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부터 커피까지 역대 대통령들로 인해 유명세 탄 브랜드

5월14일 ‘참 좋았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돌린 시루떡이 화제다. 지난 9일 대통령 선거에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이 관저로 이사 가게 되면서 그동안 살던 서대문구 홍은동 주민들에게 떡을 돌린 사연이다. 각종 언론이 이와 연관된 보도를 쏟아내면서 시루떡의 브랜드였던 ‘떡담’이 덩달아 혜택을 보게 됐다. 떡담 측은 “이번 사진 공개로 자연스레 답례떡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게 됐다”면서 대통령 부부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 업체처럼 대통령 효과를 본 브랜드들이 있다. 역대 대통령 행보에 따라 유명세를 타게 된 브랜드 및 잇아이템에 대해 조명해봤다.

대통령의 최애템은?
‘떡담’ 이외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많은 유행아이템을 탄생시키고 있다. 일명 ‘문템(문재인 아이템)’으로 등산복, 책, 안경 등 다양한 제품들이 있지만 그중 문 대통령이 자주 마시는 커피가 돋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소 즐겨 갔던 한 카페의 대표는 페이스북에 ‘하루에 3번꼴로 와 콜롬비아4, 브라질3, 이디오피아2, 과테말라1 비율로 블렌딩해 가신다’고 글을 게시했다. 그리고 누리꾼들에 의해 이 블랜딩 비율은 ‘문블렌딩’으로 굳혀졌다. 소식을 접한 커피마니아들은 문블렌딩을 찾기 시작했고 전국 카페에 이 메뉴가 생겨났다. 심지어 한 온라인쇼핑몰에서는 문 대통령 타이틀을 내건 원두가 베스트 상품이 되기도 했다.

2013년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용했던 손지갑이 화제였다. 박 전 대통령이 시장에 들러 장을 보는 과정에서 노출됐던 보라색 손지갑과 회색가방이 누리꾼들의 레이더망에 포착되면서 수소문 끝에 상표가 공개됐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의 ‘잇 백’으로 유명세를 얻은 국내 누비공예 전문 브랜드 ‘소산당’은 국내 명품 브랜드 제품으로 지목돼 불티나게 팔리게 됐고 예약하지 않으면 사지 못할 정도로 품귀현상을 겪었다.

이명박 정부 때는 ‘MB안경’이 주목 받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시력이 나쁘지 않았다는데 왜 안경이 유행했을까? 그가 처음으로 안경을 쓰게 된 이유는 백내장 수술을 받은 뒤 눈 보호를 위해서였다. 그런데 안경을 쓰자 이 전 대통령의 날카로운 이미지가 한층 부드러워졌고 이때부터 주변에서 자주 안경을 권하게 됐다. 안경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대통령을 본 국민들은 이 전 대통령이 쓴 안경 브랜드에 호기심을 갖기 시작했다. 때문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즐겨 쓰던 일본 하우스브랜드 ‘니시데카즈오’에는 ‘MB안경’이라는 애칭이 따라 붙게 됐다.

이밖에도 수요미식회에 소개돼 시청자들의 입맛을 자극한 성북구에 위치한 ‘국시집’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사랑한 맛집으로 유명하다. 국시집은 1969년 개업해 2대째 이어오고 있는 국수전문 식당으로 칼로 썰은 면발이 일품이다. 하지만 황교익 맛칼럼리스트에 따르면 국시집을 먼저 언급한 원조 대통령은 사실 박정희 전 대통령으로 국시집은 원래 분식집이었으나 1968년 우연히 가게를 방문한 당시 서울시장이 칼국수가 맛있다며 정식으로 개업할 것을 제안해 1969년 국시집으로 개업하게 됐다. 이밖에 경상도식 칼국수를 판매하는 ‘소호정’ 역시 김영삼 전 대통령이 자주 가던 단골집으로 YS의 국수홀릭을 입증한 맛집이다. 특히 소호라는 브랜드네임은 ‘웃음짓는 영웅’이라는 뜻이라는데 그래서 더욱 대통령의 발길을 이끌었던 것은 아닐까.

한국에 박근혜 잇백 ‘소산당’이 있다면 미국에는 45대 대통령이 될 뻔했던 힐러리 클린턴의 명품 클러치 ‘주디스리버’가 있다. 힐러리 클린턴이 들고 나와 더욱 유명해진 주디스리버의 클러치 백은 1등급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을 빼곡히 수놓아 보석처럼 빛나고 앙증맞고 깜찍한 디자인으로 미국에서 알아주는 명품 백 브랜드이다. 힐러리 클린턴 외에도 할리우드 스타들과 각국의 영부인들에게도 사랑 받으며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런가하면 대통령과 연관돼 뭇매를 맞은 브랜드도 있다. 작년 11월8일 도날드 트럼프의 45대 대통령 당선일 날 SNS에는 갈기갈기 찢기거나 불에 활활 타고, 변기에 쳐 박히는 등 각종 수모를 당한 뉴발란스 운동화 사진들이 줄지어 게시됐다. 이 사건의 연유는 이러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뉴발란스 대변인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귀머거리 행정부였으며 사실 트럼프가 당선된 것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라 말하며 친트럼프 성향을 표출했다. 하지만 이런 뉴발란스의 공개지지 선언은 선거 결과에 성난 트럼프 안티들의 마음에 불을 질렀고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것에 대해 분노한 안티들이 뉴발란스를 불태우며 보이콧을 펼친 것이다. 이에 뉴발란스는 성명을 내고 부당한 비방을 멈춰달라고 호소를 했지만 여전히 불매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사건이 있기 전만 해도 뉴발란스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즐겨 신는 운동화로 유명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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