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아울렛이 ‘명품 쇼핑’의 한계를 넘어서 ‘가족 테마파크’로 거듭나고 있다. ‘근교로 떠나는 힐링여행’을 테마로 아울렛이 고객들에게 휴식까지 제안하는 모습이다. 경기불황과 온라인 쇼핑 시장의 성장세로 오프라인 성장세가 둔화된 상황에서 아울렛은 오프라인 유통시장의 새로운 돌파구로 인식되면서 일어나고 있는 변신이다.


국내 유통기업 1, 2위인 롯데와 신세계는 프리미엄 아울렛에 승부수를 던졌다. 롯데와 신세계는 최근 자사 아울렛을 업그레이드 하거나 신규 개장했다. 롯데가 증축 개장한 프리미엄 아울렛 이천점은 ‘패밀리’를 강조했고, 신세계가 선보인 시흥 프리미엄 아울렛은 ‘힐링’을 테마로 했다. 모두 미래 유통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행보다.

유통업계가 아울렛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기불황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움직임이다. 아울렛은 대량생산하거나 철지난 브랜드를 저가에 파는 ‘오프 프라이스 스토어’와 대량구매를 통해 제품을 저가에 파는 ‘할인매장’과는 개념이 다르다.

브랜드가 만든 이월상품 시제품, 전시품, 경미한 하자 등으로 인해 일반 브랜드 매장에서 팔 수 없는 제품을 계획적으로 소진시켜 판매하는 형태가 원형이다. 정가의 30%~70% 할인된 가격으로 브랜드 제품을 판매한다. 이는 소비자는 저렴한 가격에 브랜드 제품을 구입할 수 있고, 패션업계는 재고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그러면서 아울렛은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백화점과 같은 프리미엄의 이미지를 가져갈 수 있다. 소비자 유인 효과가 큰 이유이고,  최근 국내 아울렛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는 배경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아울렛 시장은 2011년 7조9000억원에서 2012년 8조7000억원, 2013년 9조9000억원, 2014년 11조2000억원, 2015년 12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14조3000억원의 시장 규모를 이룬 것으로 보고 있다. 지속적인 성장이다.

이는 유통업체 강자인 백화점의 매출이 2012년 이후 정체된 것과 대비된다. 국내 백화점 매출 2012년 29조1000억원에서 2013년 29조8000억원, 2014년 29조3000억원, 2015년 29조2000억원, 지난해에는 29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규모는 여전히 아울렛을 능가하지만 지난 5년새 30조의 벽에 막혀 정체상태다. 

이 때문에 롯데, 신세계 등 국내 1, 2위 유통기업은 아울렛으로 성장세를 이어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는 지난 4월 경기 시흥에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을 선보였다. 아울렛 오픈은 2013년 부산 프리미엄아울렛 이후 4년 만이다. 이에 맞서 롯데는 같은 달 말에 프리미엄 아울렛 이천점을 증축 오픈했다. 이천점은 롯데가 지난 2013년 아시아 최대 규모를 내세우며 선보인 매장으로 5만3000㎡ 규모에 350여개의 브랜드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 롯데는 점포 면적 5000평을 확대해 집객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 이천 프리미엄 아울렛 증축 테마 = ‘키드 + 가족’

아울렛은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변신 중이다. 오프라인 유통업계 내 치열한 경쟁 속에서 국내 프리미엄 아울렛만의 특색을 찾기 위한 노력이다.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이천점의 변신은 대표적인 사례가 된다.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이천점은 아이들의 ‘체험학습’ 현장으로 변신했다. 롯데 프리미엄아울렛 이천점은 지난 4월28일 대대적인 리뉴얼 공사를 통해 새롭게 탄생했다. 이천점은 기존 백자동과 청자동 사이에 1만4200㎡(4300평) 규모의 3층 건물 신관을 오픈해 국내 최대 규모의 아동 전문관인 ‘패션&키즈몰’을 운영한다.

이천점은 지난 2013년 12월에 오픈한 롯데백화점의 세 번째 프리미엄 아울렛이다. 당시 기준으로 아시아 프리미엄 아울렛 중 가장 큰 면적인 5만3000㎡(1만6200평)와 최다 브랜드 개수인 353개가 입점했다.

이천점은 국내 교외형 아울렛 중 서울(강남)에서의 접근성이 좋은 곳이다. 또 이천점 매출의 90%는 이천 지역 외부 고객에서 발생하고, 특히 전체 매출의 20%는 서울, 50%는 경기도(이천 지역 제외)에서 발생할 정도로 원정 쇼핑 고객이 많다. 롯데에서 밝히는 3월까지 이천점의 누계 매출은 1조2000억원, 누적 방문고객은 2000만명 정도다.

이천점은 다른 교외형 아울렛보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의 고객이 많은 점포이다. 이천점의 30~40대 고객 구성비는 75%로 다른 교외형 롯데아울렛보다 6%포인트 높다. 아동 상품군의 매출 구성비와 구매고객수 구성비 또한 6%와 15%로 다른 교외형 아울렛보다 각 2%포인트, 5%포인트 높다. 여기에 이천점은 다양한 가족 공간 체험존과 남성 고객을 위한 ‘BMW 모토라드’ 카페 등 가족 친화적인 쇼핑 시설로 가득하다.

