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대부도 해솔길

숲과 바다를 함께 걷는다면 어떨까? 걷다가 더우면 바닷물에 풍덩 들어가도 좋겠다. 누구나 함께 걸어도 불편함이 없는 길이 대부도 해솔길이다. 안산 대부도는 낙조가 특히 아름답다. 또한 풍성한 해산물까지 맛볼 수 있어 찾는 이가 많다. 더위와 일상에 치진 몸과 마음을 바다와 솔바람 맞으며 풀어보자.

육지가 된 섬, 대부도

대부도는 시화방조제가 건설되면서 육지가 된 섬이다. 안산은 주말에 수도권에서 당일치기 여행이 가능한 곳으로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다. 이곳에 바다를 조망하며 숲길 산책을 즐길 수 있는 해솔길이 있다. 7개 코스 총거리 74㎞구간이다.
해솔길 7코스 중에서 으뜸은 1구간이다. 시화방조제가 끝나는 지점에 있는 대부도관광안내소에서 시작한다. 안내소 맞은편에 방아머리공원(대부도공원) 주차장이 있다.
북망산으로 향하는 길에 주황색과 짙은 은색리본이 바람에 흔들린다. 해솔길 가이드 역할을 하는 안내리본이다. 도보여행 중에 만나는 작은 리본과 화살표는 나침반과 같다. 어느 곳으로 가야할지 몰라 고민할 때, 길을 잃고 헤맬 때 이보다 더 큰 동아줄은 없다. 주황색은 석양을 은색은 갯벌을 뜻한다. 북망산은 산이라고 하기에 민망할 정도로 나지막하다. 하지만 정상부에 올라서면 대반전이 시작된다. 서해바다가 발아래 펼쳐지고 구봉도와 꼬깔섬, 무이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갯벌을 지나면 미인송에 닿는다. 갯벌 옆으로 식당들이 즐비하다. 저마다 맛집임을 자랑하며 손님 맞을 준비에 한창이다. 갯벌을 앞마당 삼은 솔숲 야영장에는 캠핑 나온 가족들이 망중한을 즐기며 세상걱정을 모두 내려놓은 듯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다. 야영장 끝자락에 바다 쪽으로 ‘V’ 모양을 한 미인송이 서있다. 물이 빠지면 나무뿌리가 들어나고 바닷물이 들어오면 뿌리는 물론 아래기둥 일부분까지 잠겨버린다. 모진환경임에도 생명을 잃지 않고 고고히 살아있음이 놀랍다.

해솔길 최고의 명품산책로, 구봉도

구봉도는 해솔길 구간 중 최고의 명품구간이다. 구봉도는 아름다운 봉우리가 아홉 개가 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개미허리 아치교까지 약 2㎞남짓이다. 숲속 길은 기대이상으로 좋다. 두 사람이 손을 잡고 걸을 수 있을 정도로 길 폭이 적당하고 바닥은 흙으로 단단하게 다져졌다. 바닷바람이 얼굴을 스칠 때쯤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는 사뭇 다른 가파른 목재계단이 마중을 나온다. 단숨에 내려서니 개미허리다. 섬과 섬을 연결하는 나무다리 모양이 짤록한 개미허리를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윽고 낙조전망대까지 500m. 단숨에 걸어가고 싶지만 나무사이로 얼굴을 내민 꼬깔섬이 발목을 붙잡는다. 친구라고는 섬 주위를 오가는 작은 어선뿐인 외로운 무인도다. 해수면과 접한 곳은 섬 속살이 그대로 드러나 있고 그 위로 아이스크림을 한 스푼 올려놓은 듯 나뭇잎이 무성하다. 외로운 꼬깔섬을 뒤로하고 데크를 따라 걸어가면 낙조전망대가 나온다. 어느덧 해솔길 1구간도 종착지를 향해 가고 있다. 여행자 대부분이 생각하는 종착지는 구봉선돌. 흔히 할미 할아비 바위로 잘 알려져 있다. 뱃일 나간 지아비를 기다리다 망부석이 된 할미바위와 돌아와서 할미바위를 보고 애통해 하다 자신도 바위가 된 할아비의 전설이 전해진다.
해솔길을 걸으며 바닷바람과 솔바람을 가슴 깊숙이 담을 수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여행이 주는 참 행복은 여느 곳에도 전혀 뒤지지 않았다. 최소한 1주일 정도는 일상을 지탱해줄 수 있는 영양제로써 충분한 가치가 있는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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