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채식인구 150만명…관련 사업도 2조원대로 껑충

빌 클린턴·나탈리포트만·아델·이효리·김효진·김제동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채식주의자라는 점이다. 최근 웰빙이나 건강, 다이어트 등을 위한 채식은 물론 동물 및 환경보호의 포괄적 의미로 채식을 선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처럼 낯설었던 채식주의자들이 늘어나면서 최근 채식관련 시장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채식연합의 따르면 국내 채식인구는 약 100~15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2% 수준이다. 또한 3년 새 채식관련식품 판매량은 50% 가까이 늘어났으며 채식주의자 전문 식당도 300곳에 달한다.

채소의 경제학 ‘베지노믹스’라는 용어까지 만들어내며 급성장하고 있는 채식시장을 들여다봤다.

전 세계 채식 인구 1억8000명

환경도 살리며 건강한 식습관도 형성할 수 있는 채식이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최근 건강, 외모 관리와 더불어 동물 및 환경보호 등의 다양한 이유로 채식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채식주의를 위한 채식 시장도 함께 커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미국의 시장조사 기관 민텔은 올해 식품시장 트렌드로 ‘채식주의자 확대’를 꼽으며 전 세계 채식시장의 확대와 해당 산업의 성장을 전망했다.

채식주의자는 단순히 고기를 먹지 않는 것에 국한되지 않고 유제품과 달걀, 고기의 종류와 상황에 따라 크게 7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비건 채식’은 오로지 식물성 재료만 섭취하는 가장 엄격한 채식주의다. ‘락토 채식’은 고기와 계란 등은 먹지 않지만 유제품은 섭취하는 채식을 뜻한다. 이밖에도 유제품은 먹지 않지만 계란은 먹는 ‘오보 채식’, 유제품과 계란은 허용한 ‘락토오보 채식’ 유제품과 계란, 생선까지 섭취하는 ‘페스코 채식’, 붉은 살코기를 제외한  유제품·계란·조류·생선은 먹는 ‘폴로 채식’ 등이 있다. 또한 평소에는 엄격한 비건 채식이지만 상황에 따라 육식을 먹는 ‘플렉시테리언’ 등이 있다.

국제채식연맹(IVU)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채식 인구는 1억8000명으로 추산된다. 채식주의자가 가장 많은 국가 인도는 전 세계 채식주의자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독일의 경우 전체 인구의 10% 정도인 약 800만명이 채식주의 식단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채식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국채식연합의 따르면 국내 채식인구는 약 100~15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2% 수준이며 플렉시테리언 같은 채식주의자까지 포함하면 국내 채식인구는 약 1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채식관련식품 판매량은 지난 2014년부터 50% 가까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채식산업의 확대가 지속되면서 최근에는 채소와 경제를 조합한 ‘베지노믹스’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베지노믹스의 핵심은 식물성 원료만으로 고기 맛을 재현해내는 ‘대체 육류’등 식품기술의 진화다. 채식주의 영양불균형에 대한 우려를 해결하는 대안이기도 하다. 실제 단백질 섭취가 부족한 채식주의자들을 겨냥해 식물성 원료를 활용한 대체 육류 시장이 커지고 있다. 세계적인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전 세계 식물성 고기 시장은 지난 2010년 12억 달러에서 지난해에 18억 달러로 급성장했다. 이 같은 추세라며 2020년 대체 육류 관련 시장은 30억 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대체 육류 시장은 지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7.9% 성장했으며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실제 11번가에 따르면 대체 육류 콩고기 매출은 2014년 98%, 2015년 210%, 지난해 57% 등 전년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옥션 역시 올해 1분기 채식 식품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최대 300% 늘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채식주의자가 급증하면서 관련 시장도 급성장 추세”라며 “베지노믹스는 관련 업계도 눈여겨보고 있는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접할 수 있는 대체 육류로는 콩으로 만든 햄버거·소시지·핫도그·탕수육·치킨, 현미로 만든 돈가스 등이 있다. 이밖에도 채식 관련 식품으로는 채소와 식물성 원료로 만든 라면·만두·초콜릿, 버터나 달걀을 쓰지 않은 빵·케이크, 두유로 만든 아이스크림, 코코넛유를 사용한 치즈, 식물성 인공 달걀 파우더로 만든 마요네즈 등 매우 다양하다.
채식주의를 위한 맛집도 생겨나고 있다. 또한 학교나 기업의 구내식당에서도 채식메뉴를 선보이며 채식주의자들를 응원하고 있다. 이태원에서 비건버거로 유명한 ‘하거스’는 고기 대신 현미쌀과 렌틸콩으로 만든 패티로 만든 허거스 비건버거, 바질페스토아보카도 버거, 치즈버거, 비비큐버거 등의 버거전문 식당으로 이외에도 콩불고기, 콩 치킨, 샐러드, 아몬드 밀크 등 다양한 메뉴가 있다. 무엇보다 이곳은 매월 수익의 10%를 동물보호단체에 기부하고 있어 작은 골목에 자리했는데도 불구하고 인기가 많다. 서울대학교는 학생과 임직원을 위한 채식 뷔페를 선보였다. 교내 채식동아리 콩밭의 건의로 탄생한 ‘감골식당’은 표고버섯탕수육, 젓갈 넣지 않은 김치, 새싹비빔밥 등의 채식메뉴를 매일 선보이고 있다. 학생기준 6000원으로 다른 학생식당 보다 가격이 높지만 하루 평균 250명 가량이 이용하고 있다. 달걀·우유·버터 없이 빵을 만드는 신촌에 ‘더브레드블루’는 대표적인 채식 베이커리다. 알레르기·아토피 등 각종 이유로 일반 빵을 먹을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빵집으로 시작한 이곳은 현재 채식주의자나 건강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의 성지로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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