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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판매,규제 완화 가능할까
방판법 선진화 심포지엄 개최…성장·소비자보호 함께 고려한 규제 전환 필요
2017년 03월 30일 (목) 17:28:30 김미림 기자 nexteconomy@nexteconomy.co.kr
   
 

다단계판매 업체와 소비자단체, 정부, 학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다단계판매 업계의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유통법학회(회장 최영홍)는 지난 23일 그랜드 인터콘티넨탈호텔 오키드룸에서 ‘방문판매법제 선진화를 위한 정책 특별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한국유통법학회가 주최하고 한국직접판매산업협회가 주관했으며 직접판매공제조합과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이 후원한 이번 심포지엄에는 현행 방문판매법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현실을 반영한 규제 개선에 대한 방안과 다단계 용어 개정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특히 이날에는 한경종 공정거래위원회 특수거래과장과 박세준 한국암웨이 대표, 박한길 애터미 회장, 정은진 법부법인 경연 변호사, 김연화 소비자공인네트워크 회장 등 정부와 법조계, 시민단체, 산업계 및 학계 등에서 300여명이 대거 참석, 이번 심포지엄 내용에 관심이 매우 높음을 알 수 있었다.

 

쟁점1. 다단계판매란 이유로 지나친 규제가 있지 않은가

먼저 ‘다단계판매산업 규제의 합리적 개선 방안’에 대한 주제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이 주제에 발표를 맡은 곽관훈 선문대 법·경찰학과 교수는 “판매원 등록증 및 수첩의 전자화 문제, 다단계판매업자 등록사항에 관한 문제 등은 시대적 상황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측면이 있다”며 “다단계판매산업의 성장과 소비자보호 측면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곽관훈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과거 다단계판매는 기존 판매방식과 다른 판매방식의 특수성 때문에 소비자 피해 방지를 위한 규제가 필요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ICT기술 등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고전적인 매장 형태에서 벗어난 다양한 판매 방식이 등장했고 다단계판매도 그중 하나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다단계판매의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정보의 비대칭성 역시 인터넷의 보편화에 따라 다양한 정보가 제공되고 있고 정보전달 방법 또한 다양화됨에 따라 정보의 비대칭문제도 완화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한국 경제의 저성장 구조 속에서도 국내 다단계판매 시장은 세계 3위 규모로 성장했고 전체 국민의 약 15%가 다단계판매에 직·간접적으로 종사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 다단계판매산업의 성장과 소비자보호를 함께 고려한 규제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곽관훈 교수는 “현행 규제는 사후적 규제로 위반행위 예방에 적절하지 못하기 때문에 업계 내 자율 규제나 내부 통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경종 공정위 특수거래과장은 “규제 완화에 앞서 소비자 신뢰 향상이 선행돼야 한다”고 운을 뗀 후 “판매원 등록증은 사업자가 됐다는 증서이고 판매원 수첩에는 후원수당 산정 기준과 회원수칙 및 강령 등이 자세히 기재돼있다. 이를 전자문서로 바꾸면 경제적으로 도움이 될 진 모르지만 실물에 비해 효과는 떨어진다. 특히 전자문서에 익숙지 않은 고령층에게는 실물이 더 효력이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쟁점2. 후원수당 지급기준 변경 통지의무 실효성 있나

   
 

제2주제인 ‘후원수당 지급기준 변경 통지의무의 고찰’에는 정은진 법무법인 경연 변호사가 발제에 나섰다. 이번 주제에서는 후원수당 산정 및 지급 기준과 관련해 ‘3개월 이상의 사전 유예기간’과 즉시 변경의 요건 중 하나인 ‘모두에게 이익’이라는 의미에 대해 집중 논의 됐다.

정은진 변호사는 “후원수당은 그 속성상 확정된 이익이 아니라 ‘잠재적 이익’이라 할 수 있다. 단지 잠재적 이익이란 이유로 모두에게 이익이 아니라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평했다.

현행 방문판매법에 따르면 후원수당의 산정 및 지급 기준을 변경하려는 경우 변경 사유 및 적용일을 명시해 현행 후원수당의 산정 및 지급 기준과 함께 ‘적용일 3개월 이전에 다단계판매원에게 통지’해야 한다. 다만 후원수당 산정 및 지급 기준의 변경이 판매원 ‘모두에게 이익’이 되거나 ‘전원 동의’를 받은 경우는 즉시 변경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다. 이에 대해 정은진 변호사는 “후원수당 정산기간은 통상 주 또는 월 단위로 이뤄진다는 점을 비춰 봤을 때 3개월 이상의 사전 유예기간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즉시 변경의 요건 중 하나인 ‘모두에게 이익’에 대해 법제처가 ‘일정한 직급 이상의 다단계판매원에게만 후원수당을 추가 지급하도록 후원수당의 지급기준을 변경할 경우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석한 부분에 대해서도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가격(부가가치세 포함) 합계액의 35%에 해당하는 한정된 금액에서 일정 직급 이상의 다단계판매원에게만 추가적으로 후원수당을 지급할 경우 나머지 ‘하위 직급 다단계판매원에게 돌아갈 수 있는 금액이 줄어들 수 있어’ 하위 직급 다단계판매원에게 오히려 잠재적인 손해가 된다는 게 법제처의 해석이다.

