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놀거리·볼거리 풍성한 ‘브랜닉 마케팅’ 인기

최근 온라인과 모바일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유통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발맞춰 기존 오프라인 유통점은 온라인으로 눈길을 돌리거나 오프라인 매장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 경쟁력을 확보하는 등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한 전략을 세우는 데 힘쓰고 있다.
최근에는 소비자에게 제품·서비스 구매에 대한 강요 없이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는 ‘브랜닉 마케팅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브랜닉 마케팅(Brannic marketing)은 브랜드(brand)와 피크닉(picnic)을 결합한 합성어로, 소비자가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해 소비자로 하여금 오프라인 매장을 ‘돈 쓰는 곳’이 아닌 ‘즐기는 곳’으로 인식하도록 한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브랜닉 마케팅의 대표적인 사례로 코카콜라의 ‘롤 아웃 해피니스(Roll Out Happiness)’ 캠페인을 꼽을 수 있다.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에서 진행된 이 캠페인은 회색의 벽돌에 쌓여 일상의 지루함을 주는 도시에 임시 공원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일상의 즐거움과 새로운 휴식장소를 선사했다.
코카콜라는 이를 통해 ‘코카콜라=즐거움’이라는 감성을 제공하고 ‘즐거움’이라는 주제로 소비자에게 강력한 브랜드 정체성을 구축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브랜닉 공간이 생겨나고 있는 추세다. 최근 은행들이 핀테크나 비대면 채널 강화 등으로 오프라인 채널을 줄여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우리은행은 지난해 동부이촌동 지점에 폴바셋과 결합한 ‘카페 인 브랜치’를 오픈하고 이어 6월에는 크리스피크림 도넛과 함께 ‘베이커리 인 브랜치’ 점포를 선보였다.
베이커리 인 브랜치는 전체 60평 규모를 도넛매장과 함께 은행 업무공간 및 공용 고객휴식공간으로 구성됐다. 칸막이 설치를 통해 창구별 독립적인 공간으로 인테리어를 꾸며 고객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상담 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새로운 분위기의 점포를 통해 방문 고객 수 증가와 카페 분위기로 인한 체감 대기시간 감소, 은행 업무를 보지 않는 고객의 방문 및 유입 등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베르샤(la VERRSHA)의 ‘라베르샤 프리미엄 라운지’는 방문객들에게 휴식 및 제품 체험, 다양한 세미나를 제공한다. 라베르샤 멤버십을 취득한 회원은 건강요리 레시피를 배우고 직접 만들어 보는 ‘쿠킹 스튜디오’, 주요 제품들을 직접 체험하는 ‘럭셔리 브랜드 샵’, 고급 원두로 만든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프리미엄 라운지’ 등 다양한 서비스를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이 밖에도 신제품 런칭 쇼 초대, 명사 초청 강의 등을 정기적으로 실시해 많은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체험형 매장 호황
아디다스는 지난 4월 서울 경리단길에 ‘런베이스 서울’을 오픈했다. 런베이스는 베를린, 보스턴, 도코, 모스크바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운영하는 글로벌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달리기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방문해 운동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다.
총면적 330㎡, 3층 규모를 갖추고 있는 이곳은 1회 사용료만 지불하면 짐을 보관하는 로커와 샤워 시설, 무료 음료 등의 편의시설과 아디다스 운동화 렌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용객들은 가까운 6㎞의 남산 코스에서 러닝을 하거나 전문 트레이너가 함께 하는 러닝 코칭, 폼 롤러 등 다양한 피트니스 클래스를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다.
런베이스 서울에는 오픈 이후 지금까지 6000명 이상이 방문했으며, 러닝을 처음 접하는 초보 러너의 방문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자동차 매장’하면 차량 구매와 시승만을 떠올리기 십상이지만 최근에는 고객에게 다양한 재미를 제공하는 테마파크형 매장도 늘고 있는 추세다.
자동차 테마파크의 대표 사례로 꼽히는 BMW 드라이빙 센터는 2014년 8월 공식 개장한 뒤 영종도의 대표적인 복합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며 연일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자동차 마니아를 위한 드림카 공간부터 서킷 드라이빙과 어린이를 위한 과학 교육 프로그램, 거기에 정통 독일식 메뉴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 등까지 갖춰 가족과 연인 단위 나들이객들에게 특히 인기다. 가장 각광받는 코너는 서킷 드라이빙 체험으로,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원하는 차종을 타고 11개의 코스를 직접 주행해볼 수 있다. BMW 드라이빙 센터에는 현재까지 누적 방문객은 30만여명을 넘어설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제품이 아닌 경험이라는 서비스를 어떻게 고객에게 제공하느냐가 시장구조에서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며 “소비자에게 색다른 경험을 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을 지속적으로 제공한다면 그 가치는 엄청날 것이며 브랜드 아이덴티티 구축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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