롯데가 이천점을 두고 온 가족이 쇼핑과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체험할 수 있는 본격적인 쇼퍼테인먼트형 아울렛이라고 선언한 배경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아동 전문관인 ‘패션&키즈몰’ 오픈을 통해 ‘아이들은 키즈파크, 아빠는 모터사이클 카페 체험, 엄마는 쇼핑을 즐기게 하자’는 발상이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최근 영·유아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국내 키즈 산업은 경기 불황 속에서도 연일 호황을 누리고 있다. 현재 키즈 산업 규모는 2012년 27조원에서 지난해 39조원대로 성장했다. 특히 아이들의 체험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키즈 테마파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천점은 국내 최대 규모의 아동 전문관인 패션&키즈몰을 오픈하고, ‘리쏘빌’, ‘닥터밸런스’ 등의 체험형 테마파크와 ‘토이저러스’, ‘브릭카페’ 등의 다양한 완구 매장 등을 선보였다.

패션&키즈몰 3층에는 EBS에서 국내 최초로 독자 개발한 어린이 직업체험 테마파크인 ‘리쏘빌(리틀소시움 빌리지)’이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이천점에 오픈한다.

리쏘빌은 14개의 시설에서 20여개의 직업 체험이 가능한 현실세계의 도시를 축소해 만든 테마 파크로 2600㎡(780평)규모로 조성됐다. 아이들은 리쏘빌에서 소방관, 은행원, 의사, 요리사 등 다양한 직업 체험이 가능하며 영·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아동 고객이 사용할 수 있다. 또 2층에는 신개념 키즈파크인 닥터밸런스가 입점한다. 닥터밸런스는 놀이와 의료, 스포츠가 결합된 테마파크로 아프리카를 옮겨 놓은 초대형 정글 어드벤처에 아이들이 놀이를 즐기면서 순발력, 심폐지구력, 근지구력 등을 테스트할 수 있으며 가족들이 함께 식사가 가능한 공간도 마련해 놓았다. 또 패션&키즈몰에는 탑텐키즈, MLB키즈 등 유명 브랜드의 키즈 제품을 한 곳에 모아 원스톱 쇼핑도 가능하다.

롯데 이천점 ‘젊은 부모 위한 SPA 쇼핑’도
패션&키즈몰에는 초대형 완구 매장도 들어선다. 우선 3층에는 아울렛 최초로 완구 전문점 토이저러스가 약 1700㎡(510)평 규모로 입점했다. 토이저러스가 롯데마트 외 유통 시설에 입점하는 것은 이천점이 최초이다. 토이저러스에는 터닝메카드 단독세트 및 티라노킹 등의 인기 상품들을 선보인다.

1층에는 레고를 조립하며 아이와 부모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카페인 ‘브릭카페’도 입점했다. 이외에도 패션&키즈몰에는 닥스키즈, 헤지스키즈 등 4개 브랜드로 구성된 키즈 복합매장 ‘파스텔월드’와 블루독, 밍크뮤 등 서양네트웍스 브랜드로 구성된 ‘서양 종합관’ 등 다양한 아동 의류도 선보이며 3층에는 ‘키즈 리빙존’을 별도로 구성해 ‘키즈세사’, ‘밴키즈’ 브랜드 등의 아동용 가구 및 식기 등의 상품도 선보인다.

롯데 프리미엄아울렛 이천점은 다른 교외 아울렛보다 30~40대 젊은 부모의 구매 비중이 높은 곳이다. 롯데는 패션&키즈몰 오픈 시 30~40대 고객이 30%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30~40대 고객들은 저렴한 가격에 실용적인 상품을 선호하는 점을 반영해 이천점은 패션&키즈몰에 유명 SPA 브랜드를 입점 시키고 아이와 함께 아울렛을 방문하는 젊은 부모들을 사로잡는다는 계획이다.

패션&키즈몰 2층에는 약 1480㎡(450평) 규모의 ‘유니클로’가 입점한다. 특히 유니클로가 이천지역에 입점하는 것은 이천점이 최초이다. 또한 유니클로 외에도 에잇세컨즈, 탑텐 등 국내외 유명 SPA들을 선보이며, 롭스, ABC마트 등 젊은 고객들이 선호하는 다양한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지난 2013년 12월, 롯데 프리미엄아울렛 이천점이 오픈하면서, 이천 지역 주변 상권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오픈 이후 매해 약 600만명 이상의 고객이 이천점을 방문하고 있다. 특히 30~40대 고객의 방문이 늘면서 주변의 음식점과 커피전문점 등의 매출이 늘고 있다. 2014년 이천 지역의 KB국민카드 결제액은 2013년보다 21.9% 증가했다.