이에 대해 정은진 변호사는 “고지한 기준과 다르게 후원수당이 지급되는 것은 불가하다”면서 “▲특정 다단계판매원에게 그 판매원의 매출 실적 대비 50%가 넘는 후원수당을 지급했지만 전체 소속 판매원에 대한 후원수당 지급액이 35% 이하이거나 ▲프로모션 기간 내 전체 소속 판매원에 대한 후원수당 지급액이 그 기간 매출액의 35%를 초과했으나 1년 회계연도상 매출액 대비 후원수당 지급액이 35%를 초과하지 않았다면 법 위반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프로모션도 후원수당 변경 신고 여부 및 변경에 따른 법정절차를 밟아야 하는지에 대해 “일시적으로 시행하는 영업 독려 프로모션의 경우 프로모션 지급액을 포함한 후원수당 지급액이 전체 매출액의 35% 이하라면 후원수당 산정 및 지급기준 변경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변경신고가 불필요하고 통지 없이 즉시 시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토론자로 나선 어원경 한국직접판매산업협회 상근 부회장은 “보상플랜 변경에 있어서 기존 3개월 이전 고지는 의무화 하되 일시적으로 진행하는 프로모션은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부분인 만큼 사전 고지 없이 진행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쟁점3. 다단계판매 처벌 수위 과하지 않나

제3주제는 ‘방문판매법 내 업태간 처벌 수위의 형평성 제고’라는 주제로 이뤄졌다. 발제자로 나선 임정하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방문판매법이 다른 유통업태와 비교할 때 직접판매 등에 대해 과도한 처벌을 하고 있다”면서 “법정형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정하 교수는 방문판매법과 전자상거래법, 할부거래법 등 유사한 구성요건을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유독 방문판매법의 처벌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같은 소비자기만행위의 경우임에도 방문판매법은 2년 이하의 징역 혹은 5000만원 이하의 벌금(61조 1항 1호)인데 반해 할부거래법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50조 1항 2호), 전자상거래소비자법은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45조 1항)만 물리게 돼 있다. 방문판매법이 여타 소비자법에 비해 상대적으로 광범위하고 높은 형량을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사기성이 농후하고 국민생활에 미치는 폐해가 심각해 강력한 형벌조항을 통한 억지력 행사가 요구된다는 입장이 반영된 것이라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임정하 교수는 사회적 폐해가 큰 행위 유형을 선별해 이에 대해서는 엄격한 형벌규정을 유지·강화할 필요가 있으나 그 외의 경우에는 전반적으로 형벌규정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정하 교수는 “다단계판매와 불법피라미드를 명확하게 구분해 정의하고 규제도 달리할 필요가 있다”면서 “불법피라미드에 대해서는 엄격한 형사제재를 적용하고 다단계판매에 대해서는 민사적 규제나 행정적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쟁점4. 다단계판매 용어, 이대로 좋은가

한상린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다단계판매 용어 개정 필요성 검토’란 주제로 기조 발제에 나섰다. 한상린 교수는 “다단계판매는 다양한 유통경로 중 하나로 산업적 측면에서 경제적·사회적 효과에 기여하고 있다”면서 “현실과는 다른 부정적인 이미지를 바꾸고 불법 업체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선 새로운 용어의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한상린 교수에 따르면 다단계판매 산업은 여성과 노인층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들에 대한 새로운 소득창출 기회를 제공하고 수많은 판매원들을 통해 취업기회를 창출하는 등 사회적 측면에서 공헌도가 높다. 이와 함께 지난 2007년부터 2012년까지 매출액이 1조7743억원에서 3조4332억원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로, 유통산업 자체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경제적 효과도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다단계판매에 대한 전반적 인식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이러한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서는 새로운 용어인 ‘회원직접판매’를 사용해 새로운 이미지를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패널토론에 나선 박세준 한국암웨이 대표이사와 박한길 애터미 회장, 장지수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김연화 소비자공익네트워크 회장 등은 용어 변경의 필요성에 대해서 대체적으로 공감했다. 

박세준 한국암웨이 대표이사는 “전적으로 찬성한다”는 의견과 함께 현재 상용되고 있는 ‘불법다단계’라는 용어에 일침을 날렸다.

박세준 대표이사는 “유통을 유통이라 부르지 못하는 게 지금의 현실”이라고 “하지만 우리는 유통의 한 채널”라며 입장을 밝혔다. 또한 “다단계판매는 합법적인 유통채널이기 때문에 ‘불법다단계’라 칭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면서 “다단계판매와 불법피라미드를 구분해 칭해야 한다”고 전했다.

박한길 애터미 회장 역시 다단계 용어 변경에 찬성하는 입장을 표했다. 박한길 회장은 “예전에는 용어변경의 필요성을 못 느꼈지만 지금은 그 필요성을 느끼고 있고 반드시 변경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에 앞서 업계가 변해야 한다. 용어가 사회 인식을 바꿔주는 건 아니다”고 업계 자정 노력을 당부했다.

이에 대해 한경종 공정위 특수거래과장은 “용어변경만으로 업계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개선된다고 볼 수 없다”면서 “용어를 변경해도 불법을 자행하는 사람들이 또 다시 그 용어를 사용한다면 이미지는 다시 나빠질 것이고 그러면 또 다시 용어를 변경할 것인가”라며 “지금은 용어변경보다 실질적인 이미지 개선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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