임영록 신세계 프라퍼티 대표는 스타필드 고양을 설명하면서 쇼핑과 더불어 몰의 휴식, 편의 시설 등 비쇼핑 공간에 대한 강조를 했다. 스타필드 고양은 전체 시설에서 비쇼핑이 차지하는 공간이 30%에 이른다.

임 대표는 “영화도 다운 받아 (집안에서) 보시지 않나. 고객을 밖으로 모시고 나오는 데 최선을 다하자. 일단 나와서 즐기다 보면 그냥 가기도 하겠지만 다시 방문 하고 있지 않을까. 즐기는 공간이 1차적인 목표이고, 쇼핑을 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유통 대기업이 복합쇼핑몰의 출점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가 여기서 설명된다. 온라인 유통의 급성장 덕분에 오프라인 유통은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 유통 대기업들은 오프라인 유통의 미래 버전으로 ‘경험’을 제공하는 복합쇼핑몰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걸림돌이 생겼다. 공정위를 비롯한 정부에서 복합쇼핑몰이 골목상권을 크게 위협한다고 보고, 이를 대규모유통업법에 따른 규제 대상으로 삼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대형마트의 침체에 한 배경으로 지목됐던 ‘휴일 의무휴업’을 포함하는 규제를 복합쇼핑몰에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현행 대규모유통업법은 소비자에게 직접 상품을 판매하는 ‘소매업자’만 규제를 하고 있다. 임대업자로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 있는 복합쇼핑몰에 입점한 중소기업·소상공인은 대규모유통업법의 보호를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공정위, 임대업자도 대규모유통업법 ‘적용’
공정위는 형식은 ‘임대업자’라도 상품판매에 실질적으로 관여하는 경우 대규모유통업법 적용대상에 포함해 중소 입점업체 권익보호를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상품판매에 실질적으로 관여한다는 것은 상품판매액에 비례하는 임차료(정률임차료)를 수취하거나 입점업체와 공동 판촉행사를 실시하는 경우 등을 한정한 예시도 제시했다.

즉 순수한 부동산 임대업자는 규제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것이다. 공정위가 나서기 이전에 같은 내용을 담은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이 이미 국회에 상정돼 있었다.

박선숙 의원안을 보면 현행법은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공정한 거래를 확립하기 위해 제정됐다”며 “대규모유통업자를 소비자가 사용하는 상품을 다수의 사업자로부터 납품받아 판매하는 자”로 정의하고 있다.

그런데 대규모유통업자와 실질적으로 동일하면서 형식적으로만 매입거래나 판매위수탁거래가 아닌 단순한 매장 임대차거래를 통해 임차료를 받는 부동산 임대업을 영위하는 사업체가 생겨났는데, 현행법 규제에서 벗어나 있다고 법 개정안의 추진 배경이 설명됐다.

박 의원은 이에 3000㎡ 이상인 점포를 소매업에 직접 사용하거나 그 일부를 타인에게 사용하게 하는 자를 대규모유통업법의 적용을 받도록 하고, 납품업자의 범위를 확장해 대규모유통업에 대한 규제공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복합쇼핑몰에 대한 규제 방침이 알려지면서 유통 대기업들의 우려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기존 오프라인 유통이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이들에게 고객 체험을 강화한 복합쇼핑몰은 신성장동력이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유통의 침체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까지 나온다.

유통 대기업들은 특히 ‘월 2회 의무휴업’의 적용에 대한 우려를 강조한다. 우려는 복합쇼핑몰이 반드시 장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몰리는 게 아니라 가족들과 놀러 와서 밥도 먹고 쇼핑도 할 수 있는 공간의 제공이 주 목적이라는 전제에서 시작된다.

복합쇼핑몰을 의무적으로 휴업시킨다고 해서 동네골목 상권이 살아나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앞서 대형마트에 의무휴업을 적용하고 있지만 이를 통해 재래시장이나 골목상권이 살아났다고 입증된 바도 없다는 설명도 뒤따른다.

대형마트 영업규제를 시작한 2012년부터 2015년의 기간 동안의 통계청 자료를 보면 중소상인들의 매출은 오히려 12.9% 줄었다. 반면 온라인·모바일 쇼핑은 161.3%, 편의점은 51.7%로 증가했다. 소비자들은 문 닫은 대형마트 대신 온라인 쇼핑몰과 편의점을 찾았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복합쇼핑몰에 대한 규제의 확대가 소비자의 권리 침해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주말에 재래시장을 갈 것인지, 복합쇼핑몰을 갈 것인지는 소비자의 선택이라는 것이다.

복합몰 규제, 소비자 권리 침해 요소도

   
 

복합쇼핑몰과 같은 새로운 유통업의 등장은 기술 변화와 소비자 취향의 고급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이를 규제한다는 것은 시대를 역행한다는 시각이다.

이해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공정위는 복합쇼핑몰을 대형유통업법 규제 대상으로 포함시키면서 입점업체에 대한 ‘갑질’ 근절을 앞세웠다. 복합쇼핑몰이 입점업체에 수수료율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등의 남아있는 일부 ‘갑질’을 대형유통업법의 규제 하에서 막아 보겠다는 의미다.

복합쇼핑몰 규제가 골목상권 살리기에 직결된다고 주장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인식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공정위가 복합쇼핑몰의 규제를 현행 대형마트 수준으로 하려고 한다면 넘어야할 벽이 또 하나 있다.

