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개국 5만여 명 대상 조사에서 한국 23위 기록…작년 대비 5단계 상승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 속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이를 돌파하기 위한 기업가정신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기업가정신 지수는 소폭 상승했지만 성별에 따른 온도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웨이는 세계 기업가정신 주간(11/14~11/20)을 맞아 ‘2016  암웨이 글로벌 기업가정신 보고서(Amway Global Entrepreneurship Report, 이하 AGER)’를 발표했다. 올 한 해 동안45개국 만18세 이상 99세 이하의 남녀 50,861명을 대상으로 조사가 진행됐으며 한국은 1500명이 참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관련 교육 환경 개선 등에 힘입어 한국의 기업가정신 지수는 작년 대비 소폭 상승 했으나 현실의 벽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들은 창업 고려 시 경제적 제약이 상당한 것으로 느끼고 있고 이러한 상황이 경력단절 현상과 맞물리며 삶의 만족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 ‘암웨이 기업가정신 지수(Amway Entrepreneurial Spirit Index, 이하 AESI[1])’에서 전년보다 4점 상승한 48점으로 참여 국가 중 23위를 기록했다. 여전히 세계 평균 (50점)에는 못 미치지만 작년(28위)보다 다섯 계단이나 올라갔다. 2015년 2위를 기록한 중국이 4위로 다소 주춤하고 일본이 2년 연속 최하위(45위)를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이와 관련해 이주헌 연세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장기화된 취업난과 조기 퇴직, 실업 등을 겪으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사업을 고려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과 더불어 사회 전반적으로 기업가정신 교육 환경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 조사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보고서 조사 결과를 여성에 국한하면 상황은 조금 달라진다. 한국 여성의 기업가정신 지수(42점)는 45개국 중 25위로(한국 남성: 55점, 20위), 아시아 지역 타 국가 여성들과의 수치를 비교해 보면 극명하게 대비된다.

아시아 여성들의 평균 기업가정신 지수는 61점(베트남 84점, 대만 76점, 인도 75점, 중국 74점)으로 세계 여성 평균인 47점보다 16점이나 높다. 경제 성장 잠재력이 높은 아시아 신흥 국가들의 경우, 인도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벵갈루루 등 국가 차원에서 스타트업을 적극 장려하며 교육 및 인프라를 지원하고 있고, 알리바바, 텐센트 등 실제 성공 사례가 이어진다는 점이 성별을 떠나 전반적으로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기업가정신을 바라보는 태도에 있어서도 세계 여성 응답자의 76%, 아시아 여성 응답자의 80%가 긍정적인 인식을 보인 반면 한국 여성의 긍정적 응답은 66%에 그쳐 비교적 경직된 태도를 보였다.

한국 여성들은 사업에 대한 열망만큼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여성들의 사업에 대한 ‘도전 의향’ 수치는 57%(15위)로 세계 여성 평균(52%)보다도 높았다. 한국 사회에서도 여성의 사회 진출이 증가하며 자기 주도적인 커리어에 대한 의지가 높아진 것과 더불어 장기화된 불황과 저성장 기조 속 추가 수입 창출에 대한 필요성 또한 함께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실현가능성’과 ‘의지력’은 각각 31%(32위), 38%(36위)로 세계 평균을 밑돈다. 사업에 도전하고 싶지만 실제 실행할 수 있는 여건과 창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극복할 자신감이 부족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주헌 연세대 교수는 “아직까지도 한국 여성들은 가정 내 지위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사업 고려 시 충분한 경제적 지원을 받기 힘들어 리스크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며 “따라서 기업가가 되고 싶은 높은 열망에 비해 막상 사업을 시작할 자신감은 남성보다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해석했다.

이러한 환경적 제약은 여성들의 사업 선택 기준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AGER를 보완하기 위한 목적으로 한국암웨이가 리서치 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과 함께 국내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37.4%가 사업을 고려했을 때 느끼는 어려움 중 자본 문제가 가장 크다고 응답했다. 이런 이유로 여성들은 사업을 고려한다면 ‘소자본으로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일’(31.6%)을 선택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실제 지난해 통계청이 최근 2년 내 사업을 시작한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5백만 원 미만의 자금으로 사업을 시작했다는 응답이 30.4%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여성들의 사업 진출 장벽 문제는 경력단절 현상과 맞물려 삶의 질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암웨이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여성 중 29.8%가 경력단절을 경험하고 있으며, ‘여성들이 결혼·출산·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되면 재취업하는 것이 어렵다’고 응답한 수치가 91.4%에 달했다.

또한 삶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묻는 물음에 40.4%가 ‘불안정한 수입’을 원인으로 꼽았다. 취업난, 조기 실직 등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어려운 가정 경제에 어떻게든 보탬이 되고 싶지만, 재취업으로 경제 활동을 하고 싶어도 한 번 단절된 경력을 이어가는 것이 쉽지 않은데다가 사업에 필요한 자본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은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이주헌 연세대 교수는 “최근 한국 여성들의 교육 수준은 높아졌으나 그에 비해 사업에 대한 자신감은 여전히 낮다”고 지적하며, “최근 새로운 기업가정신 교육이나 지원 프로그램들이 차츰 마련되고 있지만, 경제적 부담 같은 실질적 장벽을 덜 수 있도록 실용성이나 효과를 고려해 더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덕 디보스(Doug DeVos) 암웨이 사장은 “전통적인 ‘일터’의 개념이 점점 흐려지고 기업가로서의 새로운 길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며, “암웨이는 ‘글로벌 기업가정신 보고서’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기업가정신에 대해 보다 더 명확한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도움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사회 전반에 걸쳐 진취적인 기업가정신을 고취하는데 기여하겠다”고 전했다.

박세준 한국암웨이 대표는 “한국인의 기업가정신 수치가 지난해보다 상승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나, 이번 보고서를 통해 여성들이 기업가정신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환경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과제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다방면으로 개인사업가인 암웨이 사업자(ABO)들의 성공을 돕고 있는 한국암웨이는 서울대창업가정신센터를 후원하는 등 기업가정신의 확산을 위해 기업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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