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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 편승한 유사수신 사기 판친다비트코인 요구하는 대출 사기도 등장…고수익·원금보장 약정 땐 의심해봐야
  • 김미림 기자
  • 승인 2017.05.29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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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이슈로 떠오른 4차 산업혁명. 전 세계 주요국들은 세계적 흐름과 시사점을 파악하며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기 위해 앞다퉈 준비하고 있다. 특히 핀테크(Fintech)가 중요한 인프라로 떠오르면서 이를 활용한 금융 관련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 일상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핀테크를 사칭한 유사수신 사기나 가상통화 등 최신 금융기법을 빙자한 불법 사금융이 급증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저금리시대를 틈타 투자자들의 고수익 열망을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정부에서는 유사수신 범죄 처벌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날로 진화하고 있는 유사수신 사기 피해사례와 대처방법 등을 알아보자.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의 시대다.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WEF) 회장이 처음 언급한 이 말은 이제 현 시대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되고 있다. 얼마 전 있었던 19대 대선에서는 모든 후보들의 주요 공약에 포함돼 있었고 매일 쏟아지는 뉴스에도 빠지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로봇이나 인공지능(AI)을 통해 실재와 가상이 통합돼 사물을 자동적, 지능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시대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로 인해 사물인터넷(IoT)과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이 모든 산업에 적용되고 부가가치가 낮은 산업은 쇠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때문에 국내는 물론 세계 여러 기업들이 이 분야에 투자·개발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금융 산업에서 4차 산업혁명은 ‘핀테크’로 집약할 수 있다. 이름 그대로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이 결합한 서비스로, 해외 다른 나라들과 달리 국내 인터넷사이트에만 있었던 공인인증서와 액티브X가 외국인의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서의 쇼핑을 막고 국내 인터넷 시장 발전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일면서 핀테크가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됐다.
이후 핀테크가 도입되면서 지금은 ‘내 손안에 금융생활’이 활짝 열리고 있다. 공인인증서 없이도 모바일로 간편하게 쇼핑을 할 수 있고 은행에 가지 않아도 계좌개설과 해지가 가능해진 것이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은 우리의 생활을 보다 편리하게 진화시키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진화시키고 있는 게 또 있다. 수익모델이 없는데도 시중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보장한다면서 자금을 모집하는 유사수신 사기도 전자금융과 연관된 신종 수법으로 진화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사금융피해신고센터에 신고된 유사수신 건수는 총 514건으로 2015년 253건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중 수사당국에 통보된 건수도 151건으로 2015년 110건보다 늘었다. 소비자에게 다소 생소한 첨단 금융기법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얻는다고 선전하면서 투자를 유인하고 있는 것이다. 

핀테크 악용한 유사수신 기승
실제로 정부가 육성하는 ‘핀테크’ 정책을 악용한 유사수신 사기 행위가 급증하고 있다. 저금리 저성장 기조가 수년째 이어지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대거 유사수신 범죄에 현혹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서울 수서경찰서는 최근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금을 가로챈 일당을 유사수신 혐의로 구속했다. 이들은 지난해 6월 서울 여의도에 사무실을 차린 뒤 수차례 투자설명회를 열어 ‘3개월에 10%의 수익을 벌게 해주겠다’고 속여 400여명의 투자자들에게 총 180억원을 가로챈 혐의이다.

이들은 투자자들에게 자신들이 코스닥 상장기업을 인수했으며 해외 유통업체와도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고 속였고 처음 몇 달간은 약속한 수익금을 입금하며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었다. 그러나 올 1월부터 수익금 입금을 하지 않았고 투자자들 몰래 업체 사무실을 정리한 뒤 도주했다. 피해자들은 최근 퇴직금을 받았거나 자녀 결혼비용을 보유한 장년층이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저금리, 저성장 등을 틈타 고수익을 노리는 사람들의 심리를 악용한 것이다.

과거에는 짧은 기간에 2~3배의 수익을 보장한다며 허황된 조건을 내건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매달 비교적 낮은 수익률을 내세워 투자자들을 속이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요즘은 과거처럼 몇 배의 수익을 돌려준다고 하면 잘 믿지 않기 때문에 연간 두자릿 수 정도의 수익률을 약속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금융회사로 위장해 첨단 금융상품이라고 속이면서 나름대로 합리적인 수익률을 제시하고 판매책으로 보험설계사까지 동원하는 등 범죄가 점점 정교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20~30대 젊은 층을 겨냥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한 유사수신 범죄도 발생하고 있다. A사는 올해 초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에 연 15%의 수익과 원금을 보장하는 펀드 광고를 내걸고 100여명에게 40억원 가량을 모집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유사수신 업체는 신규 투자자금을 기존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소위 ‘돌려막기’ 방식이 대부분”이라며 “정식으로 인가받은 금융회사는 원금과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하면서 자금을 모집하거나 투자를 권유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가상통화, 알고 보니 가짜  
핀테크와 함께 가상통화인 비트코인이 주목을 받으면서 이와 유사한 이름을 붙인 가짜 가상통화를 이용한 신종 금융사기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이들은 코인의 수량이 한정돼 있어 그 희소성으로 인해 가격이 계속 상승해 엄청난 수익을 거둘 것이라고 투자자를 현혹시키고 있다.

