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맥 활용한 핸드페이 결제 시스템 갖춘 무인 편의점 등장…일자리 감소 불가피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쇼핑 환경의 변화가 시작됐다. 지난 5월 세븐일레븐은 잠실 롯데타워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오픈했다. 전 세계 최초 정맥결제가 가능한 스마트 무인 편의점이다. 실제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는 사람마다 다른 정맥의 혈관 굵기와 선명도 등의 패턴을 활용해 손바닥 하나로 결제가 가능한 핸드페이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또한 360도 전 방향을 스캔해 바코드를 인식하는 계산대와 상품 신선도 유지 및 에너지 절약을 위한 냉장 설비도 전자동으로 갖췄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강조해오던 인공지능과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유통혁신의 첫 결과물의 탄생으로 유통업계에는 무인화 열풍이 과열될 전망이다. 하지만 일자리에 관한 대책이 마련되기도 전에 시작된 유통의 변화는 일자리 감소라는 불가피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란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사람 손 대신할 핸드페이
손바닥으로 결제하는 스마트 무인 편의점이 등장해 화제다. 지난 5월 세븐일레븐은 롯데카드, 롯데정보통신 등 그룹 계열사와 협력해 롯데월드타워 31층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스마트 무인 편의점을 오픈했다. 지난해 말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강조해온 인공지능(AI) 등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유통혁신의 표본이다. 실제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에는 첨단 기술과 인프라가 집약된 ▲바이오인증 게이트 ▲디지털 담배 자판기 ▲무인 계산대 ▲자동 개폐 쇼케이스 ▲전자 가격표(ESL) ▲스마트 CCTV ▲디지털 사이니지(DID) 등의 7가지의 핵심 기술이 담겨있다.

정맥 인증을 결제로 활용한 핸드페이(HandPay) 결제 시스템은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기술력의 핵심이다. 핸드페이는 말 그대로 현금이나 카드, 스마트폰 없이 정맥 인증을 통한 결제 서비스다. 사람마다 다른 정맥의 혈관 굵기나 선명도, 모양 등의 패턴을 활용해 개개인을 판별한다. 현재는 롯데카드에 등록된 정맥 정보로 물품 결제가 가능하지만 향후 타 신용카드나 교통카드 등과도 연계할 계획이다. 정맥 인증은 매장에 들어갈 수 있는 권한도 부여한다. 실제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바이오인증 게이트를 통과해야 하는데 정맥 인증을 통한 본인인증과 등록절차를 마치지 않은 소비자는 승인이 이뤄지지 않아 매장 출입 권한이 제한된다. 아울러 정맥기술로 성인인증까지 가능한 ‘스마트 안심 담배 자판기’는 청소년 담배 구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무인 계산대에도 인공지능 기술을 탑재했다. 결제를 원하는 상품을 컨베이어 벨트에 올려놓으면 360도 전 방향 바코드를 스캔하고 인식하는 무인 계산대는 객체 인식 솔루션도 가능해 개별상품의 부피나 겹쳐진 상품의 오류를 자동으로 찾아낼 수 있다. 또 상품 신선도를 유지하고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전자동 냉장 설비 ‘자동 개폐쇼케이스’도 도입됐다. 상단에 센서가 부착돼 있어 소비자가 50㎝이내 접근하면 자동으로 문이 개폐된다. OR코드 NFC가 삽입돼 있어 모바일 연계도 가능한 전자 가격표(ESL)는 상품 정보 외에도 각종 행사나 이벤트, 할인쿠폰 등의 상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밖에도 영업시간 외 비인가자의 무단출입을 막고 점내 구역별 이동 인원이나 체류시간을 분석해 매장 기초 운영 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 CCTV와 광고·홍보 영상 등을 보여주는 디지털 사이니지(DID) 등도 갖추고 있다.

정승인 코리아세븐 대표는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는 전 세계 최초 손바닥 정맥을 활용한 결제시스템을 도입한 점포이자 국내 최초의 무인 편의점”이라며 “한국 유통산업의 발전과 소비자에게 새로운 쇼핑 체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일자리 감소에 대한 우려다. 관련 업계에서는 접근성이 좋은 편의점이 무인화가 될 경우 머지않아 대형마트 등의 유통업계에서도 순차적으로 무인화 열풍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해외의 경우 전 세계 최대 온라인쇼핑몰 아마존은 이미 인공지능 식료품점 ‘아마존 고’를 선보였으며 세븐일레븐·패밀리마트·로손·미니스톱·뉴데이즈 등 일본의 5대 편의점업체들도 집적회로(IC) 태그 기술 등을 적용한 무인 매장을 2025년까지 구축하기로 했다.

국내도 최근 무인화 매장이 늘고 있다. 특히 패스트푸드나 식당 등은 직원에게 직접 주문하는 방식에서 무인 계산대 사용이 확대 되고 있는 추세다. 실제 맥도날드와 롯데리아, 버거킹 등 패스트푸드의 경우 ‘무인 주문결제 단말기(키오스크)’를 각각 전체 매장의 30~50%까지 확대했으며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에 무인 계산 등의 기술 도입에 따른 일자리 감소 우려는 크지 않다는 세븐일레븐의 주장이다.
김영혁 코리아세븐 기획부문장은 “편의점은 단순 계산 외에도 상품 발주, 입고상품 진열 등 다양한 업무를 요한다”며 “계산업무를 무인 자동화로 운영하면 외려 근무자 노동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에도 3명의 직원이 정식 발령돼 있다”면서 “편의점이 완전 무인화 되는 데에는 적어도 2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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