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빅데이터 활용한 마케팅 붐…고객 입맛 반영한 신상품 개발도 이뤄져

빅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이 유통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신제품 출시기획부터 요일별·시간별 맞춤 홍보 마케팅까지 전방위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 변화한 소비 트렌드를 앞장서 반영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 만족도까지 높일 수 있어 1석2조의 효과라는 평가다.

제품 개발 핵심 ‘빅데이터’
GS25는 지난 8월 ‘유어스 스윙칩 오모리김치찌개맛’이라는 독특한 이름의 감자스낵을 출시했다. 스윙칩 특유의 바삭함과 감자스낵의 고소함에 숙성된 오모리김치찌개의 새콤하면서도 알싸한 깊은 맛이 가미된 것이 특징이다.
GS리테일 고객분석팀과 편의점 가공식품팀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GS25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오모리김치찌개라면의 구매 비율은 여성이 57%로, 남성(43%)에 비해 여성의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감자스낵 역시 여성(56%)이 남성(44%)보다 구매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모리김치찌개라면과 감자스낵을 구매한 모든 고객 중 20대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각 26.4%, 21.4%로, 남녀 모든 연령대에서 20대 여성이 오모리김치찌개라면과 감자스낵을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GS25는 오모리김치찌개라면을 즐겨 찾으면서 감자스낵을 좋아하는 20대 여성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새로운 맛의 감자스낵 개발을 결정, 포카칩·스윙칩 등으로 유명한 오리온과 손잡고 이색 감자스낵 개발에 착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제품은 출시 한 달 만에 20만개 판매를 돌파하며 GS25 내 인기 감자스낵 5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매일유업이 업계 최초로 출시한 ‘맘마밀 스푼’도 빅데이터의 도움이 컸다. 매일유업이 앞서 선보였던 ‘맘마밀 안심이유식’ 구입 고객을 대상으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용 숟가락이 있으면 좋겠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이에 맘마밀 스푼을 출시, 한 손으로도 아기에게 이유식을 먹일 수 있어 주부들의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스타벅스가 2014년 전 세계 스타벅스 중 가장 먼저 한국에 선보인 모바일 주문 서비스 ‘사이렌 오더’도 빅데이터의 역할이 컸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도 대기시간 없이 미리 모바일로 주문하고 매장에서 바로 음료를 찾는 것을 선호한다는 점을 파악한 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실제 지난 2월 사이렌 오더 누적 주문건수가 총 400만건을 돌파한 가운데 2030여성의 사용실적이 80% 가량을 차지했다.

이밖에도 한국야쿠르트는 각종 인터넷 블로그와 카페에서 30대 네티즌들이 ‘어린 시절에 야쿠르트를 거꾸로 얼려 먹었다’는 이야기에 착안해 ‘얼려 먹는 야쿠르트’를 출시했다.

빅데이터 없었음 어쩔 뻔 했나
빅데이터가 특별 세일 행사 등에도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달 13일부터 일주일간 ‘스테이크 위크(WEEK)’를 열고 한우 등심과 호주산 척아이롤, 호주산 달링다운 윗등심을 비롯해 국내산 돼지등심까지 스테이크용으로 100톤의 물량을 준비해 최대 25% 할인 판매를 했다.
이마트가 조리방식인 ‘스테이크’를 행사 전면에 내세운 것은 기존의 할인율 중심의 행사에서 벗어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비자의 트렌드를 반영한 행사를 진행하기 위함이었다. 2013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3300만여건의 블로그와 트위터 게시물을 바탕으로 빅데이터 분석을 진행한 결과, 소고기와 함께 언급된 연관어 가운데 ‘스테이크’가 ‘불고기’, ‘등심’ 등과 함께 언급 빈도수가 높게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기준으로 소고기와 함께 스테이크가 언급된 횟수는 2013년 대비 96% 증가해 구이용 부위인 등심의 언급 횟수 증가율(60%)을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마트는 소고기를 구워먹는 전통적인 방식보다 ‘스테이크’ 방식으로 조리하는 것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가 증가한 것으로 해석해 이러한 행사를 가지게 됐다는 설명이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은 날씨를 빅데이터로 분석한 ‘날씨판매지수’를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날씨판매지수는 날씨에 따른 제품별 판매율을 나타내는 지수로, 최근 5년간 전국 지점의 기상관측 자료와 10억건 이상의 점포별 상품 판매 테이터를 분석한 자료다. 파리바게뜨는 이를 통해 재고물량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매출도 덩달아 올리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CJ제일제당의 스윗푸딩 광고 메시지 ‘피곤한 월요일 오후 2시16분, 푸딩하자’도 빅데이터 분석과 진단에 따른 것이다. 직장인들이 피로감을 가장 많이 느끼는 월요일 오후 달콤한 스윗푸딩 제품 구매를 유도해 매출 증대를 꾀한 것. 이를 통해 ‘푸딩 대란’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온라인 바이럴 마케팅을 통해 인지도 확산에 성공했다.

아울러 알래스카 연어캔 출시 후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소비자들이 연어캔을 주로 한식이나 김치 등과 함께 먹는 취식 양상을 보인다는 점에 착안해 제품 자체보다 연어캔을 활용한 요리에 검색이 집중된 점을 주목, 연어캔 김치찌개 등 다양한 레시피를 제시해 연어캔 매출 상승을 유도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빅데이터를 통해 소비자들의 세분화되고 다양해진 요구를 충족시키는 고객밀착형 마케팅 전략이 필요한 때”라며 “빅데이터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과 개성을 읽어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매출 증대를 통해 불황을 극복하고 더 나아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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