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로 묻고 답하는 ‘대화형 커머스’ 등장

최근 모바일 메신저의 채팅 방식을 이용해 상담이나 상품주문 등을 할 수 있는 대화형 커머스가 주목받고 있다. 페이스북은 페북 메신저에 다양한 외부 서비스들을 통합한 대화형 커머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국내에서도 온라인쇼핑몰들을 중심으로 대화형 커머스를 선보이고 있다.
대화형 커머스는 주로 채팅, 메신저, 보이스 등을 통해 업체 사람이나 로봇 등과 소통하며 상품을 거래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채팅이나 메신저는 젊은 세대 뿐 아니라 전 세대에게 일상적인 의사소통 채널이 되고 있어 대화형 커머스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이 연 ‘메시징’ 시대
‘인터넷의 여왕’으로 불리는 전직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출신 메리 미커의 ‘인터넷 트렌드 2016’ 보고서를 통해 메시징이 모바일 시대에 가장 널리 이용되는 의사소통 방식이 됐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왓츠앱(WhatsApp) 메신저 사용자는 약 10억명, 페이스북 메신저는 약 8억명, 위챗 메신저는 약 7억명으로 최근 2년 사이 약 2배에서 4배까지 빠르게 성장했다. 사용량이 많은 상위 4개 앱의 실사용자 수를 비교하면 지난해부터 메시징 앱 사용자 수가 SNS 이용자 수를 추월했다. 이 같은 현상은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카카오톡의 월 실사용자는 약 4000만명으로, 이는 대한민국 인구의 80% 이상이 ‘카톡’을 사용한다는 의미이다. 젊은 세대 뿐 아니라 모든 세대에게 메시징은 일상이 돼버린 친숙한 의사소통 채널이 된 셈이다.

반대로 음성 통화 사용자는 점점 줄고 있다. 컨설팅회사 딜로이트에 따르면 모바일 메신저 사용이 늘어나면서 2015년 기준 스마트폰 이용자의 22%는 스마트폰의 통화 기능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즉 메신저가 기존 의사소통 방식을 대체해가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소비자의 커뮤니케이션 방식 변화에 ‘기회의 장’이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4월 열린 페이스북 개발자 콘퍼런스 ‘F8 2016’에서 마크 주커버그는 페이스북의 향후 10년간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페이스북의 미래는 ‘메신저’에 있다”고 선언했다. 그는 “어느 누구도 기업에 전화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당신이 친구와 텍스트로 소통하는 것 같이 당신이 기업과 텍스트로 소통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신저를 비즈니스에 활용할 것임을 밝혔다.
실제 페이스북은 지난 해 비즈니스 온 메신저(Businesses on Messenger)를 출시했다. 하얏트 호텔은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서 예약은 물론이고 룸서비스까지 주문할 수 있다. 이외에 여러 가지 고객들의 문의에 응대하는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얏트는 이 서비스를 출시한 후 한 달 내에 고객 문의가 20배가 늘었다.
네덜란드 항공사인 KLM도 예약 확인 및 항공기 업데이트 관련 정보는 물론 탑승권도 페이스북 메신저로도 제공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월마트 등 여러 기업이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고객과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고 있다.

고객서비스부터 구매까지

국내시장에도 이러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특히 온라인쇼핑몰들은 AI 기술을 적용한 쇼핑 챗봇 서비스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SK플래닛의 11번가는 지난해 8월 ‘디지털 컨시어지’ 서비스를 시작했다. 11번가 모바일 앱의 ‘내 메신저’ 기능을 통해 전문 상담원이 고객들과 직접 디지털 상품군에 대해 이야기하고 적절한 상품을 추천해주는 방식이다. 
인터파크는 AI기술을 적용한 ‘톡집사(Talk 집사)’를 도입했다. 톡집사는 고객의 문의를 빅데이터화해 설정한 매뉴얼에 따라 신속하게 자동응답 한다. 이를 통해 개별 고객 맞춤형 기획전과 상품 추천 서비스 등에 활용해 마케팅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톡집사의 ‘깎아줘 서비스’는 고객 요청 시 데이터베이스에 기반한 상품 최저가를 제시한다. 또 할인쿠폰을 자동으로 지급해 고객의 시간적·물리적 번거로움을 줄이고 온라인 최저가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돕는다.
네이버는 도미노피자와 함께 ‘네이버 톡톡’을 활용한 챗봇 주문 서비스를 지난 14일 공개했다. 네이버 검색창에 ‘도미노피자’를 입력하면 ‘챗봇 주문하기’ 버튼을 통해 주변 지점이나 대표번호를 찾지 않고도 ‘네이버 톡톡’으로 간단히 피자를 주문할 수 있다. 네이버 페이 서비스 이용자라면 주소나 연락처를 추가로 입력하지 않고도 네이버에 저장된 정보를 활용해 더욱 편리한 주문이 가능하다. 배달 예상 소요시간 및 출발 여부와 같은 진행 과정도 네이버 톡톡을 통해 실시간 공유되며, 주문 내역 역시네이버 톡톡에 저장된다.

강태은 네이버 톡톡 리더는 “톡톡을 활용한 챗봇 주문 서비스는 이용자들의 검색 의도를 파악해 더욱 편리한 경험을 지원하고, 업체들에게는 인건비 절감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쇼핑봇, 챗봇 주문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네이버를 발판으로 한 사업자들의 비즈니스를 다각적으로 지원할 것”이라 말했다. 이밖에도 O2O 숙박앱 여기어때도 최근 인공지능 기반 챗봇 서비스를 시작했다. 24시간 내내 채팅창에서 고객이 원하는 날짜, 지역, 객실 가격 등을 입력하면 맞춤형으로 숙박업소를 추천해주고 예약 및 결제 서비스도 제공한다. 또한 환불과 같은 각종 상담 서비스도 제공한다.

황혜정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메시징은 이미 개인뿐 아니라 기업과 고객이 소통하는 수단으로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사람들의 모바일 쇼핑 방식이 사이트에서 직접 검색하는 형태에서 메시지를 주고받는 형태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이어 “상품 구색과 가격, 빠른 배송 등 기능적 요구 사항이 모두 충족된 다음의 전장(battle field)은 감성적 영역”이라며 “기업이 소비자에게 친구와 대화하듯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은 감성적 관계를 만드는데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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