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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가상화폐의 새로운 가능성과 위험성
2017년 07월 31일 (월) 18:04:33 이성구 논설주간 nexteconomy@nexteconomy.co.kr
   
 

지난 16일 대표적 가상화폐로 가치가 급등했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이 폭락했다. 가상화폐 정보매체 코인데스크(Coindesk)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6월16일 1838달러까지 하락했는데 이는 6월11일 기록한 최고치(3018달러)보다 40%나 떨어진 것이며 비트코인 다음으로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 역시 같은 날 155달러까지 떨어져 6월13일 기록한 최고치(395달러)보다 60%나 하락했다. 관련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두 종류로 분할될 가능성과 이더리움으로 자금을 조달했던 스타트업 기업들의 현금화 예상으로 인한 투자자들의 우려 때문에 하락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러한 급격한 가치 변동은 가상화폐 거래 및 보유의 위험성을 말해 준다. 물론 일부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가격의 폭락은 올 초의 가격 급등에 대한 조정일 뿐이라며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말하지만 가치의 보장수단이라는 화폐의 중요한 기능에 의문을 남기고 있다.
인간들이 물물 교환을 시작하면서 서로 원하는 것이 불일치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누구에게나 통용되는 재화가 필요하게 됐고 그에 따라 등장한 것이 화폐라고 볼 수 있다. 처음에는 그런 요구에 비교적 적합한 재화가 화폐로 사용됐고 이들을 실물화폐라고 부른다. 이 때 화폐로 사용되는 재화의 중요한 특징은 장기간 저장해도 변질 없이 가치를 유지할 수 있고 적은 분량으로도 상당한 가치를 지녀(바꿔 말하면 공급이 제한돼) 갖고 다니기 쉬운데다 위변조가 어렵고 계량이 쉬워 믿고 거래할 수 있어야 하며 또한 실생활에서도 사용될 수 있는 것이라면 그 가치를 누구에게나 인정받는데 보다 용이했을 것이다. 이 때 화폐의 가치는 실제 재화로써의 가치와도 같게 된다.
그런 이유로 장기 보관이 가능한 곡물 등이 화폐처럼 사용됐고 필자가 어린 시절 시골에서 일꾼들의 급여는 1년에 쌀 몇 가마로 정해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어느 지역에서는 소금이 더욱 적합할 수도 있었고 고대 로마는 소금을 화폐처럼 활용해 오늘날 급여(샐러리)는 소금(salt)이 어원이라고 한다. 한편 실용 가치는 거의 없지만 사회적 통용에 대한 합의를 기초로 조개껍데기 같은 것을 화폐처럼 사용한 시대도 있었는데 이 경우 화폐 가치는 실제 조개껍데기 채취에 드는 비용을 넘지 못한다. 마치 가상화폐의 가치가 채굴(서버를 운용해 가상화폐를 만드는 일)에 드는 비용을 넘을 수 없는 것과 비슷한 이치이다.
한편 채광과 주조기술의 발달은 금은 등 금속화폐를 보편화시켰고 이들과의 교환을 보장한 태환성을 기초로 지폐가 이들을 대체한 뒤 현재는 정부기관에 의한 통제(가치 안정을 위한 공급 관리 및 위 변조에 대한 처벌 등)에 기초해 지폐가 통용되고 있다. 하지만 실생활에서 우리가 금고나 지갑 속에 보유하고 있는 돈은 얼마 되지 않고 대부분 은행 등에 맡겨 두고 있는데 은행도 극히 일부만 지급준비로 돈을 갖고 있을 뿐이어서 우리가 돈으로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의 1/10 정도만 실물 지폐로 존재하고 대부분은 비트코인처럼 금융 계정의 디지털 신호 형태로 존재한다는 점에서는 이미 가상화폐 시대에 살고 있는 셈이다. 다만 비트코인과는 달리 금융계정의 돈은 언제든 지폐로 바꿀 수 있고 가치의 안정성이나 통용성이 정부의 통화 정책과 금융제도에 의해 관리된다는 차이가 있다. 예컨대 달러의 국제적 통용은 미국 경제와 시장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기초가 되고 있다.
반면 오늘날 가상화폐들은 정부를 대신해 블록체인 기술이 위변조를 막고 가상화폐 공급은 알고리즘(예컨대 가상화폐 네트워크 유지 기여도에 따라 신규 화폐 공급)으로 통제된다. 시장주의 관점에서 본다면 디지털 가상화폐는 정부권력의 개입 없이 통화시스템을 유지하는 이상적 수단으로도 보인다. 문제는 기존 화폐는 통용성에 있어서 국민경제의 30% 가까이를 담당하는 정부가 보장하고 법적 강제력을 가진데 비해 가상화폐들은 거래 당사자들의 자발적 동의에 기초하고 있을 뿐이어서 어떤 이유로든 통용성이 하락하고 가치가 떨어지면 과거 실물화폐와는 달리 쓸모없는 디지털 신호에 불과하게 된다.
디지털 가상화폐는 위변조 곤란, 이동·보관 편리, 안정적 공급통제 시스템 등 화폐로써의 우수함과 시장에서 경쟁을 통해 가치가 결정되고 진화하는 긍정적 측면에도 불구하고 가격 급등에 따른 채굴(공급, 유지)비용 증가는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초래한다는 비난과 함께 투자자들의 위험도 적지 않다. 즉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의 초기 채굴자나 투자자들이 엄청난 이익을 얻은 것도 사실이지만 예측하기 어려운 사고로 기능에 흠결이 발견되거나 진입이 자유로운 가상화폐 시장에서 더 편리하고 효율적인 가상화폐가 등장해 다수 소비자에게 통용된다면 급격한 IT기업들의 부침에서 보이듯 가치가 폭락할 수도 있다. 따라서 가상화폐를 위험한 투기로만 보고 시장을 죽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개인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보유하려는 화폐의 가능성과 가치 상승의 제약요인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위험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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