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 소비를 위한 소비자 회원이 주를 이뤄

한국 세계 3대 직판시장 굳히기

세계 직접판매 시장이 지난해 1.9% 성장했다. 직접판매세계연맹(WFDSA)이 최근 발표한 ‘2016년 직접판매 분야 세계 소매 매출액 현황(Global Direct Selling-2016 Retail Sales)’을 살펴보면 지난해 세계 직접판매 시장의 총매출액은 1825억56250만여 달러(한화 208조4609억원, 6월20일 기준)로 2015년에 비해 1.9% 증가했다. 판매원 수 또한 1억733만여명으로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

국가별 매출액을 살펴보면 미국이 지난해보다 1.6% 가량 감소한 355억4000만 달러(약 40조5760억원)로 여전히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338억8810만 달러(약 38조조6900억원)로 전년대비 1.9% 증가하면서 뒤를 바짝 쫓았다. 특히 중국은 최근 3년간 평균 12.9% 성장률을 기록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머지않아 미국을 넘어서 세계 최고 시장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3위는 지난 2015년과 마찬가지로 한국이 차지했다. 한국은 지난 2015년 약 162억4700만 달러보다 3.8% 증가한 168억6159만 달러(약 19조2508억원)를 기록했다. 특히 최근 3년간 평균 6.7%의 성장률을 보이며 세계 직접판매 3대 시장으로 자리를 굳건히 하는 모습이다. 

4위는 독일이 차지했다. 지난 2013년부터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독일은 지난해 158억7777만 달러(약 18조1197억원)로 집계, 2015년 대비 4.3% 증가했다.

지난 2012년까지 2위 자리를 지키다 2015년 5위로 떨어진 일본은 지난해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2015년(163억1583만 달러)보다 6.2% 하락한 153억471만 달러(약 17조4718억원)를 기록하면서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브라질은 지난 2015년 대비 0.1% 감소한 86억8942만 달러(약 9조9198억원)로 6위에 랭크됐고 뒤이어 멕시코(58억5400만 달러), 말레이시아(48억1900만 달러), 프랑스(45억6800만 달러), 영국(38억4400만 달러)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최근 3년간 평균 6.6% 증가율을 보이며 프랑스를 누르고 8위에 랭크됐다.

전 세계 직접판매 판매원 수는 지난 2015년 1억410만5600여명에서 3.1% 증가한 1억733만7900여명으로 집계, 전 세계 1억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직접판매와 관계를 맺고 있었다.

가장 많은 판매원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으로 2050만여명의 판매원을 보유하고 있었고 뒤이어 인도네시아 1400만여명, 태국 1120만여명, 한국이 697만3000여명, 러시아가 514만8000여명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다만 중국의 판매원 수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미국보다 더 많은 판매원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판매원이 전체의 절반을 넘는 5346만9700여명으로 집계됐으며 북미지역이 2178만3000여명, 중남미지역이 1418만3300여명, 동유럽이 1073만7300여명 등으로 집계됐다.

직접판매를 통해 판매되는 제품군으로는 여전히 웰니스 제품이 가장 많았다. 전년대비 약1.2%p 가량 증가한 34.8%의 점유율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가운데 화장품 및 퍼스널케어 제품군이 29.5%로 그 뒤를 이었다. 아울러 생활용품 및 내구재가 11% 점유율을 보였고 의류 및 액세서리는 7.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국내 직판시장, 지난해 3.8% 성장

한국직접판매산업협회(회장 이우동)가 발표한 자료를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국내 시장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직접판매 시장 총매출액 지난 2015년 14조1388억원보다 3.8% 가량 증가한 14조6734억원으로 추산된다. 업체 수는 총 2만3611개로, 지난 2015년(2만5298개)보다 6.7% 감소했다.

다단계판매는 지난해 총매출액 5조4562억원으로 2015년보다 5.9% 증가했다. 반면 업체 수는 1개사 감소한 136개사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이효돈 한국직접판매산업협회 부장은 “다단계판매는 2012년 8월 시행된 개정 방문판매법으로 업계 재편에 따른 방문판매와 후원방문판매, 다단계판매에 대한 명확한 구분이 이뤄지면서 2012년부터 업체 수가 꾸준히 증가했다”면서 “하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라 업계에서는 향후 국내 다단계판매 시장의 동향에 보다 관심을 가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방문판매는 지난해 2만3475개사로 2015년 2만5161개사에 비해 1686개사(약 6.7%) 감소했다. 하지만 총매출액은 9조2172억원으로 2015년 8조9852억원에 비해 2.6% 증가했다.

