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사랑이었네>

마음을 다 털어놓고 나니 알 수 있었다. 세상과 나를 움직이는 게 무엇인지 보였다. 세상을 향한, 여러분을 향한 그리고 자신을 향한 내 마음가장 밑바닥에 무엇이 있는지도 또렷하게 보였다. 그건, 사랑이었다.
-본문 중에서

 

“09.09.02 한비야...언니? 앞으로 행군하라. 아니 한 발짝 더 앞서라, 그녀도 원할 것이다.”
2009년에 출간된 이 책은 8년 6개월간 NGO 월드비전에서 활동해온 한비야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2009년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내가 한참이나 한비야라는 인물에게 푹~빠져 있을 때라 이 책의 기억은 생생하다. 그때에 나는 어리지만 삶과 봉사에 대한 나름의 철학적인 고민에 빠져있었다. 1)봉사가 본업인 삶, 2)본업은 있 돼 틈이 나면 봉사하는 삶, 3)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이나 도처에 자리한 어려운 이웃들에게 후원이나 봉사자들을 응원하는 삶 이렇게 세 가지의 삶에 대해 말이다.
나는 두 번째 본업은 있으나 틈만 나면 봉사하는 삶을 살고자 했다. 그런데 한비야라는 인물이 봉사가 본업인 삶의 문을 두드리라고 메시지를 전했다. 정말 그렇게 말하는 듯 했다. 봉사가 나의 삶을 이끈다. 그 길로 서점에가 이 책을 샀다. 터무니없지만 나의 인생에 있어 중요했던 시기였다. 무엇보다 생각은 할 수 있지 않은가.
무튼 이 책을 보고 생각을 고쳐먹은 건 사실이다. 해본 적도 없지만 짐작할 수 없을 만큼의 힘이 필요했다. 어려운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은 물론이고 그들의 앞으로의 삶까지 진정으로 걱정하고 그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 노력이란 재능 기부, 후원, 봉사활동 광범위하다. 인정하기 싫지만 내가 포기한 것은 ‘마음’이었다.
밥을 굶는, 병에 걸린 아이들을 그것도 몇 십 명을 보고 있자면 나의 멘탈은 아마 산산이 부셔져 버릴것만 같았다. 그져 한없이 울기만 했을 것 같았고 그리고 무엇보다 겁이 났다. 병이 옮겨질까 겁이났고 쓰러질듯한 막사에서 잠을 자야 하는것도 겁이났고, 깨끗한 샤워실에서 씻을 수 없다는 것도 겁이 났다. 나는 초현실적이게 나를 파악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나에게는 이것이 없었다. 이 모든 가정을 ‘사랑’이라고 말하는 한비야가 가진, 내가 감히 흉내 낼 수 도 없는 큰마음의 그릇말이다.
응원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내려 갔다. 이 책에는 전통, 사회제도 등으로 인해 어렵게, 아프게 살 수밖에 없는 환경에 노출된 사례도 나온다. 매우 충격적이다. 특히 여성‘할례’가 눈물 날 만큼 아팠고 슬펐다. 할례는 아프리카와 중동,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에서 아직도 행해지고 있는 전근대적인 종교적 관습으로 여성의 외부 생식기를 성냥 머리 크기만한 구멍만 남긴 채 절단한 뒤 순결을 위해 실로 봉해 버리는 것으로 면도칼과 유리조각 등의 도구로 마취 없이 시행된다. 출혈과 쇼크 및 각종 감염으로 사망률은 70%가 넘지만 전 세계 2억명의 여성들이 경험했고 현재도 매년 300만명이 이 끔찍한 고통을 격고 있다.
아직도 그들은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당신의 따뜻한 손이 그들의 손을 잡아 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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