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에 관하여>

세상에서 가장 물리적으로 가까이 있으면서 가장 알기 어려운 것이 나다. 이제부터 집중해 생각하자고 해도 바로 생각을 길어 올릴 수도 없다. 그 생각은 자칫 당신 분위기에 휘둘린 감상일 수도 있다. 현실에서는 오히려 ‘생각’하고 ‘행동’하기보다 ‘행동’을 하면서 ‘생각’이 따라서 정리되었다. 그때의 청승맞은 여행도 그저 생각을 비우는 역할을 했을 뿐이었고, 깊은 생각은 돌아온 후 새로운 일의 가능성을 손수 알아보려고 움직이면서 비로소 자극받아 꿈틀대기 시작했다. 나의 안을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나의 밖을 둘러봐야 했던 것이다.
-본문 중에서

지난 9월 가방하나에 의지에 나 홀로 여행을 감행했다. 이유는 현실 도피였고 방법은 ‘나’를 찾을 수 있는 나 홀로 여행이었다. 어디로 가야할지, 뭘 해야 할지 막막했지만 일단 떠나자는 마음으로 짐을 챙겼다. 트리플 A형인 성격 덕분에 행선지, 숙소를 선정해 놓고 나서야 발길이 떨어졌다. 바람따라 구름따라 떠나는 무계획 여행이 나홀로여행의 묘미라고들 하지만 성격이 성격인 만큼 나에게는 (완벽하게 계획됐지만) 나혼자 떠나는 이번여행이 아주 큰 의미이다.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잠이 들기 전 까지 할 일이 있는 나에게 휴식을 선물하고자 떠난 여행이었지만 가족·친구·직장에서 ‘나’라는 자리에서 해야 할 일과 그에 따른 책임감 그로인해 오는 관계에 대한 허무함 등 휴식이란 단어의 지금의 걱정을 모두 담았다. 
무튼 여행지에 도착해서 나를 찾기 이전에 외로움이 먼저 찾아왔다. 완벽한 외로움. 온전히 받아들이기에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럴 때마다 <태도에 관하여>를 꺼냈다. 감성적인 여자로 보일것이란 기대도 어느정도는 차지했다. ‘난 절대로 외롭지 않으며 낭만과 여유를 즐기는 그런 여자다’라는 생각이 들길 바라는 외로운 나였다. 의도도 불순했고 의도하지 않았지만 이 책은 나를 찾아나서는 법을 알려주는 좌표 역할을 했다. 생각이 부정적으로 쏠리게 되면 잡아주고 뭐하지? 에서 책이나 읽자로 심플하게 답을 내렸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여행의 근원이었던 ‘인간관계’에 대안 대안도 배울 수 있었다. 작가의 인간관계 문제들에 대한 대응방식은 정면 돌파, 피하기, 놔주기다. 작가는 정면돌파는 부모, 친구, 연인 등 쉽게 갈라서지 못하는 관계에 피하기는 나에 대한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 놔주기는 과거 애정의 관계였지만 현재에는 어정쩡한 인간 관계유지애 대한 적용법이다. 정면 돌파, 피하기, 놔주기 이 단순한 세 가지를 찾기 위해 고민하고 안타까워하고 괴로워했던 지난날의 나를 뒤돌아 봤다. 애먼 기대에 지쳐 낙담하거나 실망하는 대신 진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요구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바다도,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보고 익숙하지 않는 말을 듣고 맛있는 음식도 먹었다. 그렇게 새로운 것을 만나고 느끼는 동안 나는 온전한 나를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꼭 멀리 여행을 떠나야 나를 발견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지금도 나이니까.
그런 생각에 다시 나의 현실로 돌아오는 길이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한 혼자 하는 여행과 함께한 이 책은 내가 나를 찾는 다는 것을 알려줬다.
정면 돌하고 피하기도 하고 놔주기도 해야 하는 다시 그곳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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