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편백자연휴양림

한때 섬이었던 남해도. 날개를 활짝 편 나비를 닮았다. 양 날개 끝에는 남해를 육지와 이어줄 다리가 놓였다. 다리건너 남해에 이르자 따뜻한 남쪽바다가 먼저 반긴다. 오늘의 목적지는 숲과 바다와 어우러진 남해편백자연휴양림. 편백숲에서 남쪽 바다가 전해주는 이중주를 들으며 이른 봄날을 만끽한다.

 

편백숲 피톤치드 향기 속으로
남해 편백자연휴양림은 그리 넓지도 좁지도 않다. 아이와 함께 걸어서 산책하기 좋은 크기다. 매표소를 지나면 주차장과 두 갈래 길이 나온다. 오른쪽 길은 숙소가 이어지고 그 맞은편에 숲이 무성하다. 왼쪽 길을 따라 올라가면 산책로다. 편백나무가 이쑤시개를 꽂아 둔 것처럼 빽빽하게 심겼다. 하늘을 가려 빛이 들어오지 못한다. 유난히 잎이 무성한 녀석 아래는 어둑어둑하다. 한여름에는 빛을 가려 더위를 잊겠다.
편백나무는 하늘을 향해 곧게 뻗어있다. 숲길을 따라 걷다보면 숲을 즐길 수 있는 평상이 여러 개 놓여 있다. 이른 봄이어서 오래 앉아 있으면 한기가 든다. 보온을 위해 담요를 챙기면 좋다. 팔베개하고 누우면 별세상으로 이끌리듯 스르르 잠에 빠진다. 길지 않은 시간, 5~10분만 눈을 감고 있어도 깊은 숙면을 취한 듯 개운하다. 편백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 덕분이다. 피톤치드는 심리안정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말초혈관을 단련시키고 심폐기능을 강화시키며 피부를 소독하는 약리작용까지 한다. 때문에 아토피질환에 효험이 있어 어린 자녀를 둔 가족여행자들이 많이 찾는다.

숲에서 바다내음을 맡다
산책로를 따라 걷는다. 야영테크와 물놀이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야영테크를 이용하려면 빛의 속도로 예약을 해야 한다. 남해 편백자연휴양림은 한강이남에서 예약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이다. 물놀이장 역시 여름에는 아이들로 북적인다. 하지만 아직 제철이 아닌 덕분에 조용하다. 이어 다시 두 갈래 길이 또 나온다. 산림문화휴양관과 잔디마당으로 가는 갈림길이다. 잔디마당에는 파릇한 잔디가 축구장처럼 드넓다. 나무에 가렸던 하늘도 이곳에서만큼은 ‘뻥~’ 뚫렸다. 여과 없이 태양빛이 잔디를 내려쬔다. 무럭무럭 튼실하게 자라라고.
숲속수련장을 거쳐 숲길 임도를 따라 걷는다. 차량 한 대가 지나갈 만한 넓이다. 10여분을 걷자 산등성이에 이른다. 발아래를 보며 쉬어갈 수 있는 벤치가 있다. ‘ㅅ'자 모양으로 생긴 편백나무가 빈틈없이 서서 잠을 잔다. ‘ㅅ’과 ‘ㅆ’ 천지다. 그 뒤로 어촌마을이 오밀조밀 아스라이 보인다. 남해바다는 하늘과 맞닿았다. 숲향 보다 바다 내음이 강하다. 어쩌면 바다가 보여서 그럴 수도 있다. 숲에서 보는 바다는 분명 특별하다. 3월은 섬에서 깊이 있는 숲의 묘미에 빠져 볼 때다.

바람흔적 미술관과 나비생태공원

휴양림 가는 길목 내산저수지변에 위치한 바람흔적미술관은 입장료가 없는 무인시스템으로 운영한다. 미술관 무인카페도 이용해봄직 하다. 카페 창 너머로 보이는 풍경이 여유롭다. 야외 전시장 또한 무심코 지나칠 곳이 아니다. 미술관의 대표작품인 대형바람개비들이 일사불란하게 돌아가는 모습도 이채롭다.
나비생태공원은 휴양림 목전에 있다. 숲에 둘러싸여 공기가 좋은 것은 물론 녹음이 짙어 마음까지 편안해진다. 제1전시실에는 나비의 생애를 제2전시실에는 곤충 자연학습장으로 꾸며놓았다. 햇볕이 잘 드는 유리로 만든 나비온실에는 화사한 꽃들 사이로 나비가 날아다닌다. 나비를 잡아볼 욕심에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꼬마손님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여행정보 
■찾아가는 방법 : 내비게이션에 ‘남해편백나무휴양림’을 검색하면 된다. 남해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내산마을행 버스이용(40분 안팎소요) 내산마을 하차 
■주소 : 경상남도 남해군 삼동면 금암로 658
■숙소 : 휴양림에는 객실 38개와 야영테크 20곳을 운영한다. 숲속의 집 4인실은 저렴한 편이다. 숙박객은 입장료와 주차료가 면제된다. 주말에는 편백나무를 이용한 목걸이 만들기, 비누 만들기 등 목공예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문의 :  남해편백자연휴양림 055-867-7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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