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 5월이 돌아왔다. 지구온난화 탓에 4월 초부터 한바탕 꽃 잔치가 벌어졌다. 그러나 잎사귀가 달리지 않은 탓에 화사한 꽃들을 제외하면 산야는 메마른 나뭇가지로 을씨년스러웠다. 이제 본격적으로 싱그러운 푸른빛이 가득한 봄날을 만끽할 차례이다. 수도권에서 가기 좋은 경기도 용인에서 푸르름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는 스폿 세 곳을 소개한다.


멸종위기종의 천국, 용인한택식물원

전국에 걸쳐 알록달록한 식물군을 자랑하는 식물원은 많다. 그러나 한택식물원이 특별한 이유는 따로 있다. 민간 식물원 중에서도 오랫동안 멸종위기식물을 증식해 자생지에 복원하는 사업을 펼쳐온 곳이기 때문이다. 깽깽이풀, 노랑무늬붓꽃, 대청부채 등 국내멸종위기식물은 물론 호주에서도 들여온 바오밥나무도 희귀식물로서 한택식물원에서 소중하게 보호받고 있다. 이렇게 되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특히 국내에서 처음으로 ‘생태조경’을 시작한 것이 밑바탕이 됐다. 생태조경이란 자연 상태와 비슷하게 여러 식물이 어울려서 자라도록 배치하는 것이다. 때문에 꽃들의 군무가 없어 겉보기에 화려하지 않지만 다른 생물끼리 스스로 균형을 이뤄 농약을 뿌리지 않아도 큰 병충해를 입지 않는다.
한택식물원은 70년대 초반에 자생식물을 보존하기 위해 시작한 이래 40년이 넘는 세월을 거치면서 9700여 종이 넘는 식물원 36개의 주제원을 갖춘 세계적인 식물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이곳에서 계절마다 다른 주제로 가족생태 체험여행을 실시하고 있다. 주말과 방학에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해 감성과 오감위주로 자연을 체험하는 건강한 여가문화를 만들고 있다. 5월에는 ‘가족벌꿀교실’을 통해 식물원에서 생산된 천연 벌꿀을 시식하고 밀납초 만들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또한 한택식물원이 자랑하는 야생화와 멸종위기 식물을 만나 볼 수 있는 ‘우리나라 야생화여행’ 프로그램도 추천할 만하다.

숲이 우거진 용인민속촌

드라마나 영화에서 조선시대 사극이 방영되면 으레 마지막에는 촬영협조 편에 한국민속촌이 나왔다. 1974년에 창립된 이래 이만큼 오랫동안 사극촬영의 명소가 된 곳도 없다. 40년 넘어 왔으니 노후시설로 자칫 잘못하면 퇴물로 전락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국내 유일의 전통문화 테마파크인 한국민속촌은 건재하며 오히려 인기급상중이다. 한국민속촌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울창한 나무그늘 때문에 숲속에 온 것 같다. 하늘을 가리는 가로수와 실개천 때문에 평균기온이 외부보다 낮을 정도. 마을 중심부에서 다리를 건너가면 호젓한 산책로가 나온다. 민속촌 곳곳에 숲이 우거져서 휴양림에 온 듯 푸르름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모두 한복을 입고 있어 21세기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온 듯 조선시대 분위기가 제대로 난다. 민속촌에 지어진 조선시대 마을은 각 지방에서 직접 가져온 실물가옥이다. 사계절 변화에 따라 생활문화를 재현하고 있다. 게다가 전통공예 장인들이 상주하고 있다. 능숙한 장인이 조선시대 고가에서 수공예품을 만들고 직접체험도 하며 구입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기대이상의 꽃잔치, 용인농촌테마파크
용인농촌테마파크에 들어서면 입구부터 화려한 꽃들의 향연에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다. 용인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하는 곳이라 입장료 대비 가성비가 최고이다. 총 13만㎡의 규모에 경관단지를 다양한 테마로 조성해 볼거리, 즐길거리가 풍성하다. 너른 꽃밭마다 빼곡히 심긴 색색의 꽃들로 눈이 제대로 호강을 한다. 도시민들이 농촌의 향수를 느낄 수 있도록 작물학습원과 들꽃광장, 꽃과 바람의정원, 농경문화전시관, 옛농기구 체험까지 남녀노소 누구든 즐길 수 있도록 꾸며놓았다. 도시락을 먹으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원두막과 데크가 넉넉히 준비돼 가족나들이 장소로 이만한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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