이효돈 부장은 이에 대해 “소규모 업체들이 영업의 어려움으로 폐업하면서 업체 수가 감소했지만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형업체들이 매출 성장을 이끌어내면서 이 같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한 “코웨이와 LG생활건강 등 주요 대형업체들의 꾸준한 매출 성장과 더불어 국내 방문판매 시장에서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타파웨어브랜즈코리아와 유니베라, 이롬 등의 매출 신장도 눈여겨볼 만하다”고 전했다.

지역별 분포를 살펴보면 다단계판매 업체 136개사 중 80.1%를 차지하는 109개사가 서울에 밀집돼 있었다. 방문판매 업체는 전체 2만3475개사 중 7950개사(33.9%)가 서울지역에 자리하고 있었고 경기도 4441개사(18.9%), 부산 1404개(6.0%) 등으로 분포돼 있었다.

품목별 시장점유율에서는 체중조절식품이나 스포츠·에너지 보조제 등 웰빙 관련 제품이 46.8%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었고 스킨케어·세안용품 등 화장품 및 퍼스널케어 제품이 25.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가정용품·내구재 8.9%, 의류·액세서리 5.9%, 도서·완구 및 시청각 자료 3.6%, 일반 식품 3.4%, 유틸리티 2.4%, 기타 1.6% 등의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다단계판매 ‘소비’, 방문판매 ‘판매’가 목적  
지난해 직접판매 시장의 총 직접판매원 수는 942만1300여명으로 지난 2015년 892만8400명 대비 49만2900여명(5.5%)이 늘어나면서 직접판매가 불황에 강한 산업임을 증명했다.
특히 다단계판매는 판매원 수 842만3400여명으로 지난 2015년(795만5600여명) 대비 46만7700여명(5.8%)이나 늘었다. 후원방문판매를 포함한 방문판매원 수는 99만7900여명으로 2015년 97만2700여명보다 2만5123명(2.5%)이 증가했다.

이 자료에서 주목할 점은 다단계판매의 판매원 수가 방문판매원 수보다 무려 8배나 많은데 매출액은 2배 가량 적다는 점이다. 1인당 평균 매출액으로 환산해보면 다단계판매원은 지난 한 해 동안 1인당 64만7700원의 매출을 기록한 반면, 방문판매원은 같은 기간 동안 923만6500원의 매출을 올렸다. 즉 다단계판매원은 한 달에 약 5만3900원, 방문판매원은 76만9700원의 매출고를 기록한 셈이다.

이에 대해 이효돈 부장은 “방문판매원의 경우 판매를 목적으로 가입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단계판매의 경우 제품 및 서비스 할인 등의 혜택을 위해 가입한 후 자가소비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 반면 방문판매는 말 그래도 판매를 위해 회원으로 가입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800여만명의 다단계판매원 중 실제 활동하는 사업자 수는 40만명 정도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러한 사실은 실제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발표한 다단계판매업자 정보공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2015년 다단계판매업체로부터 후원수당을 지급받은 판매원 수는 162만명으로 전체 등록 판매원 796만명 중 20.4%만이 후원수당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그 당시 공정거래위원회 측은 후원수당을 지급받지 않은 판매원 633만명에 대해 “자가소비를 목적으로 판매원에 등록했거나 활동 휴지기에 있는 판매원으로 보인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러한 사례는 비단 국내뿐만이 아니다. 직접판매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미국 또한 마찬가지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미국 직접판매협회(DSA)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직접판매 시장의 전체 회원 수는 2050만명으로, 이중 1520만명은 제품 및 서비스 할인 등을 받는 ‘소비자’이고 530만명이 ‘사업자’로 활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직접판매 시장이 소비자 중심 시장이란 방증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다단계판매 업계는 과거 일련의 사건들과 기존 판매방식과 다른 판매방식의 특수성 때문에 씌워진 멍에를 아직까지도 짊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 경제의 저성장 기조 속에서도 국내 다단계판매 시장은 세계 3위 규모로 성장했고 전체 국민의 약 15%가 다단계판매에 직·간접적으로 종사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경쟁력을 의미한다.

다단계판매는 소비자가 중심인 시장이다. 따라서 이제는 다단계판매 시장의 성장과 소비자보호를 함께 고려한 규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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