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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포화’일까 vs ‘성장’할까
  • 김정우 기자
  • 승인 2017.07.3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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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만점을 훌쩍 뛰어넘는 출점 성적표를 보이면서 급성장한 편의점이 올해는 4만점 시대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1인 가구 시대를 등에 업은 편의점이 동네 구멍가게의 전환 등이 이어지면서 올해도 계속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편의점의 가파른 증가세는 국내 편의점 포화론을 재점화시켰다. 이미 편의점이 수요의 한계치에 접근하고 있으며, 경쟁이 치열해져 가맹점주들의 수익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포화론’의 요체다.

하지만 편의점 업계에서는 일본 편의점의 세분화를 통한 성장을 사례로 제시하며 국내 편의점의 성장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1위인 BGF리테일의 전국 CU점포수는 6월말 기준 1만1799개로 집계됐다. CU는 지난해 6월3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1만호점을 출점한 이후 1년여만에 1800여개점의 점포수 순증을 이루며 확장 중이다. CU는 지난 한 달간에만 194개점을 더 늘렸다.

공격적으로 점포수를 늘리며 CU의 턱 밑까지 쫓아 왔던 GS25는 6월말 기준 1만1779개점을 출점했다. 추격의 고삐를 놓치지는 않고 있다.

업계 1, 2위의 출점경쟁은 국내 편의점의 포화도를 높이고 있다. CU와 GS25에 더해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이마트24 등 국내 편의점 5사의 가맹점 수는 3만6042개(5월 기준)에 이른다. 인구수로 보면 1400여명 당 한 개의 편의점이 존재한다. 편의점의 왕국이라고 불리는 일본이 편의점 수는 5만7000여개이다. 편의점 배후 인구로 보면 한 곳당 2200여명 수준이다.

국내 편의점의 포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 중 하나다. 점포당 매출액이 4개월 연속 떨어진 것을 보고 편의점의 포화상태를 진단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하는 유통업계 매출동향을 보면 CU, GS25, 세븐일레븐의 점포당 매출액은 지난 2월 -3.5%를 기록해 역신장으로 돌아선 이후 3월 -1.9%, 4월 -2.4% 성장에 이어 5월에도 -3.5%를 나타내며 4개월 연속 감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4개월째 매출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포화상태에 근접해 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이 포화상태로 치닫고 있어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실제로 편의점 업계에서는 출점을 서두르다 보면 수익성이 낮은 입지에도 마구잡이로 점포를 내주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점주들의 매출이 동반 하락할 것은 자명하다. 매출이 둔화되는데 임차료, 인건비 등 제반 비용은 늘어난다.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신규 편의점 점주들이 ‘상투’를 잡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편의점 가맹점주들 사이에서 “편의점으로 돈을 버는 시대는 끝났다”라든가, “주 7일 일해도 본인 월급으로 250만원을 가져가기 힘들다”는 등의 목소리가 많아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국내 편의점 증가는 올해도 계속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CU와 GS25의 출점경쟁에 더해서 신세계의 위드미가 상호를 아마트24로 바꾸면서 편의점 수 확장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최근 공언한 것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김성영 이마트24 사장은 지난달 13일 ‘위드미’를 ‘이마트 24’로 리브랜딩하는 것을 발표하면서 “이마트가 지난 24년간 쌓아온 성공적인 DNA를 편의점 사업에 이식할 것”이라며 “회사의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 필요한 점포수는 5000~ 6000개로 본다”고 말했다. 이마트24는 6월말 기준 2164개의 편의점을 출점해 놓고 있다. 3년 동안 2배 이상의 확장을 계획하고 있는 것이다.

김 사장은 구체적인 방안으로 ‘프리미엄’도 강조했다. 단순히 고급화가 아닌 소비자들에게 제품 다양성과 니즈를 충족해 오래 머물 수 있는 문화와 생활이 있는 곳으로 탈바꿈 시킨다는 구상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를 위해 3년간 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이 편의점 사업을 이마트 뒤를 잇는 그룹 핵심 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는 그룹의 지속 성장을 위한 동력으로 편의점 사업을 성장시키겠다는 것이다.