롯데는 패션&키즈몰 오픈을 통해 이천점이 대표적인 가족 나들이 관광지로 떠오르게 되면 이천 지역 주변 상권의 매출도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패션&키즈몰 오픈 이후 서울 및 경기도에서 이천으로 원정 쇼핑을 오는 고객들도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태학 롯데백화점 아울렛본부장은 “이천점은 쇼핑과 엔터테인먼트를 함께 할 수 있는 ‘쇼퍼테인먼트’ 아울렛 구축을 위해 국내 최대 규모의 아동 전문관을 새롭게 오픈했다”며 “이천점 증축뿐 만 아니라 앞으로도 다양한 아울렛 출점을 통해 아울렛이 국내를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시흥 프리미엄 아울렛 ‘복합 쇼핑 리조트’

신세계는 프리미엄 아울렛 국내 도입 10년의 노하우를 지난 4월6일 경기도 시흥시 배곧신도시에 오픈한 ‘시흥 프리미엄 아울렛’에 적용했다.

시흥 프리미엄 아울렛은 여주, 파주, 부산에 이은 4호점이다. 부지면적 14만7000㎡(약 4만500평), 영업면적 4만2000㎡(약 1만3000평), 주차대수 2700여대 규모로 220여개의 국내 및 해외 인기 브랜드들이 대거 입점했다.

무엇보다 스페인 콘셉트의 이국적인 경관과 한층 강화된 여가시설 및 체험형 컨텐츠를 갖춘 ‘복합 쇼핑 리조트’를 콘셉트로 했다.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이 쇼핑과 함께 여유로운 휴식과 놀이 그리고 먹거리를 즐기며 힐링할 수 있는 이상적인 공간을 추구했다. 

시흥 프리미엄 아울렛은 바다와 인접한 시흥의 지리적 특성을 고려해 스페인 북동부 지역 까다께스(Cadaques. 살바도르 달리의 고향) 해안가 마을 콘셉트의 건축양식을 도입했다. 건물 외관뿐만 아니라 편의 및 놀이시설, 체험형 컨텐츠를 대폭 강화해 고객들이 실속 있는 쇼핑과 함께 여유로운 휴식과 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자연 친화적인 조경으로 이뤄진 ‘센트럴 가든(1F)’, 반려견과 산책을 할 수 있는 ‘펫 파크(1F)’, 가족 및 연인들이 야외에서 피크닉을 즐길 수 있는 ‘스카이 가든(3F)’ 등의 시설을 마련했다. 또 어린이 동반 가족들을 위한 2200평 규모의 ‘어린이 놀이터(1F)’와 아이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풋살 경기장(3F)’을 조성했다.
소니와 삼성 모바일 매장에서는 가상체험을 가능하게 했다. 키덜트 족을 겨냥해 마블의 인기 캐릭터 제품을 판매하는 ‘마블스토어’도 유치했다.

전국 유명 맛집을 한층 여유롭고 이국적인 분위기 속에서 즐길 수 있게 한 것도 시흥 프리미엄 아울렛의 주요 특징 중 하나이다. 세계 각국 및 전국의 테마 음식을 유럽식 카페테라스에서 즐길 수 있는 ‘테이스트 빌리지’에서는 트렌디한 F&B 브랜드들이 프리미엄 아울렛 최초로 입점했다.

아울러 프리미엄 아울렛이 입접하는 배곧신도시 등 인근 상권을 고려해 생활 편의를 높이는 지역 밀착형 커뮤니티 컨텐츠를 별도 구성했다. 1층에는 ‘몰리스펫샵’과 ‘노브랜드’를 프리미엄 아울렛 최초로 유치했다. 3층에는 서점, 병원, 약국, 헤어네일샵 등이 자리한다. 500평 규모로 조성된 북스리브로&스타벅스 매장은 서점과 카페가 융합된 형태로 독서와 문화, 휴식과 사교가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신세계는 반경 30km 내 1200만 인구가 거주하고 제 2, 3 경인고속도로, 외곽순환고속도로 등 5개 고속도로가 지나는 입지적 장점과 갯골생태공원, 월곶포구, 오이도, 시화방조제 등 시흥시의 관광 인프라를 활용해 시흥 프리미엄 아울렛을 수도권 서남부를 대표하는 쇼핑, 관광, 문화의 메카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런 노력을 통해 신세계는 아울렛에 대한 인식을 ‘재고상품을 싸게 파는 곳’에서 ‘쇼핑과 함께 여가를 즐기고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곳’으로의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많은 유통업체들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 속에서도 프리미엄 아울렛이 꾸준히 성장하는 것은 이처럼 지역 랜드마크의 운영에 기인하고 있다는 게 신세계의 판단이다.

실제로 신세계의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의 방문객은 오픈 이듬해인 2008년 약 250만명에서 지난해 850만명으로 3배가 넘게 성장했다. 누적 방문객 수가 5000만여명에 이르러 미국의 우드버리커먼, 일본의 고템바 프리미엄 아울렛에 버금가는 세계 정상급 아울렛으로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조병하 신세계사이먼 대표는 “시흥 프리미엄 아울렛은 신세계사이먼이 지난 10년간 프리미엄 아울렛을 운영하며 쌓아온 모든 노력과 경험의 결정체”라며 “고객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컨텐츠로의 지속적인 개선과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통해 연간 70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수도권 서남부 대표 쇼핑, 관광, 문화 랜드마크로 육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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