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끝에 부딪히는 바람이 시리다. 마음은 이미 봄에 가 있는데 몸은 아직 겨울 한가운데 있다. 한번 보내면 또 일 년을 기다려야하는 한 계절. 떠나는 겨울이 아쉽다면 무주로 떠나보자. 화려하게 펼쳐진 눈꽃터널과 푸른 하늘이 어우러진 설국이 기다린다. 눈꽃터널 지나 겨울왕국에 이르다남한에서 네 번째로 높은 덕유산은 그 명성에 걸맞게 전북 무주와 경남 거창을 어미처럼 품는다. 남덕유산과 북덕유산으로 나뉘는데 최고봉인 향적봉(1614m)은 북덕유산에 속한다. 향적봉의 연인처럼 어깨를 맞대고 있는 설천봉에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산악형 리조트
CNN 뉴스 카메라가 인구 3만명이 채 안 되는 작은 산골마을을 조명했다. 민간인보다 군인이 많다는 강원도 화천이다. ‘2019 얼음나라 화천산천어축제’를 중심으로 화천으로 떠나는 1박2일 알짜 코스를 소개한다.‘물 반 고기 반’, 잡고 먹고 1석2조, 화천산천어 축제강원도 화천에서 특별한 축제가 열린다. ‘얼음나라 화천산천어축제’가 그것이다. 화천읍내를 관통하는 북한강 지류인 화천천에서 1월 27일까지 펼쳐진다.화천군은 인구 2만7000명에 불과한 작은 산골마을이다. 우스갯소리 같지만 민간인보다 군인이 더 많다고 한다. 이런 악조
척박한 자연환경을 극복하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갔던 사람들이 있다. 바로 눈 많고 산세가 험한 강원도 삼척에 사는 화전민이다. 삼척에는 ‘너와집’이라는 독특한 주거문화가 발달했다. 지붕에 이을 볏짚이나 기와 등을 쉽게 구할 수 없는 강원도 산간지방 화전민들이 선택한 최선의 가옥형태이다. 강원도의 겨울나기 가옥, 너와집너와집은 환경에 순응한 독특한 가옥양식이다. 너와는 기와처럼 지붕을 이는데 사용되는 재료로 전나무, 소나무 등을 나뭇결대로 쪼갠 것이다. 너와의 크기는 세로 60~70㎝, 가로 30~40㎝이며 두께는 4~5㎝ 정도다. 이
‘호~호~’ 뜨거운 김이 올라온다. 뽀얀 국물에 살코기가 살포시 잠기고 송송 썬 파채가 고명으로 얹어졌다. 새빨간 고춧가루가 잘 버무려진 서울 깍두기가 미각을 돋운다. 한 그릇 후루룩 들이키면 몸은 물론 마음까지 덥힐 것 같은 음식 서울 설렁탕. 뚝배기에 담긴 건강한 한 끼는 오랜 세월 서울 사람들의 마음의 고향이 됐다. 설렁탕은 누가 언제부터 먹었나 설렁탕의 기원은 한마디로 말하기가 어렵다. 정설처럼 굳어진 게 ‘선농단’ 이야기이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농사를 최우선으로 여겼다. 선농단에는 임금을 비롯해 양반, 농민, 천민 할
철책선을 사이에 두고 남한과 북한이 갈렸다. 총성이 멈춘 자리에 올해도 어김없이 추수의 계절은 돌아왔다. 눈부시게 빛나는 황금들녘이 도보여행자들을 맞이한다. 왼쪽에는 분단의 상징, 철책천이 오른쪽에는 풍요의 상징 황금들판이 묘한 대조를 이룬다. 분단의 장벽 너머 북한 동포가 있고 철책선 안쪽으로 단란한 가족이 나들이를 떠난다. 평화의 소중함을 알 수 있는 곳, 김포 평화누리길을 다녀왔다. 활기 넘치는 대명항에서 출발김포 평화누리길은 초지대교와 이웃한 대명항에서 출발한다. 분주히 오가는 어선들과 먹잇감을 동냥하는 갈매기