또 이마트24는 이 자리에서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충분히 출점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김성영 사장은 “앞으로 점포는 점점 더 좁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약 15평 정도의 매장을 효율적으로 운영한다면 기존의 상품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4만점 시대…성장 여력 충분
편의점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올해 국내 편의점이 4만점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손윤경 SK증권 연구원은 “전국에 있는 동네 구멍가게 6~7만개 중 절반만 편의점으로 전환한다고 해도 4만여개 안팎이 늘어나는 것”이라며 “향후 성장 여력도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편의점은 지난해 CU에 이어 GS25까지 단일 점포 1만호 시대를 맞이했다. 매출액은 지난해에만 20조원대에 육박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편의점 시장 규모가 20조원을 상회해 2020년에는 28조원 정도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유통업 내 비중 8.7%에 해당한다.

부실 점포 구조조정, 정책 변수 등의 영향으로 속도가 다소 늦어질 수는 있겠지만 인구구조 및 트렌드상 편의점의 성장이 계속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 같은 전망의 주요 근거는 편의점 선진국인 일본의 발전경로와 현재 한국 편의점이 유사하다는 데에서 찾았다.

   
 
   
 

업계에 따르면 일본 편의점이 고성장 하기 시작했던 시기는 1990년대 후반과 2010년 이후로 이 시기는 각각 고령화와 담배가격 상승이 맞물렸던 시기다. 저성장과 인구 고령화를 동시에 맞이한 일본은 높은 물가 부담에 편의점 간편식이 이른 시기에 이미 발달하기 시작했다. 이미 오랜 기간 동안 편의점 도시락 품질 노하우가 축적된 상황에서 2010년 10월 담배가격 45% 상승은 다시 한 번 성장기를 견인했다.

담배가격 상승으로 인한 편의점 1일 매출 확대로 가맹점주들의 경영 안정화 속도가 빨라져 한 동안 주춤했던 신규 출점에 시동이 걸렸던 것이다. 한국의 현재 상황이 일본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향후 몇 년간 편의점의 성장을 점치고 있는 것이다.

다만 편의점은 올해 양적 성장 속에서 객단가 상승 및 수익성 개선 여부, 즉 질적 성장에 대한 고민이 전면에 부상하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편의점의 성장을 이끌었던 1인 가구 전용상품과 PB개발의 속사정도 질적 성장에 대한 고민이 반영돼 있다고 보는 게 맞다. 편의점은 지난해 도시락과 즉석커피 등 먹을거리를 중심으로 PB상품을 강화하며 1인 가구를 타깃으로 소구력을 높일 수 있었다.

편의점 각사별로 전체 매출에서 PB가 차지하는 기여도도 높아졌다. 세븐일레븐과 GS25 경우 지난해 기준 담배 매출을 제외한 전체 매출에서 PB매출 비중이 35%대를 돌파하며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한국체인스토어협회 관계자는 “경기가 장기 저성장 국면에 진입함에 따라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패턴이 주류로 자리잡았다”며 “편의점은 가격대비 고품질 상품의 소싱 및 개발을 확대하는 등 소비 트렌드 변화를 따라가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또 편의점은 유통시장의 차별성 강화의 일환으로 자체상표브랜드도 확대하고 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앞으로는 같은 품목이라도 지역상권 특성에 맞게 편의점마다 다른 제품이 출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4만점 시대에 편의점은 모든 소비자들을 붙잡으려 하기보다는 충성도가 높은 고객층을 타깃으로 삼는 전략으로 바뀔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장기 운영점 비율·생존율’ 높아
업계에서는 과거 동네 구멍가게로 여겨졌던 편의점이 국내에 등장한 지 27년 만에 주요 유통채널로 성장 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로 편의점의 뛰어난 사업 안정성을 꼽고 있다.

편의점은 가맹본부와 가맹점이 각자의 역할에 따라 ‘공동 경영’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사업으로 동반성장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여타업종에 비해 우수한 가맹본부의 체계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4년 서울 소상공인지도 통계(3년간 생존율)를 보더라도 PC방 33%, 카페 47%, 제과점 59%에 비해 편의점 생존율은 85%로 다른 업종에 비해 뛰어난 안정성을 보였다.

또 국세청의 지난 2015년 국세통계연보를 보며 국내 창업시장에서 자영업자가 3년 이상 사업을 운영하는 비율은 전체 창업자 중 약 30%에 그친다. 이에 비해 편의점 사업은 창업자의 약 77%가 3년 이상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참고로 생존율이 높은 업종으로 편의점 (85%), 자동차수리 (83%), 인테리어 (79%), 일반의원 (79%) 순이었다. 반대로 생존율이 낮은 순위는 PC방 (33%), 당구장 (36%), 휴대폰 (41%), 분식집 (43%), 부동산중개업 (48%) 순으로 나타났다.

