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운동화·다육식물 등 이색 재테크 각광…주식·부동산보다 나은 수익률

이색 재테크의 스펙트럼이 다양해지고 있다. 초저금리 시대가 계속되면서 예금·적금·주식·펀드 등 수익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전통적인 금융상품의 재테크 시대는 저물었다. 뒤이어 미술품과 와인·화폐 등의 재테크 붐이 일었지만 투자금도 만만치 않을뿐더러 까다로운 관리 조건 때문에 대중화 되지 못했다. 만족스러운 수익 창출을 위한 재테크의 진화는 계속됐고 현재는 곤충·관상어 등을 키워 판매하는 펫테크, 한정판 레고를 되파는 레테크 등의 이색 재테크가 등장하면 인기를 얻고 있다. 투자대비 적게는 30% 많게는 몇십 배의 수익을 올리는 이색 재테크에 대해 알아봤다.

이게 돈이 되나?
초저금리시대는 재테크 시장도 바꿔났다. 보편적인 재테크 방법이었던 예·적금, 펀드 등의 금융상품을 통해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지자 곤충과 운동화, 다육식물 등을 활용한 이색 재테크가 대안이 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해외주식형 예·적금의 수익률은 1.40%, 국내주식형 예·적금은 0.36% 등을 기록했다. 또한 국내채권 펀드는 2.29% 하락했고 코스닥지수 수익률도 -7.46%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재테크는 키덜트문화가 대중화하고 있는 사회적인 현상이 반영된 ‘레테크’다. 레고+재테크의 합성어인 레테크는 높은 수익률 뿐만 아니라 개인의 취미도 살릴 수 있어 일석이조라는 평가다. 실제 레고 ‘모듈러’의 경우 출시 가격은 30만원 선이지만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300만원대에 거래된다. 특히 단종된 제품들은 중고 시장에서 기존 판매가의 몇 배에 이르는 가격으로 재판매되고 있다. 레테크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1만번대로 시작하는 전문가용 제품을 구매해야한다. 레고의 특성상 2~3년 주기로 단종돼 보장된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포장박스 등을 훼손하지 않고 유지하는 등 박스 보관 상태까지 체크해야 한다.

최근에는 ‘잘 키운 화분하나 열 통장 안 부럽다’라는 말도 생겨났다. 바로 다육식물 재테크 때문이다.
다육식물을 분양받은 뒤 되팔아 수익을 올리는 ‘다육식물 재테크’는 소자본으로 투자가 가능하며 재배 방법도 간편해 주부나 직장인들 사이에서 인기다. 정화용이나 실내 인테리어용으로 활용되는 다육식물은 종류와 재배기간에 따라 적게는 1000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까지 거래된다. 잎이 통통하고 색이 진하면 상품 가치가 높아지며 라울과 미인, 두들레야 등의 모종이 수요가 많다.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11월쯤 구매해 1년간 재배 후 재판매하는 방법을 권하고 있다. 보이차도 재테크 수단으로 등장했다. 시간이 갈수록 가치가 떨어지는 일반 차와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높아지는 보이차의 특성 때문이다. 제품 그대로 실온 상에 둘 수 있어 보관 방법도 간편하며 100년까지 장기 투자도 가능하다. 해외 산지에서 직접 보이차를 구입하는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보이차 재테크’는 보관 상태 등에 따라 다르지만 생산된지 50~60년 된 고품질의 보이차는 350g당 1억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반려동물 천만 시대에 맞춰 ‘펫테크’도 등장했다. 실제 동물이나 곤충을 좋아하거나 키우는 걸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적지 않은 수입까지 올릴 수 있는 펫테크가 주목받고 있다. 펫테크는 일반적으로 종류가 희귀하고 혈통이 좋을 때, 크기가 평균 이상일 때, 생김새가 아름답고 화려할 때 높은 수익을 기대 할 수 있다. 실제 중국의 경우 부의 상징으로 통하는 사자개 한 마리가격은 21억원, 일본의 길이 8cm의 왕사슴벌레 한 마리는 1억원을 호가한다. 국내에서도 장수하늘소의 가격은 7000만원~1억원, 화려하고 아름다운 비늘을 가진 비단잉어는 3000만원이다. 특히 여러 애완동물 중 관상어는 펫테크 족의 주요 투자처다.

개·고양이와 다르게 키우는데 손이 덜 가며 번식할 때 마다 몇 백마리나 되는 치어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번식 주기도 짧을 뿐더러 혈통 교배 등을 통해 희귀하고 아름다운 관상어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흔히 가정에서 기르는 빛깔 고운 열대어는 20만~30만원대에서 거래되며 희소성 있는 관상어들은 수천만원을 호가한다.

운동화도 한정판이 붙으면 재테크가 된다. 미국에 유명 가수 카니예 웨스트가 나이키와 함께 제작한 ‘나이키 에어 이지2 레드 옥토버’는 20만~30만원에 판매됐지만 중고거래를 통해 400만~600만원대에 재판매됐다. 26만원에 판매됐던 아디다스 ‘이지부스트350’ 역시 수백만원에 재판매됐다. 특히 이지부스트350의 경우 국내에서 첫 발매를 온라인 추첨권은 통해 판매했다. 선착순 추첨권을 받기 위한 지원자가 몰려 아디다스 공식 홈페이지가 마비되기도 했다.

현재 한정판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도 온라인을 통해서만 응모 가능하지만 추첨권의 총 수량에 제한은 없어졌다. 어느 오프라인 매장에 지원자가 적게 몰릴 것인가가 ‘운동화 재테크’의 핵심 포인트다. 수령을 희망하는 전국 온·오프라인 매장을 선택할 수 있지만 지원자가 적은 매장이 당첨에 더욱 유리하기 때문이다. 운동화 재테크는 한정판에다가 색상 배합이 희귀할수록 어마어마한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한정판 운동화를 조직적으로 사들여 높은 가격에 되파는 전문 업체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공고화하고 있는데다 글로벌 변동성까지 확대되고 있어 특이한 상품을 활용한 재테크가 인기”이라며 “하지만 유행 또한 영원한 것이 아닌 만큼 이색 재테크 기법에 투자할 때는 늘 트렌드에 깨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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