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최근 비트코인을 모방한 가짜 가상통화를 만든 뒤 돈을 투자하면 큰 이익을 남길 수 있다고 속여 611억원 가량을 받아 챙긴 일당을 적발했다. 이들은 2015년 9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HMH, ACL, 헷지비트, 블루투스, 알라딘 등 5가지 가짜 가상통화를 만든 뒤 6100여명에게 ‘가상통화 발행사업에 투자하면 6개월 뒤 원금의 3∼5배를 준다’고 속여 611억원 가량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이들은 2009년 1원에 불과했던 1비트코인의 가격이 최근 200만원을 넘어서는 등 가치가 폭등한 사례를 언급하면서 가상통화 발행사업에 투자하면 최고 1만배의 수익을 챙길 수 있다고 현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앞서 지난해에도 중국 국영은행에서 발행한 가상통화에 투자하면 1만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5100여명으로부터 315억원을 받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히는 일도 있었다.

경찰이 낸 자료를 보면 이들은 2014년 12월∼올해 5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가상통화인 ‘힉스코인’ 한국지부 격인 ‘히그스베네’를 설립하고 전국에 힉스코인 판매센터 79곳을 오픈했다. 실체도 없는 가상통화인 힉스코인이 마치 중국 정부가 승인하고 중국 국영은행이 직접 발행한 정상적인 가상통화인 것처럼 속여 1개당 100원짜리 힉스코인을 사두면 2년 이내에 100만원으로 1만배나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며 투자금을 모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다른 투자자들을 모집해 오면 실적에 따라 수당을 지급하겠다고 해서 단기간에 투자자를 불려 이들로부터 총 314억8000만원을 가로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국내에서는 아직 정식으로 가상통화로 허가돼 발행된 것이 없다”며 “시중에서 현금으로 환전될 수 없거나 현금처럼 유통이 불가능한 화폐임에도 마치 새로운 투자 사업처인 것처럼 현혹할 경우 전형적인 유사수신 범행이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출 수수료를 비트코인으로?

   
 

이와 함께 가상통화인 비트코인을 대출 수수료로 요구하는 신종 대출사기도 증가하고 있다. 저금리 전환대출과 신용등급 상향, 전산작업비 등의 명목으로 기존에 현금을 요구하던 것에서 최근에는 비트코인을 편취하는 수법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의 대출사기는 대포통장을 활용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통장개설시 단기간 다수계좌 개설자나 미성년자 등 의심거래자에 대해 금융거래목적을 확인하거나 필요시 증빙서류를 요청하는 등 대포통장 근절대책을 시행하면서 통장 발급이 어려워지자 이 같은 수법으로 변모한 것으로 추정된다.

   
 

가상통화의 일종인 비트코인은 제도권 편입 기대감이 커지면서 거래량과 거래가격이 연일 급등하는 추세다. 지난 3월 일본이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인정했고 러시아도 2019년부터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간주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세계 각국에서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비트코인은 5월19일 기준으로 1비트코인이 1800달러, 우리 돈으로 200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비트코인은 계좌를 만들 때 신분증 검사나 중앙에서 관리하는 기관이 없다. 또한 일부 거래소는 거래편의를 위해 시중 편의점에서도 판매하고 있어 누구나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영수증(선불카드)에 기재된 핀번호만 있으면 해당 중개소에서 비트코인을 추가 구매하거나 언제든 현금화도 가능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비트코인을 이용한 사기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사기범들은 고금리대출로 어려움을 겪는 대출수요자에게 햇살론 등 정부정책상품으로 대환대출을 안내해준다고 접근해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과거 연체기록을 삭제해야 한다며 수수료 명목으로 편의점에서 비트코인을 구매해 보낼 것을 요구한다. 이후 대출수요자가 240만원 상당의 비트코인 선불카드를 구매한 후 휴대폰 카메라로 영수증을 찍어 사기범에게 전송하면 영수증에 기재돼있는 비밀번호(PIN)을 이용해 해당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현금화해 잠적하는 수법이다.

금융감독원은 금융회사는 대출시 소비자로부터 수수료 등 어떠한 명목으로도 현금이나 비트코인 등을 요구하지 않으며 수수료를 받는 것은 불법이라고 밝혔다.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19조에 따르면 소비자로부터 대출중개수수료를 받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된다는 설명이다.

또한 비트코인 구매 후 받은 영수증에 기재된 20자리의 핀번호는 비밀번호에 해당되기 때문에 타인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대출권유 전화를 받은 경우에는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에서 등록금융회사인지 여부를 먼저 확인할 것을 권했다. 

비트코인의 사용 가치가 올라가면서 가격 또한 치솟고 있는 상황이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가상통화가 불법이라는 것이다. 현재 가상통화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2013년 경 화폐와 동일시되는 가상통화의 금융상품을 인정할 수 없다고 입장을 정리했었다. 한국 법령상 보호근거가 없는 상품이라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물론 올해 2월 신사업 규제혁신관계장관회의에서 입장을 뒤집어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 제도권 편입과 비금융회사의 해외송금 허용 등 핀테크 활성화를 위한 개선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언제 시행될지는 미지수다. 다만 비트코인 거래량 증가와 함께 관련 범죄가 늘어나고 있어 올해 안에 가상통화 투명화 관련 대처 방안을 발표할 방침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은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법정통화가 아니고 자금세탁방지법상 금융거래정보의 대상도 아니기 때문에 자금세탁과 불법거래에 사용될 우려가 있다”면서 “또한 불법적인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되는 가상통화도 많기 때문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미림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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