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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진요 사태를 아시나요?
  • 이성연애터미경제연구소장
  • 승인 2017.08.01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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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블로(Tablo)라는 가수가 있다. 대한민국에서 활동하는 대중가요 가수이다. 한국계 캐나다인으로 한국 이름은 이선웅(李善雄), 영문 이름은 대니얼 아먼드 리(Daniel Armand Lee)이다. 3인조 힙합그룹 에픽하이(Epik High)의 멤버 겸 리더이다. 2001년 한국에 와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을 시작한 타블로는 2010년까지 음악의 작사·작곡은 물론 라디오 프로그램의 진행 등 눈부신 활동을 했다. 그가 리더로 있는 힙합그룹 에픽하이는 데뷔 이후 제20회 골든디스크 상 힙합상, KBS 가요대상 올해의 가수상, Mnet 뮤직 페스티벌 올해의 앨범상과 편곡상, 제17회 서울가요대상 최고 앨범상, 제5회 한국대중음악상, 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음악인 힙합부분 최우수상, 같은 시상식의 최우수 힙합 앨범상 등을 수상했다.
한편 타블로는 작가로서도 뛰어난 재능을 보였는데 세계적 명문인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그는 중학교 때부터 교지 편집장을 맡으면서 단편소설을 쓴 수재였다. 그의 지도교수였던 토비아스 울프(Tobias Wolff)에게 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2007년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경제야 놀자> 코너에서 그의 단편집 <안단테>가 감정에 부쳐지기도 했다. 이후 점차 관심을 받아오다가 1998년에서 2001년까지 뉴욕·샌프란시스코·시카고 등지에서 썼던 단편 10편을 묶어 2008년 11월 단편집 <당신의 조각들>을 출판했다. 출판되기 전부터 예약주문으로 1일 인터넷 판매 종합 1위를 기록했고 발매 일주일 후 5만부가 판매돼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그 후 2009년 <당신의 조각들>의 영문판인 <Peaces of You>가 출판됐다. 발매한지 5개월 만에 한글판과 영문판을 합쳐 20만부가 판매됐다.
타블로는 2009년 결혼했고 월드투어를 성공리에 마치는 등 활발한 음악활동을 하는 한편, <타블로와 꿈꾸는 라디오>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러던 중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한다)라는 인터넷 카페의 공격을 받아 1년7개월 동안 활동을 하지 못하다가 2011년 9월 YG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맺었으며 2011년 11월 솔로 1집 <열꽃>을 발매했다. 이른바 ‘타진요 사태’로 알려진 네티즌들의 타블로 공격사건은 ‘틀짓기 편향’이 불러온 일종의 집단광기였다. 이 사건의 본말을 들여다보면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인간의 한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사회과학에서 틀짓기(framing)란 어떤 실체(reality)에 대해 개인·집단 및 사회가 어떻게 인식하고 의사소통하는지에 대한 일련의 개념이나 이론적 시각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틀짓기(프레이밍)는 미디어연구, 사회학, 심리학 등에서 사용되는데 특히 어떤 정치적·사회적 움직임이나 사건들에 대해 매스미디어가 사회적으로 형성되는 해석을 만드는 일 또는 여론조작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대중가수는 어떠할 것이라는 ‘인식의 틀’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타블로는 그런 틀에서 너무나 벗어난 인물이었다. 어떻게 딴따라 대중가수가 세계적 명문인 스탠포드 대학교를 졸업하고 또 영문학 석사까지 받았단 말인가! 이렇게 학력이 좋은 녀석이 노래도 잘하고 글까지 잘 쓰니 배가 뒤틀린 인간들이 들고 일어난 것이다. 이런 것들이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분노를 일으켰다.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픈 심리’가 발동한 것이다. 그래서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한다)라는 인터넷 카페를 만들고 타블로의 학력이 가짜라고 공격을 시작했다. 타진요의 회원수가 무려 11만명에 이를 정도로 광기는 번져나갔다.
타블로의 학력에 대한 진실공방이 시끄럽게 번지자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와 토비아스 울프 교수가 직접 나서 타블로의 기록을 확인하고 그가 한 말이 모두 사실이라고 입증했다. 그러나 이미 제정신이 아닌 타진요의 네티즌들은 그런 해명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심지어는 토비아스 울프 교수의 서명이 가짜라고 들고 일어났다. 토비아스 울프 교수가 MBC 스페셜에 직접 출연해 사실임을 밝혀도 그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학력이 사실로 점점 밝혀지자 그들은 타블로의 음악이 표절이라고 공격의 방향을 바꿨다. 이들의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 과대망상적인 신경증으로 발전한 것이다. 이들은 타블로 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들에게까지 인신공격을 하고 나섰다. 그들의 확증편향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나오지를 않자 엉뚱한 곳으로 화살을 돌린 것이다. 참다못한 타블로는 고소를 하게 됐고 사법당국은 가장 악랄하게 명예를 훼손한 3명을 법정구속(징역 10개월)하고 6명에게는 징역형(8-10개월)이 선고됐다.
한편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틀(frame)을 통해 어떤 현상이나 실체를 해석하고 이해한다. 이 틀은 태어나면서부터 의식적·무의식적으로 노출되었던 환경의 영향을 받아 형성된 것으로 좀처럼 바뀌지가 않는다. 확증편향도 개인이 가지고 있는 틀의 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어떤 현상이나 실체를 이해하고 판단할 때 이 틀에 맞추어 하려 한다. 예들 들어 일류대학을 나온 신입사원이 무언가 잘못하면 ‘그럴 리가 있나?, 젊으니까 그럴 수도 있지!’라고 이해하고 판단하지만 삼류대학을 나온 신입사원이 똑같은 잘못을 하는 경우에는 ‘내 그럴 줄 알았어!, 어떻게 일을 그따위로 할 수 있나!’ 식의 반응을 보인다. 바로 인류대학과 삼류대학 출신은 다르다는 ‘틀’을 가지고 실체를 인식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네트워크마케터들에 대한 인식도 사회적인 틀과 이 틀에 영향을 받은 개인들의 틀에 의해서 이뤄진다. 이 땅에 네트워크마케팅이라는 유통기법이 들어왔을 때 일부 경영자들과 사업자들이 비상식적인 행동을 일삼아 그것이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는데 이것이 그만 네트워크마케팅을 보는 우리사회의 틀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이 틀은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지속적인 이미지 혁신이 있어야 틀을 바꿀 수 있다.   

 

이성연애터미경제연구소장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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