유통 대기업의 ‘갑’질로부터 지키겠다고 하는 ‘을’인 복합쇼핑몰 입점 업체들의 엇갈리는 이해의 조정이다. 복합쇼핑몰의 입점 업체 중 상당수가 중소기업이다.

실례로 롯데월드타워몰의 경우 입점업체 209곳 중 156곳(74.6%)이 중소기업기본법 시행령에서 정한 중소기업(외국기업 제외)일 정도다.

복합쇼핑몰의 의무휴업은 이들 입점 중소업체들의 매출 하락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복합쇼핑몰 규제는 소상공인을 죽이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일부 입점업체들의 주장에도 공정위의 설명이 필요해졌다.

무엇보다 최근 복합쇼핑몰은 도심 문화공간으로써의 역할로 자리 잡고 있는 상황이다. 매장 내 휴식과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시설들이 구축돼 있다. 단순 쇼핑몰이라 규정짓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주말을 이용해 놀거리, 볼거리, 먹을거리를 찾는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권리를 침해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이다.

한편 복합쇼핑몰 규제가 롯데나 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임영주 흥국증권 연구원은 “복합쇼핑몰 휴무 규제로 대형마트의 경우 2% 가량 영업이익 하락이 예상된다”며 “백화점의 경우 복합쇼핑몰 월 2회 휴무에 따라 롯데쇼핑과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주요 유통업체별로 이익의 1~2% 정도가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복합쇼핑몰’ 규제…입점 패션업체들도 ‘조마조마’

   
 

문재인 정부가 내년부터 복합쇼핑몰을 대형마트처럼 영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히면서 대형 쇼핑몰을 전개하는 패션기업 LF와 형지그룹 등도 사정권에 포함될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해당 쇼핑몰이 규제 대상에 포함될 경우 각종 영업 제한 등으로 직접적인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 따르면 전통시장 근처 복합쇼핑몰 출점 제한이 포함됐다. 롯데월드타워·신세계스타필드 등 통칭 복합쇼핑몰로 일컫는 대형 쇼핑몰을 대상으로 월 2회 영업을 제한하는 것이 골자다.
유통업계는 복합쇼핑몰이 아웃렛과 패션·식음사업 등을 함께 전개하고 있는 일정규모의 영업장이 포함되는 것인지에 관한 정부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라 해석이 분분하다.
쇼핑몰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패션기업들도 마찬가지다. 형지는 지난 2013년 서울 장안동 ‘바우하우스’ 쇼핑몰을 동종업체인 ‘코데즈컴바인’으로부터 777억원에 인수해 유통사업에 진출한 바 있다. 지난 3월에는 100% 출자해 법인을 세우고 부산에 ‘아트몰링’ 쇼핑몰을 건립했다.
바우하우스는 지하 6층~지상 15층 규모 프리미엄 패션 아웃렛으로 사업을 영위 중이다. 아트몰링은 지하 8층에서 지상 17층 규모로 총면적 5만8896㎡에 달하는 2개 동으로 패션·리빙·식음료 등 170여개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사실상 두 건물 모두 아웃렛 형태를 취하고 있다.
형지그룹에 따르면 바우하우스의 식음과 패션을 합친 매출은 지난 2015년 623억, 지난해 702억원으로 2년 연속 상승곡선을 그렸다. 단 재무제표 상에는 F&B와 여가시설 매출이 제외돼 있어 매출이 하락한 것으로 공시됐다.
이는 F&B부문과 여가시설 등 매출이 실제 패션매출보다 높다고 볼 수 있어 형지그룹의 쇼핑몰 사업이 만 4년만에 자리를 잡았다는 분석이다.
LF네트웍스는 경기 양주, 전남 광양 등에서 쇼핑몰 ‘LF스퀘어’를 운영 중이다. 이 회사는 구본걸 LF회장(지분 15.96%)을 포함한 구씨 일가가 총 72.95%의 지분을 보유한 LF의 특수관계법인이다.
올 초 오픈한 LF스퀘어 광양 테라스몰은 지상 1~3층, 연면적 10만1138㎡, 영업면적 7만1634㎡ 규모다. LF네트웍스는 테라스몰을 오픈하면서 호남지역 최대규모의 복합쇼핑몰이라고 밝혔다.
두 기업이 전개하고 있는 쇼핑몰은 정확히 이번 정부의 복합쇼핑몰 규제 사정권에 포함되는지 불확실한 상태다. LF 측은 LF스퀘어가 ‘도소매업’으로 분류돼 있다고 밝히고 있어 사업분류상 정부의 규제 사정권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LF스퀘어 광양은 20여곳 이상의 브랜드와 전국의 맛집들을 모은 50여개 식음매장 등을 보유하고 있어 복합쇼핑몰로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LF 관계자는 “사업분류로 봤을 때 LF스퀘어가 정부의 복합쇼핑몰에 직접적으로 해당하는지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서도 “정부 시책에 따라 (LF스퀘어가 정부의 규제 대상이 될 경우)관련 법안을 충실히 따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형지 측은 이번 복합쇼핑몰 규제 현안에 대해 최대한 말을 아꼈다. 최근 최병오 회장이 자신의 고향인 부산에 대규모 쇼핑몰을 오픈한지 불과 4개월여 만에 규제 이슈가 붉어진 점이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월 2회 휴업을 비롯한 복합쇼핑몰 규제가 현실화 된다면 마트처럼 상당한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 규제의 대상범위와 적용사항 등 향후 정부의 시책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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