꼬불꼬불 가파른 골목길. 젊은이들은 보란 듯이 단숨에 뜀박질 하듯 오른다. 등 굽고 나이든 어르신들은 몇 발자국 걷더니 이내 주저앉아 쉬어 간다. 수십 년을 이곳에 살았건만 힘들고 숨차기는 매한가지다. 피란민이 모여 살던 수암골과 오랜 세월 말없이 청주를 지켜온 상당산성까지 늦여름과 초가을에 걷기 좋은 청주를 소개한다.아기자기한 벽화마을 산책청주는 예로부터 백제·고구려·신라가 호시탐탐 노리던 한반도의 중원이었다. 교통이 편리해 삼남지방에서 생산한 수많은 산물들이 청주를 거쳐 한양으로 운송됐다. 수백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편리한 교통
여름이 절정이다. 딱히 휴가계획이 없어도 어디론가 떠나야 할 것 같다. 문명의 이기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깊은 산골마을이 어떨까. 평창군 미탄면 마하리에 있는 ‘어름치마을’은 천혜의 자연 속에서 하늘과 땅, 강과 땅속을 두루 다니며 짜릿한 여름을 체험할 수 있다. 동강 래프팅의 원조래프팅은 고무보트를 타고 계곡 급류를 헤쳐 나가는 레포츠다. 한탄강 유역 등 우리나라 여러 곳에서 래프팅을 즐길 수 있지만 동강이 으뜸으로 꼽힌다. 지형적 특성상 급류가 발달한 덕분에 짜릿한 물맛과 스릴을 경험할 수 있어서다. 동강은 강원도 평창군 오대산에
1187m. 광주광역시 동쪽에 우뚝 솟은 무등산 국립공원 최고봉의 높이다. 도심에 1000m가 넘는 산이 있다는 것은 도시인들에게 축복이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산보하듯 거닐 수 있으니. 무등산에서 발원한 광주천 주변에는 마을마다 제각기 이야기를 품었다. 길지 않은 시간, 구석구석 빛을 밝히는 이야기를 따라 광주 여행에 나선다. 광주를 품은 어머니 같은 산광주 사람들에게 무등산은 어머니와 같다. 너른 품으로 애환을 모두 품어주기 때문이다. 무등(無等)은 ‘등급을 매길 수 없다’는 의미로 가장 높고 큰 산’을 뜻한다. 직접 올라본
충청남도 서천은 금강을 끼고 바다에 접한 곳이다. 금강변을 따라 무성하게 자란 신성리 푸른 갈대밭이 가을 갈대밭과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장쾌하게 펼쳐진 바다를 한눈에 조망하는 장항 스카이워크, 지구의 사계절을 언제나 만나볼 수 있는 국립생태원, 여름을 맞이하는 길목에서 서천여행을 떠나보자. 청춘의 빛깔 닮은 푸른 신성리 갈대밭서천의 스테디셀러 여행지가 어디일까. 우리나라 4대 갈대밭 중 하나인 서천 신성리 갈대밭이다. 이곳은 금강하구에 위치해 너비 200m, 길이 1.5㎞에 이르는 대단위 면적의 갈대군락지이다. 금강의 깨끗한 물
이바구는 ‘이야기’의 부산 사투리다. 이바구길은 부산역 앞 차이나타운을 지나 산복도로까지 이어지는 좁다란 골목과 위태로운 계단 길이다. 그 길에는 지난 삶의 흔적들과 이야기가 함께 흘러간다. 동구 이바구길의 중심 초량동에는 부산항, 부산역 등이 자리하고 있어 숱한 만남과 이별이 반복되는 부산의 관문이다. 골목길 따라 생생한 이야기가 들린다 남선창고는 부산항 개항 이후 초량이 매립되면서 세워진 부산 최초의 물류창고다. 지금은 터만 남아 있다. 이곳이 이바구길의 시작점이다. 100여m 거리에 옛 백제병원이 자리한다. 부산
