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확산, 미국·호주산 계란 사상 첫 수입…외식·디저트 업계는 이미 ‘외제’가 대세

치솟는 물가와 AI확산으로 우리밥상이 수입산에 점령당했다.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법 일명 ‘김영란법’도 가세했다. 실제로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우리나라는 지난 1월 미국·호주 등에 사상 처음으로 계란 수입을 감행했으며 지난 설 명절에는 파인애플·망고 등의 열대 과일 선물세트까지 등장했다. 외식·디저트 업계에서도 이미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 했다. 특히 수입맥주의 경우 60%의 점유율을 보이며 시장을 장악하고 나섰다.

계란 1만3000판 판매

‘수입산’이 유통업계를 관통하는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월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폭등한 계란값과 설 명절을 맞아 늘어난 수요를 맞추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미국산·호주산 유통용 계란이 수입됐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월4일 미국산 계란 160만개가 한국 땅을 밟았다. 이어 보름만에 호주산 신선계란 약 2만4000여개가 캐세이퍼시픽 항공편을 통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미국산 계란은 지난 21일부터 전국 롯데마트에서 ‘하얀 계란’이라는 상품명으로 선보였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미국산 하얀 계란은 총 1만3000판 판매됐으며 매출액 기준으로 1억1000만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신선도의 영향으로 잘 팔리지 않을 것이란 우려와는 달리 수입산 계란은 공급 부족과 수입 제품에 대한 호기심으로 국산 계란 수준의 매출을 올리며 선방했다.

AI여파로 폭등했던 계란 값이 어느 정도 안정화를 되찾자 이번에는 구제역이 소비자들을 불안에 떨게하고 있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50도 이상의 열에선 소멸돼 익혀 먹으면 안전하지만 소비자의 불안은 식지 않고 있다. 이에 아예 식재료를 해산물로 대체하거나 수입육을 찾는 소비자들이 부쩍 늘었났다. 실제로 대형마트에서는 한우보다 수입산 소고기 구매가 더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육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5.8% 증가한 반면 한우는 오히려 12% 매출이 감소했다. 한우와 수입소고기 비중도 올해 처음 뒤바꼈다. 지난해 한우 51.8%, 수입소고기 49.2%였던 비중은 올해 45%, 55%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법 일명 ‘김영란’법도 수입산 대란에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지난 설 명절에는 가격 상한성을 맞추기 위해 ‘영란세트’까지 등장했다. 가격이 비교적 높은 백화점 업계에서도 수입산 선물세트를 선보이며 판매를 이끌어냈다. 실제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보다 신선식품 선물세트 중 수입산 제품을 33개 품목으로 57.1% 늘렸으며 바나나와 파인애플, 용과, 오렌지, 파파야 등으로 구성된 열대과일 선물세트도 마련했다. 일부 백화점에선 국산과 수입 과일을 혼합해 가격을 낮춰 판매하는 방법도 적용했다.

외식·디저트 업계의 화두도 단연 ‘외제’다. 지난해 7월 오픈한 줄서서 먹는 햄버거 ‘쉐이크쉑’은 최근 청담에 2호점을 열었다. 오픈 당시 2~3시간씩 대기해 먹을 정도로 인기를 끌며 일 평균 3000여명이 꾸준히 방문하는 등 성공에 힘입어 5개월만에 두 번째 매장을 선보였다.
더불어 백화점 업계에서는 다양한 외국 디저트 브랜드를 입점 시키며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12월 압구정본점에 ‘매그놀리아 베이커리’3호점을 냈다. 미국 인기 드라마 ‘섹스 앤더 시티’에서 주인공들이 즐겨 찾는 장소로 등장해 일약 뉴욕의 명물로 자리매김한 매그놀리아 베이커리는 정통 미국식 베이커리 컵케이크로 1996년 미국 뉴욕 맨하튼에 1호점을 개점한 이후 9개국가 28개 지점이 운영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8월 오픈한 1호점인 판교점은 오픈 첫 달 월 매출 6억원이라는 국내 디저트업계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인기를 증명해냈다. 롯데백화점 또한 ‘라 꾸르 구르몽드’, ‘곤트란 쉐리에 블랑제리’ 등 고급디저트 브랜드를 본점에 각각 입점시켰다.

더불어 최근에는 해외 유명 디저트 들을 국내 주요 유통채널을 통해서도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편의점 CU는 편의점 업계 최초로 해외직수입팀을 발족하며 직수입 제품을 새로운 사업 키워드로 내걸었다. 편의점 업계에서 해외직수입팀이 구성된 건 처음이다. 해외 유명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충성도가 높다는게 이유다. 실제로 지난해 11월부터 판매해온 누가 비스킷은 서울 시내 곳곳에서 품절 사태까지 벌어지며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 CU매장에서는 대만 인기 음료 호리병 밀크티와 호리병 녹차라테, 프랑스 국민 음료 오랑지나 등을 직수입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더불어 ‘혼술’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4개 만원’을 무기로 내세운 수입맥주가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맥주 수입금액은 연평균 30% 가량의 매서운 성장세를 이어가며 7년 연속 최고 기록을 세웠으며 지난해에는 맥주수입금액이 최초로 2000억원을 넘어섰다. 반면 국산 맥주는 각종 규제와 가격 경쟁력이 발목을 잡으며 신음하고 있다.
수입맥주의 메인무대라고 할 수 있는 편의점 업계에서는 수입맥주의 점유율이 60%에 달하며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실제로 GS25에서 팔린 맥주 중 수입 맥주 비중이 지난 2월 55.8%를 기록했다. 반면 국산 맥주 비율은 44.2%에 그쳤다. CU의 경우 또한 지난 2월 수입맥주의 비중은 전체의 52%를 기록했다. 국산 맥주의 월 매출 비중은 48%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저작권자 © NEXT ECONOM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