편의점산업협회에서 매년 발행하는 ‘편의점산업동향 책자’에 따르면 5년 초과 사업 운영 비율은 전체 사업의 41.1%, 이 가운데 16%는 사업 개시 10년이 넘은 장기 운영 가맹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사업은 가맹계약 기간이 경과하면 위약금 없이 계약 해지가 가능함에도 장기 운영 점포 비율이 꾸준하게 증가하는 것은 편의점 사업 안정성과 가맹점주의 만족도를 짐작할 수 있는 지표”라고 말했다.
 

일본 편의점 성장 배경은 ‘다양성’

   
 

일본에 편의점이 등장한지 4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 이는 다른 오프라인 채널이 매출 부진을 겪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편의점 업계의 호황은 1인 가구 증가로 근거리 소량 구매 소비 패턴이 확산되고, 히트 PB상품의 등장과 다양한 편의 서비스를 제공함에 고객의 재방문을 늘렸기 때문이다.

일본의 편의점 산업 규모는 지난해 11조엔을 기록하며 지난 1998년 백화점 매출액의 절반 밖에 되지 않던 매출 규모는 2009년 백화점을 넘어섰다. 2015년 현재 기준으로 백화점 매출 규모 대비 150%를 상회하고 있다.

현재 일본 편의점의 점포 면적은 약 40평으로 우리나라 점포의 평균 20평에 2배 규모다. PB의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도시락의 진열 코너는 약 200cm 너비로 우리나라의 90~120cm 비해 2배 가량 넓다.

도시락과 샌드위치의 가격은 4~500엔 수준으로 일본 물가와 제품 품질을 고려할 때 매우 저렴하다. 일본 편의점 프레시 푸드 시장은 양질의 맛과 저렴한 가격으로 프랜차이즈 외식업계 시장에서 40%까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도시락 등과 함께 100엔 커피로 유명한 ‘Seven Cafe’의 경우 점포 당 1일 100잔 이상이 판매되며 출시 1년 만에 총 4억5000만잔 넘게 팔렸다.

일본 세븐은행의 경우 1만8000곳 이상의 세븐일레븐 점포를 이용해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네트워크를 구축해 3년만에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나서 연평균 15.5%의 순이익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ATM으로 입출금, 송금, 카드론 등의 기본 서비스뿐 아니라 정기예금 가입, 해외송금, 수취 등 세븐은행이 제공하는 서비스 대부분을 받을 수 있다.

이런 다양한 서비스 덕택에 세븐은행은 594개 금융기관과 제휴했으며 이들로부터 받는 ATM 이용수수료가 전체 이익의 93.6%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                   

최근 일본의 편의점은 새로운 노인 복지 채널로도 활용되고 있다. 일본에서의 편의점은 지금까지 젊은 층이 즐겨 이용하는 쇼핑장소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최근 고령자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 맞춰 노인 고객 간호 서비스를 제공하며 병실까지 직접 찾아가는 등 신개념 서비스를 도입한 실버형 편의점이 대두하고 있다.

일본 ‘로손’에서는 노인 고객 간호 서비스를 제공하는 ‘케어로손’을 지난 2015년 4월 사이타마현 가와구치시에 오픈했다. 기존 편의점이 3000~3500개 정도의 상품을 취급하는 데 반해 ‘케어로손’은 그보다 500개 더 많은 4000여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케어로손은 매장에 도시락이나 과자, 음료 등 기존의 편의점 상품에 더해 건강상품 코너가 배치돼 있다. 또한 수분 보충제나 노안경, 보청기, 소취제나 기저귀 등 간호에 빠질 수 없는 상품도 40종이나 구비돼 있다. 편의점 대표 품목인 도시락의 경우 고령자층을 배려해 ‘유니버셜 디자인 푸드’ 도 구비하고 있다.

또 케어로손은 소량, 개별 포장을 강화했으며 매장 안 쪽에는 혈압계도 상시 비치돼 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 반까지는 매장 내 노인고객을 위한 케어 매니저와 상담원이 상주하며 간호 상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 병원 내에 출점한 편의점은 400여개이다. 이 중 230여개의 병원 편의점을 운영중인 로손은 본사 조식에 병원 전문팀인 ‘호스피탈 로손 추진부’를 만들며 점포 설계를 지원하고 있다. 특수 입지인 병원 편의점에서의 서비스 폭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로손은 병원 내에 인기 있는 상품 150개를 싣고 일부 병실을 순회하는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고령화 시대에 노인층을 위한 편의점 서비스들은 더욱 세분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케어로손만해도 도심부를 중심으로 향후 3년 내에 30개점으로 매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정우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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