우리나라 온 땅이 꽃소식으로 들떴다. 봄나들이에 들뜬 가족들은 주말만 기다린다. 바람 맑고 달 밝은 청풍명월(淸風明月)의 고장, 충북 제천으로 봄꽃 드라이브를 떠나보자. 흐드러진 벚꽃가로수가 청풍호를 타고 내달린다. 청풍호반 드라이브를 시작으로 작은 민속촌 청풍문화재 단지와 한 폭의 수채화를 닮은 의림지까지 제천여행을 다녀왔다. 청풍명월의 고장에서 즐기는 벚꽃드라이브폭죽처럼 터지는 벚꽃의 향연에 메마른 온 땅이 환해진다. 어딜 가나 쉽게 볼 수 있는 벚꽃이지만 제천에서 만난 벚꽃가로수는 특별하다. 호수와 어우러져 특별
3월이면 봄이 시작한다지만 체감기온은 아직도 겨울이나 다름없다. 유독 추웠던 겨울 탓일까. 남녘에서 들려오는 봄소식에 가슴이 콩닥거린다. 제일 먼저 봄소식을 알리는 제주도를 제외하고 육지에서 봄소식을 들으려면 부지런히 차를 남쪽으로 내달려야 하는 법. 그렇게 도착한 경남 거제 지심도에서 이른 봄빛을 만끽했다.지심도, 그곳에 가면 봄소식이 가득 반나절 차를 달리고 또 달렸다. 거제 장승포항에서 거제 지심도행 배편에 올랐다. 남해 끝자락에 자리한 탓인지 수도권과는 다른 훈풍이 분다. 바닷바람에 실려 오는 향긋한 봄향을 맡아보려고 코끝이
겨울 한파는 매섭고 봄소식은 까마득하다. 그러나 사람냄새 물씬 나는 이곳은 웃음꽃이 피었다. 민족최대 명절 설날을 앞두고 찾은 여주오일장은 왁자지껄 오고가는 사람들로 활기차다. 장터 곳곳 때깔 좋은 물건들이 가지런히 놓여 손님 맞을 채비를 끝냈다. 고소한 기름향 배인 음식냄새가 지나가는 행인의 발목을 붙잡는다. 시골인심 가득, 사람냄새 물씬한 여주 오일장을 다녀왔다.설날 앞둔 대목 풍경 민족최대의 명절 설날을 앞두고 여주 5일장을 찾았다. 올해는 북극에서 내려온 한기가 심상치 않다. 쌀쌀한 날씨에 꽁꽁
뜨끈뜨끈 아랫목이 그리운 계절이다. 어릴 적 외갓집에 놀러갔을 때가 기억난다. 꽁꽁 언 강에서 썰매를 타며 찬바람에 얼굴이 빨갛게 얼도록 놀았다. 추울수록 더 좋았다. 뜨끈한 아랫목에서 갓 구운 군고구마를 호호 불며 먹으면 세상 최고의 꿀맛이었다. 어른이 되어도 동심은 여전한 법. 얼음썰매 타고 뜨끈한 아랫목에서 알토란같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겨울 포천으로 가자.동심의 세계가 펼쳐진 산정호수 산정호수는 산속의 커다란 우물을 닮았다. 해발 923m의 명성산이 병풍처럼 에두르고 좌우에는 해발 300m의 망봉산과 망무봉
춘천에는 얼음꽃이 활짝 피었다. 겨울 춘천은 다른 계절과 비교할 수 없는 숨겨진 매력이 가득하다. 차디차게 얼어붙은 강가는 아이들이 신나게 눈썰매 타는 놀이동산으로 변했다. 아빠와 아이들은 얼음 구멍사이로 통통 튀어 오르는 귀여운 빙어를 낚느라 시간가는 줄 모른다. 가족들 얼굴에 퍼지는 웃음꽃 위로 행복도 함께 피어오른다.호수의 요정, 빙어를 잡아라화천과 접한 춘천 북부지역은 산이 높고 골이 깊다. 골을 박차고 올라오는 바람은 칼바람에 견줄만하다. 그 덕에 춘천호로 유입되는 북한강은 설국열차가 달려도 될 만큼 얼음이 꽁꽁 얼었다.
