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글로벌 진출…LG생활건강, 사업다각화로 승부수

방문판매에 대한 시각차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최근 사드배치, 중국 정부의 까다로운 위생허가 등으로 화장품 산업의 불안성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관세청이 면세점 1인당 판매 수량을 50개로 제한하면서 위기감은 더욱 짙어진 모습이다. 이에 LG생활건강은 방문판매 채널을 확대하는 한편 사업다각화로 성장의 돌파구를 마련했다. 최근 5년 새 방문판매 매출 비중이 줄어든 아모레퍼시픽은 매출 비중이 큰 중국시장에 이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 계획을 밝히며 영토 넓히기로 승부수를 띄었다.

축소 vs 확대
아모레퍼시픽은 방문판매 채널 축소를, LG생활건강은 확대를 택하며 두기업의 방문판매 전략이 엇갈렸다. 화장품업계에서 방문판매는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요 판매 채널이었다. 실제로 지난 2009년 아모레퍼시픽의 방문판매 매출은 40.2%, LG생활건강은 32.4%에 달했을 정도다. 하지만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의 출격으로 방문판매 매출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중국인 관광객을 통해 판매되는 면세점 매출 비중이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내국인에 제한된 방문판매의 시장성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방판의 높은 구매력과 브랜드 충성도 는 여전히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방문판매 매출 비중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올 상반기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사업부문 매출에서 방문판매 비중은 11.9%로 지난 1분기의 13.6%보다 감소했다. 지난해 연말 기준 아모레퍼시픽의 방문판매 매출 비중은 14.1%로 전년 16.0% 보다도 감소한 바 있다. 방문판매원 수도 지난 2012년 3만7000명에서 현재 3만5000여 명으로 줄었다.

반면 LG생활건강은 지난 2분기 화장품부문 매출 중 11.7%에 달하는 959억원을 방문판매를 통해 올렸다. 이는 지난해 방문판매 비중 10.5%보다 1.2% 늘어난 수치다. 앞서 2013년 9.7%까지 하락했던 LG생활건강의 방문판매 매출 비중은 지난 2014년 10.3%, 2015년 33% 급증하는 등 꾸준히 상승 중이다. 지난해 말 1만6000명이던 방문판매원 수도 올해 2만여 명으로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화장품 매출을 좌우했던 방문판매는 이제 예전만한 성장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만 아직도 여전히 중요한 시장”이라며 “아모레퍼시픽의 방문판매 매출이 정체기인데 반해 LG생활건강이 적극적인 투자로 시장 확대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영토 확장 vs 사업 다각화
이밖에도 최근 사드배치, 중국정부의 까다로운 위생허가, 관세청이 면세점 1인당 판매 수량을 50개로 제한하며 화장품 산업의 대한 불안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내놓은 전략도 차이가 있다.
먼저 아모레퍼시픽은 글로벌 진출을 성장 전략으로 삼았다. 현재 아모레퍼시픽의 해외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곳은 중국이다. 하지만 최근 위생허가를 포함한 중국 정부의 견제가 심해지면서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섰다. 아모레퍼시픽은 주력 시장인 중국 이외에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와 중동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의 기능성 화장품 브랜드 ‘아이오페’를 통해 바이오 기술력을 담은 제품을 출시, 피부고민 상담은 물론 전반적인 피부 상태를 측정해 개인별 맞춤 해결책을 제시하는 피부연구소 아이오페 ‘바이오랩’ 등을 통해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LG생활건강은 사업 다각화로 성장의 돌파구를 마련했다. 음료시장은 물론 반려동물 시장, 의약품 시장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넓혀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 8월 애완용품 브랜드 ‘‘O’s 시리우스’를 선보이며 애완용품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실제로 최근 2조원 대에 달하는 반려동물 시장은 해마다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지난 7월 정부가 반려동물 산업을 신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장의 성장 및 수익성이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불어 최근에는 정밀의학 생명공학기업 마크로젠과 손잡고 소비자 유전체 시장에도 진출했다. LG생활건강은 마크로젠과 합자법인 ‘젠스토리’를 설립하고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유전자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맞춤형 화장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앞서 LG생활건강은 음료 이외에도 의약품, 건강기능식품으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 자회사인 해태음료의 사명을 ‘해태에이치티비’로 변경했다. 국내 일반의약품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해태에이치티비는 기능성 음료수인 영진구론산바몬드, 홍삼연탄 등을 통해 의약품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사드배치, 중국 위생국 등으로 화장품 사업의 불안정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며 “중국 정부의 까다로운 위생허가로 수익성이 감소한 만큼 화장품업체들이 미얀마, 대만 등 해외 시장진출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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