서울에서 50여분간 비행기로 날아가면 닿는 남국의 섬, 제주도. 수없이 많은 여행지가 개발되고 우후죽순 건물이 들어섰지만 제주도는 여전히 건재하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화산섬의 신비로운 자태를 보려면 올레길 만한 게 없다. 올레길 1코스에서 제주도의 진가를 확인해 보았다.명불허전 제주 올레길 1코스 돌과 여자, 바람이 많다고 해서 ‘삼다도’라 불리는 제주도에 ‘길’ 한 가지를 더 추가해야 한다. 바로 제주 올레길이다. ‘올레’는 제주 방언으로 큰길에서 집의 대문까지 이어지는 좁은 골목을 뜻한다. 전국에 도보
긴 여름과 긴긴 겨울 사이 잠시 왔다가 사라지는 바람처럼 가을이 왔다. 높고 푸른 하늘 아래 단풍로드가 펼쳐졌다. 이곳저곳 붉은 폭죽을 쏘아 올리듯 단풍잎이 물들어간다. 남쪽으로 남쪽으로 하강하던 단풍물결이 순창 강천산군립공원에 도달했다. 진하고 굵게 고운 단풍도장을 찍더니 마음까지 붉게 물든 기분이다.호남의 소금강, 붉은 물감에 풍덩 빠지다대한민국에 단풍명소는 많다. 전북 순창군과 전남 담양군을 가르는 강천산은 설악산, 내장산과 같은 국립공원은 아니지만 한국관광공사에서 선정하는 ‘2015년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
문경새재는 영주 ‘죽령’, 영동 ‘추풍령’과 함께 조선시대 3대 고갯길로 꼽힌다. 당시 문경새재는 영남에서 한양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었다. 입신양명을 꿈꾸는 선비, 봇짐을 메고 다녔던 보부상 등 수많은 나그네가 이 길을 오갔다.걷기 좋은 흙길로 다시 태어난 문경새재는 한국인들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됐다.낮에도 밤에도 걷는 재미가 남다르다 문경새재는 전구간이 흙길이다. 옆으로는 계곡과 수로가 있어 언제든지 손발을 닦을 수 있다. 뙤약볕을 피할 수 있을 만큼 우거진 숲도 걷는 재미에 한몫을 한다.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더위만 남았다. 일년 동안 손꼽아 기다렸던 황금휴가철, 더위를 피해 바다로 강으로 행렬이 이어진다. 바가지요금과 상술이 판치는 유명관광지는 피서객들로 넘쳐나고 쉬러갔다가 오히려 스트레스만 쌓인다. 이럴 땐 바다보다 호젓한 계곡이 좋다. 계곡은 한결 여유롭고 장맛비 덕에 불어난 수량은 8월의 더위를 식혀준다. 온 가족이 계곡에 발담구고
숲과 바다를 함께 걷는다면 어떨까? 걷다가 더우면 바닷물에 풍덩 들어가도 좋겠다. 누구나 함께 걸어도 불편함이 없는 길이 대부도 해솔길이다. 안산 대부도는 낙조가 특히 아름답다. 또한 풍성한 해산물까지 맛볼 수 있어 찾는 이가 많다. 더위와 일상에 치진 몸과 마음을 바다와 솔바람 맞으며 풀어보자.육지가 된 섬, 대부도대부도는 시화방조제가 건설되면서 육지가